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교과 과정에서 빠진 건데...’ 그런데 왜 가르치나?

학교에서의 수업은 교과서로 진행을 한다. 그러나 교과서만으로 공부하는 학생들은 거의 찾기 힘들다. 이런 교과서를 보충하기 위해,모의고사를 준비하기 위해, 또는 좀 더 난이도 있는 문제를 위해 학생들은 문제집을 사용하고, 학원을 다닌다.

학교 수업은 흔히 말해 교육과정에 따라 이루어진다. 교육과정이라 함은 우리나라 교육부가 교육목표를 달성하는데 필요한 교육내용과 학습활동을 편성하여 체계적으로 정리한 전체계획을 말한다. 

▲ 학교 수업에서는 교육과정에서 빠진 내용은 가르치지 않는다.

학교에서는 이런 교육과정에 따른 교과서만으로 수업을 진행하게 된다. 문제는 입시제도와 함께 자주 바뀌는 교육과정으로 학생들은 적지 않은 혼란을 겪는다는 것이다. 당연히 원칙적으로 학교 수업에서는 교육과정에서 빠진 내용은 가르치지 않는다. 하지만 학원에서는 현재 교육과정에서는 사라졌지만 이전에 있었던 내용까지 가르치고 문제집을 통해 문제를 푸는 방법도 배우게 된다. 결국 현재 교과서에서 다루지 않은 부분도 공부하게 되는 것이다.

특히 수학의 경우 교육과정에 따라 완전히 사라지는 단원도 있고 원래 배우지 않던 부분이 추가되는 경우 또한 많다. 한 단원이 통째로 바뀌는 경우는 문제가 없다. 하지만 단원 내부의 세부적인 개념이 바뀔 경우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학교에서는 교육과정에선 사라진 개념이기 때문에 교과서에서 다루지 않는다. 

그러나 문제집에는 그 사라진 개념이 떡하니 자리 잡고 있다. 문제집에서 같은 유형의 문제가 나와도 교과서에는 개념 설명이 없고, 선생님은 수업시간에 설명도 하지 않고 지나간다. 그러나 학원이나 문제집에선 완전히 새로운 개념과 공식으로 가르치고 풀이하며 설명을 한다.

아주 당연하게도 학교와 학원사이에서 딜레마가 생긴다. 학교 수업시간에 교과서대로 진행을 하다 위와 같은 경우의 문제가 나오면 선생님께서는 “원래 이게 교육과정에서 빠진 건데..”라고 하시며 교과서의 기본적인 개념으로 짚고 넘어간다. 하지만 같은 문제를 가지고 학원의 수업을 들으면 학원에서는 같은 말을 하면서 추가적인 개념을 가르치고 문제 풀이 법을 배우게 된다. 도대체 학생들은 어디에 맞춰 공부를 해야 하는 것인가?

교육과정에 따라 만들어진 학교 수업 교재가 교과서임에도 교육과정에서 사라진 개념의 문제가 버젓이 나온다. 그러나 그에 따른 그 어떤 설명도 없다. 교과서에서 배우지 않는 개념의 문제가 문제집에서 등장하는 이런 상황은 학생들에게 혼란을 유발할 수밖에 없다. 수업을 하며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님들 또한 힘들게 된다.

학생들은 학교에서 가르치지 않는 교육과정을 공부해야 하는 것인지, 할 필요가 없는지 갈필을 잡지 못하고 있다. 학교에서는 배우지 않지만 학원에서는 가르치고 문제집에도 실려 있으니 공부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이런 혼란은 학교 현장에서 그리고 학원이나 출판사에서 교육부에서 만든 교육과정을 신뢰하지 못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피해는 결국 학생들의 몫이 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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