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골 9여점, 방어진지 나무기둥 등 발견
올해 말쯤, 명확한 연대 나올 듯
인골 나온 구간 일부, ‘현지보존’ 키로

진주대첩광장 북측 인도 구간에서 발견된 인골, 후삼국시대의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유근종
진주대첩광장 북측 인도 구간에서 발견된 인골, 후삼국시대의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유근종

[단디뉴스=김순종 기자] “고려사에 보면 후백제의 견훤이 928년 강주(진주)를 침략해 300여 명의 사상자를 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아마 그 시기의 인골이 아닐까.. 방어진지를 세우는 데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목주(나무기둥)도 다량 발견됐으니까요. 진주대첩광장 주변은 삼국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진주지역의 중심지였다는 게 다시 한 번..”

진주대첩광장 북측 인도 아래에서 후삼국시대(10세기 초)의 것으로 추정되는 인골 9여점이 발견됐다. 국내에서 이 시대 인골이 다량 발굴된 적은 거의 없어, 후삼국시대를 살았던 이들의 삶을 유추해볼 수 있는 중요한 사료가 될 전망이다. 이곳에서는 같은 시기 방어진지를 구축하는 데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나무기둥 등도 다량 발견됐다.

 

3일 후삼국시대 것으로 추정되는 인골을 수습하고 있는 경상문화재연구원 팀원들 /사진=유근종
3일 후삼국시대 것으로 추정되는 인골을 수습하고 있는 경상문화재연구원 팀원들 /사진=유근종

단디뉴스는 3일 문화재 발굴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진주대첩광장 북측 지역을 방문했다. 후삼국시대의 것으로 추정되는 인골 등이 발견됐다는 소식에 따라서다. 진주시는 진주대첩광장 조성을 위한 우·오수로 공사 중 우물, 수혈(구덩이), 석축(돌 쌓은 흔적) 등이 발견되자, 광장 북측 인도 쪽을 대상으로 지난해 10월부터 문화재 발굴조사를 진행해 왔다.

발굴조사 결과 이곳에서는 후삼국시대의 것으로 추정되는 인골 9여점과 같은 시대의 것으로 보이는 편병(자라 모양의 병), 선조문 기와 등이 발견됐다. 방어진지 구축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나무기둥과 연대가 뚜렷하지 않은 자기 조각, 우물, 가마(솥), 흙을 파내던 채토장 흔적 등도 발견됐다. 이에 따라 경상문화재연구원은 이곳에서 인골 수습 작업 등을 이어가고 있다.

 

인골 주변에서 발견된 나무기둥, 방어진지 구축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유근종
인골 주변에서 발견된 나무기둥, 방어진지 구축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유근종
인골 주변에서 발견된 나무기둥, 방어진지 구축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유근종
인골 주변에서 발견된 나무기둥, 방어진지 구축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유근종

이날 현장에서 만난 박세원 발굴팀장은 발견된 인골이 후삼국시대의 것으로 보인다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인골 주변에서 그 시대의 유물인 편병, 선주문 기와 등이 발견됐고 △인골 주변에 방어진지 구축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나무기둥이 여럿 나왔으며 △이를 보면 ‘고려사’에 기록된 후백제 견훤의 강주(진주) 침공 당시 희생된 이들의 인골일 가능성이 높다면서다.

다만 박 팀장은 명확한 연대를 알기 위해서는 발견된 인골과 나무기둥 등을 상세히 조사해봐야 한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 인골 등은 향후 국립문화재연구소로 보내질 예정이다. 박 팀장은 “올해 말쯤 되면 인골과 목책의 정확한 시기를 알 수 있을 예정”이라며 이와 함께 인골 주인의 사망원인과 시기도 규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골이 발견돼 현지보존될 구간(파란색), 추가 인골이 묻혀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사진=유근종
인골이 발견돼 현지보존될 구간(파란색), 추가 인골이 묻혀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사진=유근종

인골이 다량 발견되면서, 광장 북측 인도 구간 서쪽(공북문 방향) 200㎡ 상당은 현지보존될 예정이다. 인도 옆 도로 쪽을 추가 발굴하거나 현 발굴 지점을 더 깊게 파면 추가인골이 발견될 가능성이 높지만, 인골 발견 지점이 도로 바로 옆이다 보니 안전상의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발굴팀은 드러난 인골을 수습한 뒤 흙을 덮어 이곳을 보존키로 문화재청과 협의했다고 밝혔다.

한편 진주대첩광장 안쪽에서는 이날, 대첩광장 및 지하주차장 조성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진주대첩광장에서는 그간 조선시대 진주성 외성, 고려시대 토성, 통일신라시대 배수로 등 다양한 유물유적이 발견된 바 있다. 시는 그간 발견된 유적 대부분을 원형보존 후 복토(흙으로 덮음)할 예정이다. 대신 안내판으로 해당 구간이 유적 발견구역임을 알릴 예정이다. /단디뉴스

 

3일 진주대첩광장 조성부지의 모습, 진주성 외성 구간 일부가 보인다. /사진=유근종
3일 진주대첩광장 조성부지의 모습, 진주성 외성 구간 일부가 보인다. /사진=유근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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