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는 우리나라 농업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주요 소득작목이다. 수출도 크게 늘고 있다. 딸기는 유통과정에서 신선함을 유지하기 어렵다. 그래서 수출딸기는 70% 익을 때 수확하고, 국내 딸기도 덜 익었을 때 수확해 품질의 손실을 감내한다. 딸기의 신선도 유지기간이 매우 짧음으로 상인들은 신선도 하락의 위험(Risk)를 피하기 위해, 농업인은 신선도가 유지되어 좋은 가격을 받기 위해, 1주일에 6일 매일 출하한다. 딸기 수확이 집중되는 때에 농업인들은 원하는 시기에 쉬지 못하며, 아파도 안 된다. 새벽부터 오후 5시까지, 출하를 마칠 때까지 분초를 다투며 기계처럼 일하고 나서야 자리에서 일어날 수 있다. 근골계 질병이 딸기 농민 특히 여성 농민에게 3배나 많다.

이렇게 출하 시간에 목숨을 걸며 농민의 삶의 쾌적성이 수탈된 채 출하하지만, 소비지에서 신선함이 유지되는 기간이 매우 짧아 할인판매가 빈번하다. 소비자들은 딸기가 상한 정도와 매장이 매긴 할인가격이 정당한지 의심한다. 딸기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지방정부와 농민들이 애를 쓰고 있지만 가격과 품질이 들쭉날쭉하기 때문에 딸기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는 높지 않다. 딸기를 살 때마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도, 딸기 상태를 눈으로 확인해서 구입해야 한다.

소비지에서 딸기의 신선함이 1~2일만 더 유지되면 농업인의 삶에 혁명이 일어난다(양차정 딸기농민, 전 산청군농협조합장. 전 한국농업후계자경영인중앙연합회 부회장). 소매매장에서 2일 동안 신선도 하락의 위험이 적어짐으로, 농업인은 1주일에 6일 기계적으로 노동하여 출하하던 것을 3-4일로 줄이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농장 자동화를 하지 않아도 삶의 질을 높이는 방안이다. 브랜드 차별화가 되어 판매가격이 높아지며 노동비용 절감으로 순소득도 높아진다. 산지에서 1~2일간 출하조절능력도 갖게 된다. 수확 즉시 출하하지 않을 수 없는 지금과 비교하면, 현저히 낮은 농업인의 시장교섭력(Bargaining Power)이 조금은 높아질 수 있다. 유통인들도 소비지의 신선도 하락 위험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수출업체는 90% 숙도로 더 잘 익은 딸기를 수출할 수 있음으로써 일본보다 낮은 현재의 수출가격을 높일 수 있다.

 

신선유통연구원 원장 안기옥
신선유통연구원 원장 안기옥

우리나라로 수입되는 외국 농산물들은 신선유지기술을 적용하여 수입된다. 그래서 40-50일 동안 상품성이 유지된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 딸기는 미생물과 곰팡이가 번식하는 환경에 무방비로 방치된 상태에서 유통되고 있다. 그래서 딸기의 유통기간이 짧은 것이다. 이를 감안, 농촌진흥청은 오래전부터 딸기 외피에 묻어 있는 미생물과 곰팡이 등의 번식을 막는 신선유지기술을 연구해 왔고, 최근 정부의 딸기 수출 드라이브 정책에 따라 수출단지에 이 기술을 보급하도록 하는, 시장육성정책이 시행되면서 농민들이 사용하기에 이르렀다. 농진청의 신선유지기술은 공동선별장 같은 일정한 장소에 딸기를 수집하여 밀폐된 창고에 적재, 약 4시간 신선유지절차를 진행한다. 효과는 입증되고 있다. 민간에서는 대부분 흩어져 있는 개별농가의 선별장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농진청의 신선유지기술을 쉽게(easy), 안전하게(safety), 어디서나 사용(portable)할 수 있도록 제품을 개발해서 시범사업이 진행됐다. 국내딸기에 적용한 결과 소비지에서 다른 딸기보다 1-2일 더 신선함이 유지되며 소매시장의 반품 클레임이 반 이하로 줄고(한국농어민신문 2022.7.22.), 최고의 좋은 가격을 받는 것으로 보도되었다(한국농어민신문 2023.6.13). 농진청과 민간의 신선유지기술은 상호 보완적이다.

이제 정부는 딸기 신선유지기술을 수출딸기에 지원할 수 있는 제도를 완비하고, 국내딸기에도 신선유지기술이 도입될 수 있도록 시장육성정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소비지시장은 농업인이 딸기를 2일 1회로 출하할 수 있도록, 신선도 유지가 되는 브랜드는 관리를 1일에서 2일로 바꾸고, 농업인의 삶의 쾌적함을 높이는 데 앞장서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조치는 자기 유통업체를 타 업체와 차별화를 하면서 소비자의 박수를 받을 것이다. 소비자들은 ‘공정무역’커피를 선호한다. 수 만리 떨어진 곳에서 수입하는 커피도 일면식도 없는 아동이나 저임금으로 노동을 착취하지 않는 커피를 우선 구매한다. 하물며 우리나라의 국민인 딸기 농업인의 삶의 권리를 신장시키는 조치들은 소비자의 환영을 받기에 충분하지 않을 수 없다. 이들은 또 딸기 신선유지의 유익을 농민과 유통인과 소비자 간에 공정하게 나누는 방안도 제시할 수 있다. 진주중앙청과에서 2021도 산딸기 도매가격이 평균 1만 8천원이었으나 신선유지기술이 적용된 산딸기는 4천 원 더 높은 2만 2천 원에 경매됐다. 산딸기 농민들은 4백 원 투입하고 4천 원 더 받았다(2021.4.27.-5.17).

“딸기는 좀 썩어야 한다, 자연 그대로 유통해야 한다.” 하며 기존방식을 유지하려는 세력도 있을 수 있다. 이들은 농민은 힘이 약하니까, 자기들의 이익을 유지하기 위해, 딸기 농민의 건강을 해치고, 삶의 질을 낮추며, 농민의 사람답게 살 권리를 지속적으로 수탈해도 괜찮다고 보는 것일 수 있다. 특히 농민의 자조적 조직인 협동조합 조합장, 농민의 삶을 살피는 지방자치단체의 의원, 농민단체, 공무원, 국회의원 등 정책 관계자들은 자유와 공정의 가치를 진전시키는 차원에서도, 이러한 세력과 맞서서, 농업인의 쾌적한 삶과 농업의 국제경쟁력 제고를 지지하는 신선유지기술이 시장의 주된 흐름(main flow)으로 정착하게 하는 방안을 모색할 가치가 있는 것이다.

/단디뉴스 = 신선유통연구원장 안기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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