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평화연대 등 ‘진실의큐브’ 운동

[단디뉴스=김순종 기자] 동물을 이용한 육식·의료·의류 산업의 잔혹함을 알리는 ‘진실의 큐브’ 운동이 지난 24일 경남 진주에서 진행됐다. ‘진실의 큐브’는 가면을 쓴 참여자들이 사각형 대열로 모여 동물을 이용한 산업의 잔혹함을 시민들에게 영상으로 알리는 거리 운동이다. 2016년 호주 멜버른에 설립된 ‘Anonymous for the Voice(AV)’라는 단체의 Cube of Truth(=진실의 큐브)에서 시작돼 세계로 확산돼왔다. 국내에서도 부산, 제도, 서울 등에서 활동이 이루어져왔지만, 진주에서 이 활동이 열린 건 이날이 처음이다.

 

지난 24일 경상국립대 정문 건너편에서 '진실의 큐브' 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 24일 경상국립대 정문 건너편에서 '진실의 큐브' 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이날 저녁 6시 반부터 8시까지 시민단체 채식평화연대, 쓰줍인(쓰레기를 줍는 사람들) 및 경남시민, 경상국립대학교 학생들은 경상국립대 정문 건너편에서 ‘진실의 큐브’ 운동을 진행했다. 15명 넘는 활동가들은 검은 옷을 맞춰 입고, 가면을 쓴 채 ‘진실’이라고 쓰인 피켓을 들거나 영상이 재생되는 모니터를 들고 지나가는 시민들을 마주했다. 몇몇 행인들은 운동가들에게 다가와 운동의 취지를 묻고,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진실의 큐브’ 운동은 한눈에 보고 어떤 메시지를 전하려는 지 알 수 없는 특징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진실의 큐브’ 운동이 지향하는 바는 이들이 틀어놓은 영상을 통해 알 수 있다. 영상의 내용은 드론과 몰래카메라를 이용해 담아낸 축산업 현장이다. 영상에는 소, 닭, 돼지, 토끼, 양, 여우 등 인간을 위한 산업에 이용되는 동물들의 대규모 밀집 사육현장과 도축현장이 담겨 있다. 잔혹하고 불편한 내용들이 많다. 이날 운동에 참여한 원연희 채식평화연대 대표는 “(시민들에게) 우리의 생각을 주입하거나 강요하고 싶지는 않다”면서도 “(참혹한) 생산과정을 직접 보고 판단한 뒤 소비해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전했다.

빛나리 활동가는 “눈앞에서 누군가 잔혹하게 개나 고양이를 때리는 장면을 보고 그 행위에 동참하고자 하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우리는 매일 밥상에서 그와 결이 같은 행위에 동참하고 있다. 당연하고 자연스럽게 여기기에 사람들은 매 끼니마다 금전적인 선택으로 동물을 학대하고 죽이는, 나아가 기후위기와 환경문제를 악화하는 행위에 투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밥상 위에 올라오기 위해, 인간의 향락과 편의를 위해 동물들이 불필요하고 잔혹한 방식으로 이용되고 있다”며 그간의 인식을 돌아보기를 권했다.

 

지난 24일 경상국립대 정문 건너편에서 '진실의 큐브' 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 24일 경상국립대 정문 건너편에서 '진실의 큐브' 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한편 ‘진실의 큐브’는 채식생활을 직접 강요하지 않으면서도, 시민들이 동물을 이용한 다양한 산업에 의문을 품고 스스로 질문하게 만들어 변화를 도모하는 운동이다. 우리 앞에 보이지 않는 축산업 현장의 진실을 영상으로 알려, 고기를 생산하는 과정 등의 끔찍함을 마주하게 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우리가 자연스럽다고 믿는 육식은 알고 보면, 가장 부자연스럽고 착취적인 산업의 결과”라며 “기업과 자본의 논리가 쉽게 바뀌지 않는다면, 소비자와 시민들의 인식과 습관이 바뀌어야 한다. 진실을 돌아보길 권한다”고 밝혔다. /단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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