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아리랑' 행사와 그 후, 삼일절을 기리는 진주시민들의 생각을 들어보니

평화를 꿈꾸고 역사를 되새기는 의미로 우리가 기념해야 할 중요한 날, 어제는 삼일절(3·1절)이었다. 이날 삼일운동 정신이 되살아난 듯 300여 명의 진주시민들은 작은 태극기를 나눠 들고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 등의 폐기를 촉구하며 진주성 앞에 모였다. 이들은 어떤 생각으로 태극기를 들고 삼일절 행사에 참여한 걸까.

먼저 평화나비 써포터즈 노란 잠바를 입고 있는 권다경(20) 씨. 올해 대학교에 진학하며 평화나비 써포터즈에 처음으로 참여하게 됐다는 다경 씨는 역사 문제에 관심은 있었지만 ‘3·1 아리랑’ 행사 같은 곳을 직접 찾은 건 처음이라고 말했다.

▲ 평화나비와 함께 '독도는 우리 땅' 댄스!
▲ 플래시 몹이 이뤄지기 전 진주 평화나비 회원들과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권다경 씨.

“삼일절에 이렇게 행사에 참여하게 된 게 처음인데, 뜻 깊고, 이제 계속 해보고 싶습니다. 제가 볼 때 위안부 합의 문제 같은 데 대해 정부가 너무 무책임한 거 같거든요. 빨리 시민들이 힘을 합쳐서 진주에도 소녀상을 세웠으면 좋겠습니다.”

누군가에게 감추고 싶은 역사를 절대 잊지 않기 위해 전국에서는 직접 소녀상이 되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철거를 반대하며 소녀상을 지키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으며, 진주에서도 일본군‘위안부’피해할머니 진주기림사업회를 중심으로 소녀상 건립이 논의되고 있다.

아리랑 합창에 참여하고 진주성에서 대안동 차 없는 거리까지 이어진 행진을 따라나선 김귀영(43) 씨는 풍자가 가득한 농담을 건넸다.

“오늘 많은 시민들이 해결되지 않은 우리 역사 문제를 이야기하려고 모였다는 게 정말 감개무량하네요. 이런 건 대통령이 만들어준 기회겠죠?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웃음)”

▲ 행진까지 마치고 마지막으로 진정한 평화 실현과 역사 바로세우기를 위해 "만세!"

역사를 기억하기로 다짐한 시민들이 한뜻으로 모였다는 사실만으로도 분명 멋진 삼일절이었다. 모처럼 따뜻한 한낮 날씨 덕분에 모여든 사람들은 플래시 몹 형식으로 진행된 ‘독도는 우리 땅’ 댄스도 더욱 활기차 보였다. 평화를 위한 ‘만세’ 외침도 마찬가지.

행사 사회를 맡았던 박상훈(33) 씨는 많은 시민들이 모여 태극기를 함께 드는 모습에 행사 내내 만면에 미소를 가득 띠고 기뻐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일 줄 몰랐는데요. 이렇게 위안부 문제 한일 협상이라든지… 그런 것들을 사람들이 많이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구나, 이런 생각들이 많이 들었어요. 오늘 행사가 잘 된 거 같아서 기분이 참 좋습니다.”

▲ 직접 만든 피켓을 들고 행사에 참석한 청소년들.

행사가 끝난 뒤 한 시민(44·상평동)은 삼일절을 맞이하는 마음을 이렇게 전했다.

“역사적인 의미도 잊지 않아야겠지만 이런 날일수록 우리 주변의 가까운 곳부터 평화를 일구고 있는지 살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나와 내 주변이 평화로 안정될 때 세상사에도 더 관심을 가지고 참여할 수 있게 될 거거든요.”

1919년 일본 제국주의의 식민지배에 항거했던 그날에 대한 기억은 철거될 수 없는 진주시민들의 마음속에 제대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최근 조명되고 있는 역사 관련 문제에 대한 시민들의 지속적인 관심이 기대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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