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후 일본정부가 기록 보관
국사편찬위 내용 정리해 최초 공개
조선출신 군인 상황 엿볼 수 있어

‘군속전몰자처리원표철’ 표지 /사진=국사편찬위원회
‘군속전몰자처리원표철’ 표지 /사진=국사편찬위원회

태평양전쟁 당시 사망하거나 행방불명된 조선 출신 군인, 군속자 명부가 지난 14일 처음으로 공개됐다. 경남 진주지역 출신도 명부에 이름을 올려 눈길을 끈다.

명부는 수록된 사람 대부분의 본적이 조선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국사편찬위원회는 “그간 식민지 시기 징용·징병자 명부가 몇 차례 확인된 적 있지만, 대부분은 조선인과 일본인을 구분하지 않고 작성됐었다”며 “조선출신 군인과 군속 사망자 및 행방불명자 명부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명부는 전쟁 후인 1946년부터 1949년 새 일본 후생노동성 사회원호국에서 작성한 것으로, 2011년부터 2017년에 걸쳐 일본 국립공문서관으로 이관됐다.

국사편찬위원회는 2022년 해당 자료가 일본 국립공문서관에 소장돼 있는 것을 확인하고, 자료의 규모와 내용을 파악해 이를 정리한 뒤 지난 14일 공개했다.

국사편찬위원회는 조선출신 군인․군속 명부가 별도 제작된 목적을 두 가지로 추측했다.

전후 보상 문제 제기에 대비한 기초자료 준비, 조선 출신 희생자를 야스쿠니 신사에 합사하기 위한 정보제공 등이다.

명부에는 사망자의 개인정보, 사망 일시 및 장소, 사유, 사후 처리 내용 등이 상세히 기록돼, 이들이 당시 처했던 상황을 이해할 수 있다. 사료로서 가치가 크다.

 

‘군속전몰자처리원표철’의 일부로, 제233설영대(設營隊, 노동부대) 소속 공원(工員) 김○숙(金○淑)에 관한 내용이다. 김○숙은 1907년 12월 경남 진주 태생으로 사망 당시 주소는 교토부로 되어 있다. /사진=국사편찬위원회
‘군속전몰자처리원표철’의 일부로, 제233설영대(設營隊, 노동부대) 소속 공원(工員) 김○숙(金○淑)에 관한 내용이다. 김○숙은 1907년 12월 경남 진주 태생으로 사망 당시 주소는 교토부로 되어 있다. /사진=국사편찬위원회

진주지역 출신으로 명부에 이름을 올린 사람도 있다. 김○숙 씨 외 5명이다.

김 씨는 1907년 12월 경남 진주(진주읍 거주)에서 태어났다. 사망일시는 1944년 7월 24일, 사망장소는 미국령이던 티니안섬이었다.

식량운반작업 중 단총에 의해 사살된 것으로 기록돼 있다.

그는 233설영대(노동부대) 소속 공원(工員)이었다. 사망통지대상은 아내 김○남이었으며, 유골 및 유류품은 교토조선인연맹에 위탁됐다.

이번에 공개된 자료는 국사편찬위원회 전자 사료관을 통해 확인이 가능하다.

/단디뉴스 = 김순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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