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시가 남강유등축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행정조직을 동원해 공무원들과 32개 읍면동, 30여 관변단체에게 입장권을 할당 판매하도록 해 축제를 3일 앞둔 현재 ‘사실상 강제 판매’라는 반발과 논란이 빗발치고 있다.

지난 26일 진주시 관계자와 관변단체, 일부 시민들에 따르면 시에서 남강유등축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유등축제 입장권이 할당됐다. 이들은 시에서 할당된 입장권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구매를 할 수 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공무원들은 당연히 부서 상사 눈치를 보며 구매할 수밖에 없고 관변단체는 시와 이권이 다양하게 얽혀있는 상태에서 입장권을 적게는 100장에서 많게는 500장까지 구매 할 수밖에 없는 입장으로 보인다. 유등축제 입장권 가격은 성인기준 1만원이다. 

진주시, 부서별·32개 읍면동·관변단체 등

입장권 '할당 판매'

진주공무원노조 홈페이지, 공무원 불만 터져

이들 중 시 관계자는 “담당 부서로 각각 할당돼 내려온 게 있는데 안 살 수가 없다”며 “대부분 1인당 15장 씩 할당 받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사정은 지난 23일 익명을 요구한 제보자 A씨의 증언으로도 확인된 바 있다. A씨는 “남편이 15장을 가져왔는데 처리를 할 수가 없어 주변 지인들에게 헐값으로 팔고 있다”며 불만을 말했다.

공무원노조진주지부 홈페이지 자유토론방에는 입장권 할당에 대한 해당 공무원들의 불만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지난 21일 작성자 ‘한심’은 ‘강매, 자율 헷갈리네’라는 제목으로 “자율판매 포장한 억지 강매 아닌가? 온누리상품권- 5매(1매는 불우이웃돕기 한다고 원천 1매 공제), 유등축제 입장권 - 5매(수당에서 원천 공제). 이번 9월에만 10만원에 가까운 돈을 급여에서 공제. 그렇지 않아도 빠듯한 월급으로 사는데 정말 힘들다. 이게 일회성 행사도 아니고 어느 날부터인가 매년 연례적으로 고착화되는 경향이 있어 뭔가 대책을 세워야 되질 않을까 싶네요”라고 하소연하고 있다.

이어 그는 “문화예술재단은 유료화의 목적이 공무원(우리를 호구로 아는지?) 호주머니 털어서 장사 하는 건지? 진정 유료화는 일반국민이 스스로 선택해서 구매 하는 것이지...”라고 토로하고 있다.

이 게시글에는 찬반 논란이 이어져 입장권 할당으로 인한 공무원들간의 갈등도 심각한 것으로 짐작된다.

또 23일 작성자 ‘타지부’는 ‘남의 동네에까지 부담을 주지 마시오’라는 제목으로 “축제 유료화도 모자라 담벼락 만들어 보이지도 않게 하는 축제를 결국 그 티켓을 우리에게까지 사라고 표를 맡겼단다. 내참 서부경남 축제였던 개천예술제가 개똥이 되었다”라고 비난했다. 이것으로 보아 인근 다른 지역으로도 판매 청탁을 한 것으로 역시 짐작된다.

이 같은 사정은 관변단체도 마찬가지다. 진주시 관변단체 소속 B씨는 단디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30장을 구입해서 고객들에게 나눠줬다"고 인정하기도 했다. 지난 24일 만난 봉사단체 회원 C씨는 “소망등 팔아라, 입장권 팔아라... 우리가 무슨 다단계 판매사원이냐”며 “축제 자립한다해서 처음에는 그런가보다 협조해야지 생각했는데 해도 너무한다”고 반발했다.

또 다른 제보자인 관내 고등학교 교사 D씨에 따르면 “진주시 00면은 한 관변단체에서 입장권을 사서 동네 중고등학교에 나눠줬다”며 “최소 100장 이상 입장권 판매 할당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NS에서 진주지역을 기반으로 한 그룹에는 유등축제 입장권 판매 게시글이 수시로 올라온다. 통장인데 할당 받은 입장권을 2000원 할인해서 8000원에 판매한다는 공지 등은 심심찮게 나돌고 있다. 아파트 통로 등에 입장권 할인판매 벽보도 눈에 띈다. 

이와 같은 사정은 진주시의원들에게도 확인된다. 이들에게 지역구 주민들의 불만과 하소연이 쏟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서은애(무소속) 진주시의원은 “지역구 주민들 민원이 쏟아지고 있다”며 “상봉동 3500장, 신안동 4000장 등 판매량이 할당돼 이장과 통장, 단체 회원들에게 나누어 배부되고 있는데 다들 이걸 어딜 가서 파느냐며 원성이다”고 말했다.

강민아(무소속) 진주시의원은 “하대2동의 경우 2600장이 할당됐고 봉사단체 회원들 모두 1인당 10장 씩 나눴다고 했다. 시에서는 강제가 아니라고 하지만 못 팔았을 경우 어떻게 도로 표를 내놓겠나. 그건 힘들다고 주민들이 하소연했다”고 전했다.

진주시, 유등축제 준비 과정

시민 자발적 참여보다 행정조직 총동원

진주시가 전면유료화를 단행하며 축제 재정자립과 함께 세계5대축제로 키우겠다는 남강유등축제는 오는 10월 1일부터 16일까지 16일간 진주성과 남강 주변 일대에서 개최된다.

진주시는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가 성공적인 축제를 이끈다”며 “3년 연속 대한민국 대표축제에 이어 글로벌 축제로 선정된 ‘2016 진주남강유등축제’는 올해 지역민에게는 즐기고 화합할 수 있는 축제, 외지인에게는 지역의 문화를 체험하고 편안하게 관광할 수 있는 축제, 지역경제를 견인할 수 있는 생산적인 축제가 되도록 운영할 계획”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진주시의 홍보와 달리 남강유등축제 준비과정에는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가 보이지 않는다. 소망등 달기와 입장권 판매 등이 대부분 시와의 이해관계 속에서 시민들이 반강제 울며 겨자 먹기로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3만 8000여 개의 진주시 목표량 소망등 또한 지난 7월말 단디뉴스 단독보도에서 밝힌 바 이·통장을 동원해 채운 것이다. 남강에 띄우는 대형 유등 또한 대부분 기업 홍보 유등이다.

진주시가 목표하는 ‘전면유료화 성공, 재정자립 축제 성공’ 성과는 가림막 반대, 전면유료화 반대 등을 요구하는 시민 의견은 무시되고 교통·소음 등 불편 감수, 주말 유료 입장 등을 일방적으로 강요하고 있어 비판여론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입장권 할당 ‘강제 판매’ 논란까지 더해 지역 내 파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진주 남강유등축제 입장권 자율판매가 어느 정도인지 대행업체와 전화 통화에서 알아보려고 시도했으나 답변을 들을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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