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하는 서찬우, 기획 공연 'Another Sign'을 마무리하다

<삐에로>  서찬우
나를 보고 있나요? 웃음을 주는 나는 삐에로
나를 보고 웃나요? 노랠 부르는 슬픈 삐에로
나의 눈이 눈물에 젖어버려도
이 세상이 슬픔에 젖어버려도
나는 당신을 향해 미소 짓고 있겠죠

그대여 나를 보고 웃어주세요
그대 눈동자에 내 슬픔이 비치지 않도록
그대여 나를 보고 웃어주세요
흐르는 눈물이 보이지 않도록 웃고 웃고 웃죠

그댄 듣고 있나요? 바람에 담긴 나의 노래를
그댄 보고 있나요? 노을빛 바랜 나의 노래를
반짝이는 별빛을 바라보아도
저 멀리 하늘에 손을 뻗어보아도
가려진 달빛 아래서 노래하고 있겠죠

그대여 나를 보고 웃어주세요
그대 눈동자에 내 슬픔이 비치지 않도록
그대여 나를 보고 웃어주세요
흐르는 눈물이 보이지 않도록 웃고 웃고 웃죠

그대여 이런 나를 바라봐주세요
처음 나를 보던 그때의 따스한 눈빛으로
그대여 나를 보고 웃어주세요
흐르는 눈물을 들키지 않으려 웃고 웃고 웃죠

나를 보고 있나요?

지난 19일, 호탄동 '부에나비스타'에서 <Another Sign> 10회 공연이 열렸다. 10개월간 꾸준히 공연을 이어온 <노래하는 서찬우>와 나눈 대화를 아래에 정리한다. 

 

1.
진주에서 공연을 하고 노래를 부른 지 4~5년 됐습니다. 그러는 동안 제가 많이 들은 말이 "너는 너만의 음악적 색깔이 없다"라는 것이었어요. 처음엔 그런 말들이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다양한 느낌으로 곡을 만들 수 있고, 누구나 자기만의 색깔은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저 역시 저만의 색깔이 있는 거라고 믿었고요. 다른 누구와 비교하지 말고, 제 노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주시면 좋겠다는 생각이었죠.
지금은 어느 정도 수용할 만한 것들은 가슴에 새기고, 아닌 것들은 흘려듣기도 합니다. 그런데 예전엔 그러질 못했어요. 상처가 되더라고요. 가슴에 응어리가 맺혀 곪는 느낌이었어요. 그래서 만든 곡이 <삐에로>입니다. 가사만 듣고선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연가(戀歌)로 해석하는 분들도 계신데, 그렇게 생각해 주셔도 좋아요. 어떻게 받아들이든 그것은 듣는 분들의 몫입니다.

2.
올해 초 '부에나비스타'에서 저를 위해 10개월 연속 공연을 제안해 왔어요. 저는 감사한 마음으로 흔쾌히 수락했죠. 그게 바로 <Another Sign>입니다.
매달 다른 공연 주제를 정해서 그에 맞는 선곡을 하고 연습을 하고 공연을 했습니다. 벌써 마지막 10회 공연이 끝났다는 게 믿어지지 않아요. 지나고 보니 이렇게 빨리 끝나는구나 싶습니다.
사실 그간의 시간이 설렘과 부담의 연속이었어요. 매 공연 다른 주제를 선정하는 것부터 쉽지가 않았습니다. 공연마다 처음 하는 곡들이 많아서 편곡하고 연습할 시간이 넉넉하지도 않았고요. 그러다 보니 실수하는 모습들도 종종 보이곤 했어요. 그러나 그런 과정이 모두 추억이 되겠죠. 
마지막 공연 중에 제가 이야기한 건데요, 음악이란 게 그 음악을 듣던 시절을 떠오르게 하는 힘이 있듯이, 앞으로 달이 바뀔 때마다, 어떤 음악을 연주할까 어떻게 공연을 할까 하고 준비하던 저의 모습이 생각날 것 같아요.
그동안 <Another Sign> 공연을 찾아주신 관객 분들과 공연을 기획해 주신 추연철 사장님께 감사하단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같이 공연했던 <푸엘푸엘라>의 우정진, 싱어송라이터 마승우에게도 고마운 마음 전합니다.

3.
제가 작곡을 시작하고 제일 처음 만들었던 '하루' 라는 곡을 조만간 디지털 싱글로 발표할 계획입니다. 편곡은 어느 정도 완성되었고, 보컬 녹음과 마무리 단계만 남은 상태예요. 그리고 미디 음악을 제대로 공부해 보려고 해요. 피아노와 기타 한 대로 작사 작곡 하는 것도 물론 재미는 있지만, 좀 더 좋은 노래를 들려드리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미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아, 그리고 좋은 소식이 있는데, 제 활동을 도와주고 있는 <에나뮤직>이 근사한 작업실을 장만했습니다. 지금 한창 내부 공사 중이에요. 이젠 연습할 때 여기저기 눈치보지 않아도 되는 환경이 만들어진 거죠. 새해에는 더 나은 저의 활동을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요즘은 제 음악에 대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좋은 음악을 하고 싶은 욕심도 커졌고요. 여러분들께서 더 많이 응원해 주시고, 관심 가져 주시면 정말 힘이 날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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