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주택 많아져야, 주택 구입 부담 줄어”
“큰 주택, 자원과 에너지 낭비 초래해”

[단디뉴스=김순종 기자] 매년 1인 가구가 늘어나고 있지만, 주택 공급은 중형 아파트에 초점이 맞춰져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022년 말일 기준 1인 가구는 전체 세대 수의 41%안팎을 차지했지만, 주택공급은 국민주택 규모(전용면적 85㎡/25.7평, 분양기준 34평)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까닭이다. 1인 가구 증대에 걸맞게 작은 규모의 주택이 많이 공급돼야 하고, 그래야만 자원·에너지 낭비도 막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일 기준, 우리나라 총 가구 수는 2370여 세대이다. 이 가운데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건 1인 가구로, 전체 가구의 41%p(972만 세대)였다. 2인 가구는 24.2%p(574만 세대), 3인 가구는 16.9%p(401만 세대), 4인 이상 가구는 17.8%p(422만 세대)로, 3~4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에 못 미쳤다. 평균 가구원 수는 2.17명. 1~2인 가구가 늘고 3~4인 가구가 줄어드는 건 10여년 간 이어져온 추세이다.

 

2016~2022년 가구원 수별 세대 분포율[사진=행정안전부]
2016~2022년 가구원 수별 세대 분포율[사진=행정안전부]

1인 가구가 늘어남에 따라 상품시장과 소비자들의 소비방식은 바뀌고 있지만, 주택시장은 이 같은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각종 마트나 음식점에서 1인 조리용 음식이나 식단, 배달메뉴 등이 생기고 있지만, 주택공급 기준은 여전히 국민주택(전용면적 25.7평형/85㎡, 분양기준 34평)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필요이상으로 큰 주택이 공급되고 있는 셈이다.

토지주택연구원의 ‘LH형 적정 주거공간 설정 연구(2021)’에 따르면 1인 가구에 적정한 주택규모는 전용면적 32.6(9.8평)~42.3㎡(12.8평) 사이였지만, 이 같은 규모의 주택은 주택 총수의 20%p 안팎에 불과했다. 2020년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 결과, 전용면적 20~40㎡(6~12평) 규모의 주택은 전체 주택의 11%p였고, 20㎡(6평)이하 주택은 2%p에 불과했다.

1인 가구 비중이 41%p에 달하지만, 국민주택 규모(전용면적 25.7평형/85㎡, 분양기준 34평)는 여전히 4인 가구에 기준을 맞추고 있는 점도 문제이다. 김주영 상지대 교수의 ‘국민주택규모의 적정성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국민주택 규모는 1970년대 4인 가족을 기준으로 정해졌다. 국민주택은 각종 주택공급 및 대출, 조세사업의 기준이 된다는 점에서, 규모 재설정이 필요하다. 지난해 말 기준 평균 가구원 수가 2.17명에 불과한 까닭이다.

 

2019년 신진주역세권에 들어선 한 아파트 ,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단디뉴스DB]
2019년 신진주역세권에 들어선 한 아파트 ,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단디뉴스DB]

곽운학 작은기업연구소장은 1인 가구가 늘고 있는 데, 주택공급은 4인 가구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건 시대변화에 걸맞지 않다고 했다. 그는 규모가 큰 주택이 지어지는 것은 “건설사에 이득이 되기 때문”이라며 “미니멀 하우스(작은집)를 다량 공급해야 1인 가구 다수를 차지하는 고령층, 사회초년생의 집 구매 부담도 덜고, 자원도 아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공, 민간 중심의 작은 주택 공급사업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정은아 진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기후변화 시대, 자원과 에너지를 아끼기 위해서라도 주택규모를 줄여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필요 이상으로 주택을 크게 짓다보면, 그 과정에서 많은 자원과 에너지가 낭비된다. 큰 주택에 살다보니 냉난방을 위해 과도한 에너지를 소모하는 것도 문제라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큰집을 선호하는 사회적 인식이 쉽사리 바뀌기는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규모가 큰집을 선호하는 인식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토지주택연구원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1인 가구가 가장 선호하는 주택 규모는 전용면적 59㎡~85㎡(32.8%, 17~25평)이었으며, 85㎡~102㎡(26.7%, 26~31평), 103㎡~135㎡(19.1%, 32~41평)가 그 다음 순이었다. /단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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