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녹색당 기자회견 열어

경남녹색당 회원들이 소싸움 대회를 반대하는 팻말을 들고 있다.
경남녹색당 회원들이 소싸움 대회를 반대하는 팻말을 들고 있다.

오는 11일부터 진주에서 소힘겨루기(=소싸움) 대회가 열릴 예정인 가운데, 경남녹색당은 “소싸움은 동물학대”라며 대회 폐지를 요구했다. 이들은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법적인 보호를 받으며 유지”되는 소싸움 대회는 “초식동물로 다른 소와 싸우지 않는 유순한 동물에게 싸움을 시키는 것”으로 소에게는 “그 자체가 고통이자 학대”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동물학대를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경남녹색당은 10일 진주 전통민속소힘겨루기경기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같이 밝히고, 소싸움 대회를 허용하고 있는 동물보호법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법은 ‘도박, 광고, 오락, 유흥 등의 목적으로 동물에게 상해를 입히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지만, ‘민속경기 등 농림축산식품부령으로 정하는 경우는 제외한다’는 예외조항을 둬 “소싸움은 처벌하지 않고 있다”면서다. 이들은 한해 농사가 마무리 된 뒤 마을을 대표하는 소들이 나와 힘을 겨루며 주민 간 화합을 다지던 전통과 지금의 소싸움은 의미가 다르다고 꼬집었다.

이어 “소싸움 대회는 거주민 공동의 이익도 없을 뿐 아니라 지역경제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지역주민들과 함께 인간과 동물이 공생할 수 있는 문화를 고민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 싸움소를 키우는 농가와 업계 종사자의 생계문제를 고려해, 동물보호법 10조의 소싸움 예외조항에 일몰제를 적용하고, 그 기간 동안 찬반 양측이 대안 마련을 위해 고민하자”고 제안했다.

 

11일 열리는 진주 소힘겨루기 대회에 출전할 소들이 경기장 밖에 묶여 있다.
11일 열리는 진주 소힘겨루기 대회에 출전할 소들이 경기장 밖에 묶여 있다.

이정옥 경남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은 이날 “지금 시대가 어떠한 시대냐”고 반문하며 “동물학대라는 명확함 속에서 투계, 투견은 금지되고 있는데 아직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소싸움은 유지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들었다. 그러면서 “소싸움의 발원지가 진주라는 것이 이전에는 자랑스러운 일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아니”라며 “시대적 변화에 따라 이제는 소싸움 대회를 멈춰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원연희 채식평화연대 대표는 “가장 크게 고통 받지만 대다수가 주목하지 않는 피해자를 대변하려 이 자리에 나왔다. 우리와 같이 감정과 고통을 느끼는 소가, 지금도 인간이 만든 싸움 속에서 고통 받다가 버려지고 있다. 인간은 그것이 큰 폭력이라는 생각을 못하고 있지만, 동물을 수단화할 권리는 우리 인간에게는 없다”며 소싸움 대회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구에 사는 모든 생명체의 존엄을 지켜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동물권 강화 여론에 따라 국내에서도 점차 소싸움을 폐지하라는 여론은 커져가고 있다. 2017년 전북 정읍시는 상설 소싸움장 건립을 추진하려다가, 시민사회의 반발에 부딪혀 사업을 포기한 바 있다. 전북 완주군도 2018년 시민들이 소싸움 대회를 반대하는 시위를 연 뒤 2019년부터 지금까지 대회를 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진주시는 2018년부터 4년간 개최하지 않던 소싸움대회를, 작년에 이어 올해도 개최할 예정이다.

/단디뉴스 = 김순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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