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학교에서 방학보충수업을 들으면 생활기록부에 기재를 하는 혜택을 준다고 밝힌 것

지금 방학이라고요?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

중.고등학생들은 방학이어도 방학이지 않다. '방학', 이름 뿐이다. 대한민국에선 청소년들에게 방학은 초등학교 시절때나 마냥 좋아 했던 기억으로 남아 있을 듯하다.  중학생만 되어도 학교등교가 학원 등원으로 바뀌고 고등학생이 되면 방학이란 개념 자체가 유명무실할 정도로 그냥 똑같이 학교를 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바로 보충수업 때문이다. 대부분의 학교가 방학 보충수업을 자율적으로 신청 받아 희망자와 비희망자에 따라 보충수업을 운영한다. 말 그대로 자율이다. 이렇게 보면 전혀 문제가 없어 보이며 진정으로 보충수업이 필요한 사람만이 신청을 해서 부족한 부분을 더 공부 하려 할 것이다.

▲ 학생부 종합 전형으로 대입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생기부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실상은 자율과 거리가 있다. 자율적인 방학보충수업 운영방식이 학생들의 참여율 저조 때문인지 학생들을 반강제로 보통수업에 참여시키기 위한 묘안을 찾아냈다. 일부 학교에서 방학보충수업을 들으면 생활기록부에 기재를 하는 혜택을 준다고 밝힌 것이다.

학생부 종합 전형으로 대입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많아짐에 따라 학생들은 내신만큼이나 생활기록부에 민감하고 열심히 관리하려고 한다. 학교 역시 이것을 모를 리 없다.

학생들 입장에서는 힘든 한 학기를 보내고 겨우 숨 돌릴 수 있는 방학이 왔는데 이런 억지스런 학교측의 발표가 학생에게 또 다른 스트레스를 준다. 물론 신청이 자율이라고 하지만, 내신성적이 늘 불안한 학생들이 생활기록부에 민감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생기부에 몇 줄이라도 더 써서 좋은 대학에 가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을 수 없고 방학보충수업에 참여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실제로 진주시내 M고등학교와 J고등학교 등의 학교에서 이번 여름방학부터 진행되는 일이다. M고등학교 재학생인 이 모(18) 씨는 “집도 멀고 나가면 밥도 먹고 들어와야 하니 힘들어서 방학 보충수업을 신청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생기부에 기재를 해준다는 말을 듣고 어떻게 해야 할지 머리가 아픕니다.

학생에게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보충수업이 왜 생활기록부에 기재가 되는지도 모르겠고, 더군다나 보충수업이 필요 없는 학생에게도 굳이 강제를 하는 건지 이해가 안갑니다.”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어쩌면 방학에도 부족한 공부를 위해 열심히 보충하려는 학생들의 노력을 생활기록부에 기재를 해주는 것이 뭐가 문제인가? 라고 항변할 수도 있다. 

하지만 보충수업에 참여하지 않는 학생들이라고 해서 그저 방학에 놀고 쉬는 학생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알바를 할 수도 있고, 학기 중에는 하지 못했던 특기, 취미생활을 한다거나 진로활동 등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듯 여러 가지 이유로 방학보충수업을 수강하지 못하는 학생들도 있는데 과연 방학보충수업을 듣는다는 이유만으로 생활기록부에 기재를 해준다는 것이 정당할까?

학생부 종합 전형으로 대입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많아짐에 따라 학생들은 내신만큼이나 생활기록부에 민감하고 열심히 관리하려고 한다. 

이런 상황에 생기부 기재를 이용해 보충수업 참여를 강제하는 몇몇 학교 납득하기 힘든 결정은 곱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분명 좀 더 신중했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이것은 결국 학생들의 방학 보충수업에 대한 자율적인 결정을 방해한 꼴이고 학생들에게 방학을 지우는 것을 넘어 방학 또한 숨막히는 입시경쟁의 공간으로 만들어 버리는 꼼수가 되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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