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덩이가 들썩이는 요즘입니다. 어디로 떠나도 좋을 때입니다. 하지만 여기 “한방!”이 있는 산청은 어떠세요? ‘인생 한방, 엑스포 한방, 생기한방, 유쾌한방’이 있는 “미래의 약속, 세계 속의 전통 의약” 축제장 산청세계전통의약항노화엑스포가 9월 15일부터 10월 19일까지 산청 동의보감촌에서 열립니다.

산청엑스포로 가신다면 함께 둘러볼 곳이 산청에는 많습니다. 그중에서도 추천하고 싶은 곳이 성철스님 생가에 세워진 겁외사입니다. 시간을 초월한 그곳으로 가을바람 따라 떠나면 메마른 마음을 촉촉이 적실 수 있을 겁니다.

 

절 왼편으로 성철스님을 간략하게 소개하는 안내판이 우리의 발길을 먼저 붙잡습니다. 시간 밖에 있는 절, 시간을 초월한 절이란 뜻을 가진 지리산 겁외사(智異山劫外寺)는 현대 불교를 대표하는 선승으로 해인사의 초대 방장과 조계종 6대와 7대 종정 지낸 성철 스님의 생가터에 2001년 세운 절입니다.

스님이 1993년 11월, 82세에 열반 들기 몇 해 동안 겨울이면 합천 해인사 백련암을 떠나 부산에 머물렀다. 그곳을 겁외사라 불렀다고 합니다.

 

안내판을 지나 본격적으로 경내로 들어서려는 우리에게 벽해루(碧海樓)가 먼저 반깁니다. ‘아침의 붉은 해가 푸른 바다를 뚫고 솟아오른다’라는 ‘홍하천벽해(紅霞穿碧海)’라는 문구에 따온 벽해루는 일주문 대신 기둥 18개가 세워져 있습니다.

벽해루를 지나면 스님 동상을 중심으로 왼편에 대웅전과 어록을 새긴 돌비석이 있습니다. 동상 뒤로 복원한 생가가 있습니다.

스님은 “자기를 바로 봅시다”라고 하셨습니다. “부처님은 이 세상을 구원하러 오신 것이 아니오. 이 세상이 본래 구원되어 있음을 가르쳐주려고 오셨습니다. 크나큰 진리 속에서 사는 우리는 참으로 행복합니다.” 문득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합니다.

염주 형상을 한 <부처님 마음(차대완 작)>에서 스님을 봅니다. 옆에 있는 목탁 조형물이 우리에게 목탁소리를 들려줍니다.

 

목탁조형물을 지나고 거북이 형상의 돌을 지나면 대웅전이 나옵니다. 대웅전 벽면은 스님의 일대기가 그려져 있습니다. 찬찬히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스님의 삶을 엿볼 수 있습니다.

대웅전을 지나 동상 뒤편 생가로 올라가다 걸음을 멈추게 하는 흰 소나무(白松) 한 그루가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우리를 기다립니다.

백송의 유혹에서 숨을 고르고 성철 스님의 생가를 재현한 포영당, 율은고거, 율은재로 향했습니다.

 

혜근문 지나면 마당 한쪽에는 스님의 출가시 등을 형상화한 조형물을 중심으로 왼쪽에 스님 기념관인 포영당(泡影堂) 나오고 정면에 안채에 해당하는 율은고거(栗隱古居), 오른쪽에 사랑채인 율은재(栗隱齊)가 아늑하게 반깁니다.

스님의 유품 등을 전시한 기념관 <포영당>으로 향했습니다. 생전에 입고 신었던 누더기 법복과 검정 고무신이 세속의 때에 찌든 우리를 말없이 부끄럽게 합니다.

 

율은재 앞 음수대 맑은 물이 일상에 찌든 우리 때를 씻겨줍니다.

 

겁외사를 나와 길 건너 성철 스님 기념관으로 향했습니다. 125평의 기념관 1층 내부에 들어서자 석굴 같은 청자 감실이 나옵니다. ‘자기가 본래 부처님입니다.’라는 입구에 새겨진 글귀가 내 안에 깃든 부처 본성으로 돌아가자 다짐하게 합니다.

석불 안에는 흰 대리석으로 된 성철 스님의 설법상이 과거세 연등불, 현재세 석가모니불, 미래세 미륵불과 함께 우리를 맞습니다. 허리를 굽히고 손을 하나로 모았습니다.

 

참배를 마치고 나오자 거울 앞에 멈췄습니다. ‘자기를 바로 봅시다’라는 글귀가 동공을 흔들리게 합니다. 마음이 고요합니다. 다시금 일상으로 돌아갈 힘을 얻습니다.

“인생한방, 엑스포한방, 생기한방, 유쾌한방”

한방의 기쁨이 있는 산청세계전통의약항노화엑스포로 가는 길, 함께 들러보시면 마음의 평화를 얻습니다.

 

/단디뉴스 = 김종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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