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 경제성장 온다
경쟁 압력,
고용‧주거‧양육환경 개선해야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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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합계출산율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 가운데, 출산율 감소를 가속화할 요인도 늘어나고 있다. 20~30대의 결혼을 둔 긍정적 인식이 옅어지고 있는 데다, 20대의 소득이 감소하고 부채가 늘고 있는 등 출산율에 악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커지면서다. 저출산과 동반될 경제적 문제들을 감안하면, 저출산 원인으로 지목되는 높은 경쟁 압력과 고용‧주거‧양육에서의 불안을 해결할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통계청은 지난 14일 「장래 인구추계 : 2022~2072년」을 발표해 올해 합계출산율이 0.72명으로, 역대 최저점을 찍을 것이라 예상했다. 매년 역대 최저점을 갱신하고 있는 합계출산율이 또 한 번 떨어질 것이라는 예측인 셈이다. 2015년 1.24명이던 합계출산율은 2016년 1.17명, 2017년 1.05명을 기록하다가 2018년부터는 1명 이하로 주저앉았다. 지난해는 0.78명을 기록하면서, 전세계에서 홍콩 다음으로 출산율이 낮은 국가가 됐다.

문제는 저출산이 더 심각해질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통계청은 장래 인구추계에서 내년 합계출산율은 0.68명, 2025년 합계출산율은 0.65명을 기록하는 등 저출산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2030년부터 합계출산율이 0.82명으로 반등한다고 봤지만, 이 같은 추세 속에 인구감소는 불가피한 실정이다. 2022년 5184만여명인 국내 인구는 2040년 5006만여명, 2072년 3622만여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결혼을 둔 20~30대의 긍정적 인식이 옅어지고 있는 점도 문제다. 통계청 사회조사에 따르면, 2008년 기준 20~30대의 절반 이상은 결혼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하지만 2022년 기준 20~30대 가운데 결혼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이들은 절반에 미치지 못했다. 구체적으로 2008년 기준 20~30대 남성의 약 70%, 여성의 약 50%는 결혼을 긍정적으로 바라봤지만, 2022년 기준 20~30대 남성의 약 45%, 여성의 약 29%만이 결혼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20대의 소득이 감소하고, 부채가 늘고 있다는 점도 저출산을 가속화시키는 요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 통계청이 발표한 「한국의 사회동향 2023」에 따르면, 20대 이하 가구주의 가구소득은 2018년 3363만원에서 2021년 3114만 원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20대 가구주의 가계부채는 2591만원에서 5014만원으로 증가했다. 결혼을 하지 않는 이유로 자금 부족이 1순위로 꼽힌 상황에서, 이 같은 현상은 저출산 가속화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셈이다.

인구감소에 따라 경제적 문제가 발생할 것이란 점도 불 보듯 뻔하다. 한국은행은 지난 11월 펴낸 「초저출산 및 초고령사회 : 극단적 인구구조의 원인, 영향, 대책」에서 저출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2050년대부터 우리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세대 내 불평등 수준이 높은 고령층 인구 비중이 높아지면서 경제전반의 불평등도 심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은행은 그러면서 저출산을 극복하려면 청년들이 느끼는 높은 경쟁 압력과 고용‧주거‧양육환경에서의 불안을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동종의 보고서에서 한국은행은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높은 주택가격, 수도권 집중과 양육환경 개선 등이 필요함을 역설하고 “청년의 어려움을 덜기 위한 ‘정책적 지원’과 노동시장 등의 문제점을 개선하는 ‘구조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단디뉴스 = 김순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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