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강민국 국회의원(국민의힘/수석대변인)이 국회에서 한 발언을 두고, 경상국립대학교 노동인권 동아리가 반발하고 나섰다. “노동자를 비하한 발언”을 “사과해야 한다”면서다.

강 의원은 앞선 3일 ‘공교육 멈춤의 날’을 하루 앞두고 당 차원의 대응을 묻는 기자들의 말에 “교육자는 성직자만큼 신성한 직업”이라며 “어느 순간부터 특정 단체로 인해 교육의 현장과 교실이 정치투쟁으로 변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성한 선생님을 스스로 노동자로 격하시킨 단체가 충분한 책임이 있지 않나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상국립대 노동인권동아리 '알빠' 학생들이 1인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경상국립대 노동인권동아리 '알빠' 학생들이 1인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경상국립대학교 노동인권동아리 ‘알빠’는 강 의원의 이 같은 발언에 반발해 지난 11일 학내에 대자보를 붙여 강 의원의 사과를 요구했다. 12일에는 경남 진주시 소재 강민국 의원 사무실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키도 했다.

이들은 “서이초 교사가 돌아가시고 전국에서 수많은 교사들이 아픔에 공감하고 행동하시는 모습을 봤다”며 “교육의 영역에서 노동인권의 관점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은 시점에 여당 수석대변인이 한 발언은 교사에게도 노동자에게도 너무나 가혹하고 무례하며 폭력적”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진주 소재 대학에 다니고 있는데, 진주 출신 국회의원이 그런 말을 하는 게 부끄럽고 참을 수가 없어 항의차원에서 행동하게 됐다”며 “지금이라도 여당과 강민국 의원은 해당 발언을 사과하고, 마땅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경상국립대 노동인권동아리 '알빠'가 붙힌 학내 대자보
경상국립대 노동인권동아리 '알빠'가 붙힌 학내 대자보

이들은 지난 11일 학내에 붙인 대자보에서도 “신성한 선생님이 안타깝게 스러져가는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진정 노동자를 격하시키는 것은 누구의 말인가?”라고 반문하며 강 의원의 발언을 문제 삼았다.

“1999년 제정된 ‘교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을 보더라도, 교사는 노동자이고 노동조합을 구성할 권리가 있다”며 “법학 박사 학위가 있는 사람(강민국 의원)이 이런 발언을 할 수 있는지 헛웃음이 나온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학생들은 교사뿐만 아니라 사회의 각계각층에서 나라를 지탱하며 삶을 일궈가는 노동자가 될 것”이라며 “우리를 비하하고 깔보지 마라”고 일침을 놨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도 앞서 강 의원에게 사과를 요구한 바 있다.

전교조는 지난 3일 보도자료를 내 “‘교육자는 신성한 직업이며, 노동자를 자처하여 교육 현장이 망가졌다’라는 말은, 공당의 수석대변인이라는 자가 ‘노동’이라는 단어에 대해 얼마나 편협하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드러내는 수치스러운 발언”이라며 “우리 사회 곳곳에서 땀 흘려 일하는 노동자들을 비하하는 발언을 당장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단디뉴스 = 김순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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