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갑중 진주시의원, 3일 성명서 발표 “최구식은 진주 시민의 단죄를 받아야 합니다”

강갑중과 최구식, 끝나지 않은 악연이다.

이들의 악연은 2010년 5월에 시작됐다. ‘6년 동안 숨죽이며’ 있던 강갑중이 ‘한 번도 공식적으로 공포되지 않았던 내용’이라며 당시 사건에 대해 입을 열었다. 오랫동안 ‘죽음보다도 더한 고통의 세월을 견뎌 왔다’는 강갑중은 어떻게 포문을 열었을까.

강갑중 진주시의원이 3일 오전 진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20대 총선 진주 갑 최구식 출마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강 의원이 발표한 성명서는 “최구식은 진주 시민의 단죄를 받아야 합니다”라는 비장함이 느껴지는 제목이다. 강 의원은 4장으로 된 성명서에서 최구식 예비후보를 ‘법을 짓밟은 추악한 위선자’ ‘잔악무도한 정치모리배’ ‘진주시민의 주권을 짓밟은 자’ ‘역사의 죄인’ ‘사악한 자’ 등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 강갑중과 최구식의 악연. ‘6년 동안 숨죽이며’ 있던 강갑중이 ‘한 번도 공식적으로 공포되지 않았던 내용’이라며 2010년 5월 당시 사건에 대해 입을 열었다.

이날 기자 회견장에 선 강 의원은 먼저 “2010년 대한민국 헌정사상 전무후무한 한나라당 진주시장 후보 ‘공천강탈’ 사건을 알고 계실 겁니다”로 입을 열었다.

성명서에 따르면 ‘공천강탈’ 사건은 2010년 5월 8일에 시작된다. 당시 한나라당 경남도당 공천심사위원회는(위원장 이주영)는 진주시장 후보로 강갑중-이창희 두 후보를 놓고 실시한 여론조사 경선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여론조사 2개 기관 모두 강갑중 후보가 1위를 하여 한나라당 진주시장 후보로 확정 발표했다. 5월 10일 오전 10시 한나라당 최고위원회도 경선에서 1위를 한 강갑중을 진주시장 후보로 최종 결정했고, 경남도당 역시 당일 진주 갑 사무소인 최구식 사무소에 공천장을 보냈다.

사건은 12일 강갑중이 국회대강당에서 열리는 공천자필승결의대회에 참석할 때 일어났다.

강 의원은 “서울 국회대강당에서 당 대표, 최고위원들과 필승을 다짐하고 있는 순간 최구식은 경남도당에서 강갑중의 공천을 빼앗아 이창희에게 주는 공작을 벌이고 있었다”고 말했다.

또 강 의원은 “최구식은 진주시민의 민의를 난도질했다”며 “진주시민의 민의를 무시하고 터무니없는 음모와 공작을 통해 공천장을 강제로 빼앗아 낙천자에게 주는 극악무도한 행위를 서슴없이 했다”고 말했다. 그는 “진주시민의 주권을 짓밟은 자가 진주 시민을 대표하는 헌법기관이 된다는 것은 언어도단이자 진주의 명예를 먹칠하는 것이고 이 나라 정치발전에 해악이 될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강 의원은 “최구식은 자유민주주의 헌법 정신과 법을 짓밟았다”면서 “정상적인 절차 민주적 경선 과정을 통해 정정당당하게 선출된 공천자를 최구식처럼 바꿔지기하는 것은 사람의 탈을 쓰고 저질러서는 안되는 최악의 정치적 범죄행위”라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당시 사건에 대해 "정의가 불의 앞에 무릎 꿇은 공천강탈 정치쿠데타"라고 표현했다. 또 그는 "대한민국 헌정사에 있어서 초유의 부끄러운 역사적 사건"이라며 "역사를 바로 세워 다시는 이와 같은 사건이 재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그 진상이 밝혀져야 하겠기에 오늘 이 자리에 섰다"고 4.13 20대 총선을 앞두고 '공천강탈' 6년만에야 기자회견을 여는 이유를 밝혔다.

▲ 강갑중 진주시의원이 3일 기자회견을 열고 제20대 총선 진주 갑 최구식 출마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최구식은 진주 시민의 단죄를 받아야 합니다”라는 비장함이 느껴지는 제목이다.

기자회견 후 질의 응답 중에 강 의원은 “최구식이 어제 2일 저녁에 나를 찾아왔다”며 “일생일대의 죄를 저질렀다고 말했다”고 밝힌 뒤 “용서해달라고 했다”로 표현하기도 했다. 또 “2월 19일에도 찾아온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강 의원이 기자회견을 연 뒤 다시 오후 1시 30분 같은 자리에서 진주 갑 정인철 예비후보가 최 예비후보를 지지하며 후보단일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 함께 참석한 최구식 예비후보는 오전에 열렸던 강갑중 의원의 기자회견 내용을 반박했다. 

▲ 이날 오전 강 의원이 기자회견을 연 뒤 다시 오후 1시 30분 같은 자리에서 진주 갑 정인철 예비후보가 최 예비후보를 지지하며 후보단일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 최구식 선거사무소

최 예비후보는 "결정은 당 최고위원회와 도당 공천심사위원회가 한 것"이라며 자신은 공천심사위원도 아니었다고 말했다. 또 그는 "두 명의 당협위원장 중 한명이 최고위원회와 공천심사위원회의 결정을 뒤집고 공천에 개입해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 예비후보는 "새누리당 경선을 앞두고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과정들을 보면 너무나 계획적이고 정략적이라는 생각이 든다"면서 "10년 전에 있었던 이현찬 전 보좌관의 일과 6년 전에 있었던 진주시장 공천 문제를 새누리당 경선을 앞둔 이 중차대한 시기에 다시 거론한 것은 심히 유감"이라고 덧붙였다. 

또 최 예비후보는 "이 모든 일을 누군가 배후에서 치밀하게 계획하고 조종한다는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의혹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실제 최구식 예비후보가 기자회견이 열리기 전날 강 의원을 찾아갔는지 사실 확인을 위해, 최 예비후보와의 통화를 시도했으나 끝내 이뤄지지 않았다.

다만 최 예비후보 측 관계자는 최 예비후보가 강갑중 의원을 방문한 적이 있는지, 또 당시 사건에 대해 시인을 했는지라는 물음에 “모른다. 후보님 공식적인 일정에는 없었다”며 “사실여부를 알아봐야 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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