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아이 엄마 강은미(41) 씨, 난생처음 의회 가다...제185회 임시회 복지산업위 방청하다

“시의회 회의에 들어가는 게 난생 처음이에요.”

강은미(41.진주시 평거동) 씨는 살짝 긴장해 있는 것이 역력했다.

진주시의회(의장 천효운) 상임위원회가 16일 오전 열린 가운데 시민 방청객 참여가 대폭 늘어 눈길을 끌었다.

16일 오전 9시 30분 진주시의회 1층 로비. 대여섯 명의 시민들이 서성대고 있었다. 강은미 씨는 이들 중에 섞여 있었다. 이후에 10여 명의 시민들이 더 들이닥쳤다.

▲ 대여섯 명의 시민들이 방청 신청을 하기 위해 의회 사무국으로 몰려 들었다.

이들은 모두 진주지역에서 활동하는 시민단체 또는 정당 활동을 하는 사람들로 생활정치 시민네트워크 진주같이, 진주아이쿱, 녹색당 진주지역위원회 등이었다.

조용하던 의회 사무국은 갑자기 부산스러워졌다. 방청을 하기 위해서는 의회 사무국에 신분증을 제출하고 방청 신청을 해야 한다. 이들은 오전 10시에 열릴 3개 상임위원회에 각각 들어가 방청 할 예정이었다.

▲ 신분증을 확인 받은 후 방청권을 만들고 있는 중이다.

사무국 담당자인 이성희 씨의 손길이 바빠졌다. 밀려든 시민들의 신분증을 확인하고 일일이 방청 신청 명단을 작성하고 신청자들에게는 방청권을 만들어 줘야하기 때문이다.

은미 씨에게는 이 모든 과정이 낯설다. 의회 방청권을 받아든 은미 씨는 왠지 어색했다. 이 씨는 "세 아이 엄마이자 주부로 살면서 지금까지 시정에 관심을 갖지 않은데다 아는 것이 없다"고 고백했다. 그녀는 "하지만 얼마 전부터 진주같이 회원들과 시의회 관련 자료를 조금씩 보면서 공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강은미 씨가 의회 사무국에서 받은 방청권. 난생처음이다.

은미 씨는 3개의 상임위원회 중 복지산업위원회(위원장 강민아)로 들어갔다. 그녀는 “복지산업위는 우리 실생활과 가장 밀접한 것들을 많이 다루는 것 같다”며 “이번 회기에 안건이 11개나 되더라. 이왕 나선 김에 공부하듯이 알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복지산업위원회 회의는 꼬박 2시간 여 진행됐다. 11건의 안건 중 7건이 처리됐다. 

진주시 가좌사회복지관 시설 설치 및 위탁 운영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사회복지과), 진주시 평거종합사회복지관 시설 설치 및 위탁 운영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사회복지과), 진주시 휠체어택시 운영조례 폐지조례안(사회복지과), 진주시 관광진흥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문화관광과), 진주시 문화관광센타 관리 및 운영조례 일부개정조례안(문화관광과), 진주시 향토민속관 설치 및 운영조례 일부개정조례안(문화관광과), 진주국제농식품박람회 관리 및 운영조례안(농정기획과) 등이다.

휄체어택시 운영조례 폐지조례안에서 기존 직원의 고용승계 관련해 집행부와 이견이 있기도 했다. 의원들은 "진주시가 시행하는 사업에 일반기업의 사규를 따르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문화관광센터와 향토민속관 설치 운영조례안 관련해 진주대첩기념광장 조성에 대한 문제점들이 지적됐다. (구)진주보건소로의 이전은 적절하지 않고 광장 조성후 적절한 위치로 다시 이전되어야 한다는 의견이었다. 강민아 위원장은 진주대첩광장 사업에 대한 정보와 자료를 의회에 제출하라는 요청을 하기도 했다.

▲ 진주시의회(의장 천효운) 상임위원회가 16일 오전 열린 가운데 시민 방청이 대폭 늘어 눈길을 끌었다. 맨 왼쪽 강은미 씨.

12시가 되어 회의장을 빠져나오는 은미 씨는 약간 상기돼 있었다.

은미 씨는 "담당 공무원들이 조례안을 보고하고 의원들은 질문하고 다같이 의결하고...진행되는 것이 낯설었지만 생각보다 어렵지는 않았다"고 첫 소감을 밝혔다.

그녀는 "세 아이 키우고 내 가정 돌보느라 시민으로서 행정이나 의회 활동에 대한 관심과 참여가 적었다”며 “지역 사회와 행정에 대해 좀 더 공부하고 관심을 가져야 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은미 씨는 “앞으로 회기가 열릴 때마다 방청하게 될 것 같다. 그저 의회 방청을 한 번 한 것 뿐인데 시민으로서 제 역할을 한 것 같은 기분이다”며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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