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렉트릭 뮤즈' 이아립, 아버지의 고향에 찾아오다

<등산>  작사/곡 이아립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다신 여길 볼 수 없을 거라 생각했어
한동안 너무나 지쳐
작은 일상의 틈조차 찾을 수가 없었어

야호 야호 야호
야호 세 번에 다 날아간 피로
야야호 다시 돌아온 대답
언제나 여기에서 너를 기다렸다고

커피가 이렇게나 맛있을 줄
카페에 있을 때는 상상도 못했었어
공기가 이렇게 꿀맛일 줄은
검색해도 나오지 않아 미처 몰랐던 사실

야호 야호 야호
야호 세 번에 다 날아간 고민
야야호 다시 돌아온 대답
언제나 여기에서 널 기다릴 거라고

야아호 야호 정말 오랜만이다
뭐 하고 사느라고 이 좋은 걸 잊고
뭐 먹고 사느라고 이 좋은 걸 모르고 살았나

다음에 또 올게
이번엔 진짜

지난 20일, 인디 레이블 '일렉트릭 뮤즈'가 전국을 돌며 펼치고 있는 <동네방네 작은콘서트 시즌2>의 마지막 공연이 진주 '부에나비스타'에서 열렸다. 김목인, 이호석, 이아립이 차례로 무대에 섰고, 공연은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어내며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공연이 끝난 후 이아립과 나눈 대화를 정리한다.

 

1.
여기 계신 관객들이 다 제 가족 같아요. 제 얼굴에 진주의 느낌이 있지 않아요? 저희 아버지가 진주 출신이신데, 오래전에 직장 때문에 서울로 이주하셨어요. 제가 진주에서 나고 자랐다면 저도 여기에서 공연을 관람하고 있겠죠?
아마 두세 살 정도였던 것 같아요. 명절에 진주 할머니 댁에 놀러 왔다가 길을 잃고, 동사무소에서 보호받았던 기억이 있어요. 제 생애 '최초의 기억'입니다.
예전 주민등록증에는 본적이라는 게 적혀 있었잖아요. 제 주민등록증에는 아버지의 고향 진주가 새겨져 있었죠. 진주에 와서 공연하니 정말 정겹고 좋습니다.

2.
어제 구미에서 공연을 마치고, 오늘 진주로 오는 길에 금오산을 지났습니다. 산이 굉장히 크고 카리스마 넘치더라고요. 금오산에 가보셨어요?
어린 시절엔 이상형이 뭐냐고 물어보면 외모에 대해서만 구체적으로 따졌던 것 같은데, 요즘엔 '그냥 산처럼 든든한 남자'라고 답해요. 이젠 그런 남자가 좋더라고요.
산에서 커피를 처음으로 마셨던 기억이 납니다. 산에서 먹는 커피가 참 맛있더라고요. 또, 산꼭대기에 올라서 내려다보는 기분은 어찌나 짜릿하던지요. 속세의 일들은 그냥 우습고 하찮게 생각되기도 했고요. 그때의 생각과 느낌을 살려 만든 곡이 '등산'이라는 곡이에요.
여러분들도 연말연시에 산에 올라 마음을 새롭게 한번 다잡아 보시는 건 어떨까요?

3.
조만간 저의 새 앨범이 나옵니다. <일렉트릭 뮤즈>에서 같이 활동하고, 오늘도 같이 공연을 한 이호석님도 곧 새로운 앨범이 나올 예정이에요. 앨범 나오면 꼭 한번 들어봐 주시고요, 앞으로도 저희에게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다음에 또 좋은 모습으로 찾아 뵐게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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