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디뉴스=김순종 기자] 장애가 있는 사람이 사회생활을 하며 겪는 물리적 어려움을 없애는 ‘배리어 프리’라는 말이 널리 쓰이고 있지만, 여전히 실생활에서 장애인들이 겪는 불편함은 많다. 그 중 하나가 영화나 영상 분야에서 겪는 배제이다. 자막이나 수어가 포함되지 않은 영상은 청각장애인들에게 이미지만을 전해준다. 내레이션이 포함되지 않은 영상은 시각장애인에게 제대로 된 정보를 전할 수 없다.

경남 진주에 위치한 미디어센터내일은 2020년부터 가치봄 영상(=배리어프리 영상) 제작을 시작했다. 올해에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피난 안내물 제작 사업(영화진흥위원회)에 선정됐다. 정현아 미디어센터내일 사무국장은 “시청각 장애인도 영상에 접근하고 즐길 수 있게 해야 한다”며 사업을 시작한 이유를 설명했다. 센터는 시청각 장애인을 위한 가치봄 영상 제작만이 아니라, 가치봄 영상을 만들 수 있는 인력 양성 사업도 진행 중이다.

 

시각장애인의 입장에서 영상보기를 체험하고 있는 사람들 / 사진=미디어센터내일 블로그 갈무리
시각장애인의 입장에서 영상보기를 체험하고 있는 사람들 / 사진=미디어센터내일 블로그 갈무리

정현아 사무국장은 “영화나 영상분야는 보고 듣는 게 중요한 매체인데, 보지 못하고 듣지 못하는 시청각 장애인들은 영화나 영상을 편하게 즐길 수 없다”며 화면에 설명을 넣거나 자막과 수어 영상을 넣는 가치봄 영상 활성화가 필요한 이유를 설명했다. 외국에 비해 국내에는 가치봄 영상이 부족한 것 같다며, OTT서비스인 넷플릭스는 모든 영상에 자막을 제공하지만, 국내 OTT서비스는 그러지 못한 점을 들기도 했다.

특히 그는 2020년 4월 관련 법 개정으로, 새롭게 개관한 300석 이상 규모 영화관에는 영화 상영 전 반드시 장애인도 인식할 수 있는 피난 영상물을 틀도록 돼 있지만, 300석 이상 규모 영화관에만 피난 영상물을 틀도록 한 점은 문제라고 꼬집었다. 피난 영상물을 튼다고 하더라도 휠체어를 타는 장애인이 영화관에 진출입하기 힘든 구조도 문제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장애인을 위해 영화관을 비롯한 많은 곳에서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미디어센터내일은 영화진흥위원회가 진행하는 2023년 장애인을 위한 피난 안내영상물 제작지원 사업에 선정돼 전국 영화관 중 35개 스크린을 대상으로 피난 안내영상물을 제작, 배포할 예정이다. 영상에는 시청각장애인들을 위한 △수어 통역 △자막 △화면해설 내레이션 등이 담긴다. 영화진흥위원회는 관련 사업에 국비 1억 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이 사업은 2022년부터 시작돼, 올해로 두해 째를 맞고 있다. /단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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