지난 3일 진주시국대회 거리행진을 할 때였다. 촛불을 들고 걷는 시민들 속에서 앳된 목소리가 들렸다. 그 목소리가 "박근혜는" 선창하면 주위 시민들이 "퇴진하라"고 외쳤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10살 박혜원(집현초3) 8살 박혜지(집현초1) 자매였다. 키가 작아 어른들 사이에서 보이지도 않았다.

두 자매는 "박근혜는" "새누리는" 선창을 계속했다. 저러다간 목이 상할까봐 뭐라고 손짓을 했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두 아이의 목소리는 더욱 카랑카랑해졌다.

“우리 도서관에 나오는 아이들인데 엄마랑 같이 왔네요.”

옆에서 같이 촛불을 든 성공스님이 아이들이 넘어지거나 다칠까봐 바짝 붙어서 보호하고 있었다. 혜진이의 엄마는 아이들 뒤에서 촛불을 들고 뒤따르고 있었다.

어떻게 해서 이 아이들이 선창을 하게 됐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혜진이의 엄마 김선희 씨는 “어른들이 조용히 걸으니 아이들이 먼저 시작했다”고 말했다.

행진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같이 걸으면서 혜진이, 혜원이와 잠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퇴진이 무슨 뜻인지 알아요?”

“그 자리에서 나가라는 거요.”

혜진이는 망설이지 않았다. 이어 혜원에게 다시 물었다.

“왜 퇴진해야 하는데요?”

“세월호 언니 오빠야들이 죽었는데, 박근혜는.....”

흠칫했다. 아이들은 대통령이 그러면 안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단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