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청 내원사가 소장 중인 보물 제1021호 석남암사지 석조비로자나불좌상이 국보로 승격됐다.

문화재청은 산청 석남암사지 석조비로자나불좌상을 국보로 승격 지정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국보로 승격 지정 예고된 지 3개월 만이다.

국보 제233-1호로 승격 지정된 이 불상은 신라 혜공왕 즉위 6년인 776년에 제작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지권인'(智拳印) 비로자나불상이다.

▲ 국보 제233-1호로 승격된 산청 석남암사지 석조비로자나불좌상. /문화재청

'지권인'은 가슴 앞에 세운 왼손 검지 첫 마디를 오른손으로 감싸 쥔 손 모양을 일컫는데, 이(理)와 지(智), 중생과 부처, 미혹함과 깨달음이 원래 하나임을 뜻한다.

이 불상은 제작연대를 밝힐 수 있는 자료가 부족한 고대 조각사 연구에 기준이 될 만큼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학계는 앞서 지권인을 취하는 비로자나불 형식이 우리나라에 전래된 시기를 9세기 중엽으로 봤으나, 이 불상 발견으로 이미 8세기 중엽에 '지권인을 하고 장엄이 없는 여래형(如來形)의 비로자나불'이 성립되었음을 알 수 있게 됐다.

신라가 당나라와 활발한 교류 속에 불교의 새로운 변화와 흐름을 신속하게 반영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어 더욱 의미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일부 훼손된 부분이 있지만 전체적으로 불두와 불신 비례가 적절하고 조각 수준이 높아 조형적으로 우수하다"라며 "이미 불상 가운데 받침돌 안에서 발견된 납석사리호(蠟石舍利壺·곱돌로 만든 항아리)가 지난 1986년 국보 제233호로 지정된 만큼 이를 봉안한 석불은 그 이상 가치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라고 국보 승격 지정 이유를 밝혔다.

이번 산청 석남암사지 비로자나불좌상 국보 지정은 박대출(새누리당·진주 갑) 의원 역할이 컸다. 박 의원은 지난해 9월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문화재청 국정감사에서 이 문화재에 대한 국보 승격을 요구했었다. 국내 비로자나불좌상 중 가장 오래된(最古) 불상인 만큼 그 대표성과 상징성이 크다는 점을 그 이유로 들었다.

한편 문화재청은 이 밖에 '고려 십육나한도(제7 가리가존자)' 등 6건을 보물로 지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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