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식 의장, 도지사 본회의 잇단 불출석에 오늘 의사진행 보이콧 등 논의

경남도의회가 홍준표 지사의 의회 경시 태도에 뿔이 났다. 홍 지사가 의회와 아무런 상의 없이 연거푸 본회의 출석을 하지 않은 데 대한 분노다. 홍 지사는 제340회 임시회 회기 동안 두 차례(6일, 13일) 열린 본회의에 모두 출석하지 않았다. 모두 태풍 '차바' 피해현장 방문을 이유로 들었다.

특히 13일 본회의는 출석을 약속해 놓고 돌연 불참을 통보하고서 합천군 덕곡면을 찾아 농촌일손돕기를 하는 등 의회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행보를 보였다.

 

▲ 박동식 경남도의회 의장./경남도민일보DB

 

이에 박삼동(새누리당·창원10) 의원은 "의회 위상이 이게 뭐냐. 지사가 올 때까지 본회의를 미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박 의장 역시 "앞으로 도청 간부가 긴급을 요하지 않는 사항으로 본회의에 불참하면 의장이 본회의를 진행하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그러자 경남도는 보도자료를 내고 "지방자치단체장의 의회 출석은 의무가 아니라 권리"라면서 "도지사의 도의회 출석은 지방자치법에서 의무사항이 아니라 권리사항으로 규정하는데도 일부에서 관련법령에 대한 이해 부족과 과거의 잘못된 관행을 근거로 마치 의회출석이 의무사항인 것처럼 오해하고 있다", "관계공무원의 대리출석은 의회의 허가나 승인을 받는 조항도 아니고 통보사항", "지방자치단체장의 의회 출석 여부가 마치 의회 권위와 관련되어 있는 양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은 시정돼야 한다"며 가뜩이나 뿔이 난 의회 보골을 채웠다. 이에 박동식 의장을 비롯한 상임위원장들은 19일 의장단 회의를 열어 앞으로 대응책을 논의한다.

박 의장은 이에 앞서 18일 의장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1991년 지방의회가 출범한 후 25년 동안 단체장이 본회의 참석에 이의를 달지 않는 것은 관습과 관례, 규범과 같다"면서 "이게 굳어져 법과 같이 이행되는 만큼 상호 존중과 신뢰의 원칙을 지켜 출석하는 것이 옳았다"고 생각을 밝혔다.

홍 지사, 출석하겠다 약속을 일방적으로 깨고 불출석 '일방 통보'

박 의장은 "특히 이번에 홍 지사는 출석하겠다고 한 약속을 일방적으로 깨고는 불출석을 의회에 '일방 통보' 한 것"이라면서 "사정이 어렵다면 의장에게 직접 불출석 이유를 밝히고 양해를 구하는 게 자치단체장의 인간적 도리"라고 홍 지사 태도를 지적했다. 박 의장은 또한 "전임 김두관 지사는 본회의에 100% 참석해 의원들 말을 빠짐없이 직접 듣는 성의를 보였다"면서 "홍 지사는 지난 도정질문 자리에서 도의원을 하늘같이 모시겠다고도 약속했었다. 그럼에도 이렇게 일방 통보를 하는 것은 의회를 파트너십의 대상으로 보지 않는 것과 같다"고 분노했다.

경남도의회 19일 의장단 회의에서 의사진행 보이콧 등 제재 수단 논의 방침

실제 경남도의회가 민선 이후 역대 도지사 본회의 참석률을 분석한 현황을 보면 김혁규 지사 86.7%, 김태호 지사 90.1%, 김두관 지사 100%인데 반해 홍 지사는 75.2% 수준이다.

2010년 7월부터 올해 10월까지 전국 시도별 단체장 의회 출석 현황 평균 82.9%와 비교해도 홍 지사 출석률은 낮다. 이들 사례를 바탕삼아 경남도의회는 19일 의장단 회의에서 의사진행 보이콧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도의 막무가내식 행동 제재 수단을 논의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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