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들에게 명예를,

아픈 역사를 기록하자!"

진주지역에서 기림상을 건립하자는 움직임과 함께 지난 5월 24일 추진위가 발족하였다. 시민단체와 시민들이 제안, 참여하고 서도성(진주교육사랑방 대표), 박영선(진주YWCA 총장), 강문순(전 진주여성민우회 대표) 세 명이 공동대표를 맡았다.  5개월이 지난 현재 진주지역 기림상 제정 진행 상황을 알아보기 위해 28일(금) 단디뉴스 사무실에서 강문순 공동대표를 만났다. 강 대표에게 추진위원회의 향후 활동 계획은 무엇이며 참여를 희망하는 진주시민은 어떻게 함께 할 수 있는지 등 구체적인 답변을 들어보았다.  

 

일본군'위안부'로 끌려간 이들은 약 20만명, 해방 후 돌아온 숫자 2만명, 당시 평균연령 16세, 생존자 평균연령 85세이다. 진주와 관련된 피해자는 고 강덕경 할머니를 포함한 12분으로 안타깝게도 현재 생존해 계신 분이 안 계신다. 아래는 강문순 진주지역 일본군 위안부 기림상 추진위 공동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질문 1. 어떻게 공동대표를 맡게 되었나?

= 작년 12월 28일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굴욕적인 합의에 대한 전면 무효화의 요구가 나왔고, 이에 진주지역에서도 기림상을 세우고자 하는 29개 단체와 개인이 모여 추진위원회를 건립하였다. 평소 여성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활동을 해 온 나에게도 제안이 왔고 동참하게 되었다.

질문 2. 추진위원회는 현재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

= 공동대표는 나와 서도성 대표, 박영선 총장이고, 박혜정 집행위원장과 박순이 사무국장이 집행을 담당하고 있다. 29개 단체 대표자로 구성된 추진위원회가 한 달에 한번 모여서 활동 방향과 계획을 세우고 있다. 초청강연회를 시작으로 9월 토론회를 열어 기림상에 대한 시민의견을 청취하고 의견을 모으는 활동을 전개하였다. 무엇보다 기림상을 세우려면 돈이 있어야 하므로, 마음을 내서 함께 건립하고자 하는 추진위원을 모집하는 활동을 진행하였다.

▲ 일본군'위안부'피해할머니 기림상 건립 추진위원회는 “아픈 역사와 할머니들을 기억하는 자리를 함께 만들어 줄 것”을 시민들에게 호소했다.

질문 3. 어떤 방식으로 추진위원을 모집하나

= 먼저 추진위원회에 참여한 29개 단체에서는 자기 단체 회원을 대상으로 모집하고, 그 회원이 지역사회로 나가서 지인들에게 추진위원을 모집한다. 최근에는 진주교육지원청의 협조로 학교 단위 학생들의 참여가 많다. 기금 마련 저금통을 배부했는데, 10개 학교의 학생들이 저금통을 채워 전해 왔고 앞으로도 늘어 날 것으로 보인다.

질문 4. 기림상 건립을 위한 목표액이 있는가?

= 기림상 건립을 위해서는 부지 문제도 해결해야 하고, 지역작가 대상으로 공모전을 통해 작가를 선정할 계획이다. 기림상의 이름 또한 시민들의 공모를 받아 결정하는 일련의 과정을 거쳐 내년 3월 제막을 앞두고 1억 모금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3천만원이 모금되었고, 11월부터는 학교 대상 홍보와 대시민 캐페인을 펼쳐 대대적인 기금 모금 활동을 벌이고자 한다. 현실적으로 기금을 모으는 목적도 있지만 무엇보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제대로 된 해결을 촉구하고 평화, 인권의 가치를 시민들과 함께 나누는 과정을 더 소중하게 본다.

질문 5. 지난 12.28 합의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 정부에서 이 문제에 대해 합의를 잘 못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960년대 박정희 대통령시절 굴욕적인 한일협정에 이어 작년 12.28 합의안 또한 제대로 된 사죄와 배상이 빠진 합의안이다. 일본측은 그것을 핑계로 이미 끝난 문제라 얘기한다. 하지만 일본은 자신의 전범행위에 대해 인정도, 사죄도 하지 않았으며 그에 따른 배상의 의미로 10억엔을 준 것이 아니기 때문에 피해할머니와 우리 단체들은 그 합의안을 받아 들일 수 없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는 일본 정부가 전범행위에 대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배상을 해 주는 것이 아니라면 받을 이유가 없다고 말한다. 할머니들의 피맺힌 절규와 호소를 한국 정부는 외면하고 화해와 치유의 재단을 만들어 이제 와서 할머니들에게 그 돈 받고 잊으라 강요한다. 더 억장이 무너지는 것은 일본 정부는 일본대사관 앞의 소녀상을 철거하라고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오히려 더 기림상을 만드는 활동을 더 넓혀야 되겠다 마음먹게 되었다. 결국 12.28 합의안에 대한 문제의식이 지역마다 기림상 건립 활동을 더 활발하게 만들었다.

▲ 진주초등학교를 졸업한 진주 출신 위안부 화가 고 강덕경의 증언 모습.

질문 6.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제대로 된 해결이란 어떤 의미인가?

= 할머니들은, 일본정부가 참혹한 전쟁범죄를 저질렀음을 인정하고, 피해자에게 마음 깊히 사죄하고 법적으로 배상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인정과 사죄가 없다면 다시 전쟁이 나도 반인륜적인 범죄는 또 반복될 수 있다. 좋은 미래를 만들려면 역사에서 배워야 한다고 말한다. 역사에서 배운다는 것은 제대로 짚고 나가는 것이다. 누군가 잘못을 했으면 책임을 지고 처벌을 받는 것이 상식이다. 그런 사회가 건강한 사회이며 우리는 과거의 아픔을 딛고 건강한 미래로 나아갈 수 있지 않겠는가? 과거에서 배운다는 것은 그 사건이 있었다는 차원을 뛰어 넘어 그 사건의 피해자와 가해자가 누구인지 밝히고, 적절한 조치가 가해 져야 하는 것이다. 역사를 바로 세우고 과거를 제대로 쓰는 발자국 중 하나가 기림상 제정이라고 본다. 잊지 말고 기억하자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건강성을 세우는 것이다.

질문 7.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에 담긴 인권과 평화의 의미는 무엇인가?

=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은 인간으로서 견딜 수 없는 고통을 당했다. 일본군은 식민지에 사는 여성이라는 이유로 인간으로서 할 수 없는 만행을 저질렀다. 증언록을 보면 차마 입에 담을 수도 없는 치욕스럽고 참혹한 내용이 많다. 이는 최악의 인권 범죄이다. 전쟁 중에는 더 극단적으로 나타나고 합리화 된다. 전쟁을 겪지 않아야 그런 범죄에 노출되지 않고 살아가지 않겠냐? 그렇기 때문에 기림상 제정은 인권의 소중함과 평화의 필요성을 시민들과 공유하고 우리 사회에 귀한 가치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도와 줄 것이다.

▲ 고 강덕경의 작품 "사죄"

질문 8. 기림상 제정을 위한 진주시의 협조를 요청했다고 들었다, 어떻게 되고 있는가?

= 9월 토론회에서 기림상을 어디에 세우면 좋겠냐는 설문조사를 한 결과 다수가 진주시청으로 나왔고 다음으로 진주성 앞, 진주교육지원청 앞이라고 답했다. 이는 진주시의 협조가 필요한 부분이다. 우리는 진주시에 ▲기림상은 진주시민이 열망하는 곳에 세워져야 한다. 진주시는 진주시민이 생각하는 역사적 중요한 위치에 부지를 마련하라 ▲진주시에서 ‘기림상’ 설립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을 하라 ▲ 진주시와 추진위원회의 소통을 위한 상시적 창구를 마련 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진주시는 부지와 재정 지원에 대해 “진주시내에 적절한 부지가 없다”는 답변을 보내 왔다. 우리는 진주시에 다시 한번 더 요구사항을 전달하고 이를 논의하기 위한 간담회를 요청할 계획이며 진주시가 긍정적으로 답변을 보내 올 것이라 기대한다.

질문 9. 활동 하면서 가슴 찡하거나 힘을 받은 사례가 있다면 말해 달라

= 위안부 문제에 공감을 하고 지지의 마음을 내 준 분들에게 감사하고 늘 힘을 받는다. 단디뉴스에 나온 세 아이의 어머니 사연 또한 가슴 뭉클하다. 학교에서 아이들이 자신의 용돈을 덜어 십시일반 모아온 저금통을 보면 우리 사회에는 아직 희망이 있구나 싶어 힘이 난다.

질문 10. 마지막으로 진주시민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우리가 살아 갈 세상이 좀 더 밝고 평화롭길 원하신다면 과거 역사를 기억하고 제대로 정리하는 이 일에 함께 해 주시길 간절히 바란다. 진주지역 기림상 건립을 위한 추진위원회 활동에 관심을 가져 줄 것을 부탁하며 기림상 제정 추진위원에 함께 해 주길 당부드린다.

<강문순 공동대표는 진주여성민우회 대표, 진주여성민우회 성폭력 상담소 소장을 역임한 바 있다. 여성인권 활동을 20년 가까이 해 왔다. 사회의 문제를 거시적으로 보는 것은 중요하지만 그것을 경험하는 개인과 구체적으로 만나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지역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진주지역 기림상 건립에 동참하고 싶다면>

참여계좌 농협 351-0881-2879-43(일본군위안부진주지역기림상건립추진위원회)

전화 055)761-0411/010 9238-3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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