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작성된 진주시의회 '의전 매뉴얼'에 담긴 내용
최초 작성된 진주시의회 '의전 매뉴얼'에 담긴 내용

[단디뉴스=김순종 기자] 진주시의회가 과도한 수준의 의전 방침을 담은 ‘매뉴얼’을 비공개 문건으로 작성한 점이 확인됐다. 문건은 지난 3월 경주 직무연수에서 한 의원이 식탁에 미리 수저를 준비해 놓지 않았다며, 수행 공무원을 꾸짖은 후 작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건은 최초 작성 후 직원 공람을 통해 수정됐지만, 여전히 과도한 내용이 담겨 물의를 빚고 있다. ‘황제 의전’을 위한 매뉴얼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최초 문건 내용을 확인한 결과, 문건에는 과도한 수준의 의전 방식이 속속 담겨 있었다. 버스 이동 시 직원들은 의원의 여행 가방을 받아 싣고, 숙소에 도착하면 여행 가방을 미리 꺼내놓아야 했다. 조식 때는 직원들이 미리 내려와 의원들에게 인사해야 했다. 식당에서도 수저와 물컵, 음식을 확인한 뒤 의원 착석 후 자리에 앉게 했다. 식사 중간 부족한 사항을 수시로 챙기고, 후식 여부도 묻게 했다. 호텔 출발 시는 10분 전 버스 앞에 대기해 인원 등을 확인해야 했다.

현장 견학 시에는 앞, 중간, 뒤에 배치돼 의원들의 동향을 파악하도록 했다. 불편사항을 수시로 확인하고, 직원들 간 대열을 유지하며 사적행동은 지양할 것을 명시했다. 장거리 도보 시에는 운동화를 미리 안내하도록 했다. 타 기관이 주관하는 행사에서도 축사 순서 등을 확인하고, 명패 오탈자를 사전에 파악할 것을 명시해 두었다. 교육이 있을 때는 10분 전 교육장에 대기해 등록을 안내하고, 화장실 위치도 미리 파악하도록 했다.

 

공람 후 수정된 '의전 매뉴얼' 내용
공람 후 수정된 '의전 매뉴얼' 내용

최초 문건 작성 후 시의회는 문서를 직원들에게 공람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과도한 내용이 담겼다는 반발에 문건은 한 차례 수정됐지만, 여전히 비상식적인 내용이 담겼다. 수정 문건을 확인한 결과, 최초 문건에서 달라진 점은 여행가방을 싣거나 빼놓을 것, 조식 때 미리 내려와 인사할 것 등 일부 항목이 삭제된 것에 불과했다.

공무원노조 진주시지부는 이 같은 내용의 문건이 존재한다는 소식에 반발했다. “너무 비상식적인 일이 일어난 것”이라면서다. 그러면서 “양해영 진주시의회 의장과 면담을 통해 향후 대응책을 강구할 예정”이라며 “사실확인이 먼저”라고 답했다. 공무원노조 진주시지부는 4일 오전 이와 관련한 회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해영 진주시의회 의장(국민의힘)은 “오늘까지 관련 내용을 알지 못했다”며 “사무국 차원에서 작성한 뒤 일부 내용을 수정한 걸로 파악됐는데, 다시 한 번 내용을 확인해 문제가 될 법한 부분은 삭제하거나 폐기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의회 사무국 관계자는 행정 지원 강화의 한 방법으로 이 같은 문건을 작성했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진주시의원들은 ‘의전 매뉴얼’이 존재했는지조차 몰랐다고 했다. A의원은 “이러한 문건이 존재하는지 알지 못했다”며 “비상식적인 내용은 분명한데, 이러한 문건이 어떻게 작성된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진주시의회는 지난 3월 이후 아직 별도의 직무연수를 진행한 바 없다. /단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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