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디뉴스=김순종 기자] 국보 「광해군일기」를 비롯한 병자호란 관련 문화재 100건 252점(국보 1점, 보물 2점 포함)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특별전이 경남 진주에서 열린다.

국립진주박물관(관장 장상훈)은 12월 13일부터 내년 3월 26일까지 특별전 <병자호란>을 개최한다. 병자호란 당시 남양부사 윤계(1603~1636)가 청군에게 죽은 내용을 그린 ‘남양부사 순절도’ 등 새롭게 선보이는 문화재도 있다.

국립진주박물관은 이번 전시로 병자호란의 실제 모습을 정확하게 소개하려 한다고 밝혔다. 병자호란은 조선과 청나라의 전쟁일 뿐 아니라, 명나라도 간접적으로 개입한 전쟁이다. 특별전은 명나라와 청나라의 충돌 속에서 조선이 처한 군사적·이념적 고민을 문화재로 소개하며, 병자호란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

 

특별전 '병자호란' 포스터
특별전 '병자호란' 포스터

전시는 시기별로 파트를 나눠 진행된다.

1부는 ‘병자호란 이전 동아시아의 국제 정세'이다. 1618년 명나라가 후금(이후 청나라)을 공격하려 조선에 파병을 요청할 때부터 1627년 후금이 조선을 침공할 때까지의 주요 인물과 사건을 다룬다. 광해군 일기, 광해군의 잘못된 정치를 바로잡는다는 명분으로 왕위에 오른 인조의 ‘금보(도장, 옥새)’, 인조 즉위 뒤 바닷길로 명나라에 가는 사신단의 여정이 담긴 ‘항해조천도’ 등이 소개된다.

2부는 ‘청 제국의 성립과 조선의 대응’이다. 정묘호란 이후 조선과 후금·명나라 간의 관계 속에서 조선 조정의 대응을 다양한 측면에서 다룬다. 목숨을 걸고 후금과 명나라에 간 사신들을 조명하며, 후금의 군사적 압력에 따른 조선 조정의 고민을 소개한다. 후금에 사신으로 간 위정철(1583~1657)이 여진인에게 받았다고 전해지는 철과 옥으로 만든 퉁소, 척화론자 정온(1569~1641)의 시를 새긴 돌베개, 남한산성을 그린 남한산성도 등이 공개된다.

3부는 ‘병자호란의 발발과 조선의 패전’이다. 청군의 기습적 침공부터 인조가 항복할 때까지의 상황을 다룬다. 17세기 초 명나라가 네덜란드 대포를 모방해 만든 홍이포, 병자호란 당시 남한산성의 항전일지를 기록한 남한일기, 청군의 군사적 역량을 보여주는 호렵도 등이 소개된다.

4부는 ‘조선의 전후 상황과 조·청 관계’이다. 전쟁이 남긴 유산을 생각하는 코너로, 김상헌(1570~1652)이 감옥에서 쓴 시를 묶은 책인 설교시첩, 임경업(1594~1646)의 포부와 기개가 새겨진 추련도, 효종이 직접 짓고 쓴 칠언시, 병자호란 이후 양반 여성의 피란일기인 숭정병자일기 등이 소개된다.

 

특별전 '병자호란'에 전시될 문화재 일부(사진=국립진주박물관)
특별전 '병자호란'에 전시될 문화재 일부(사진=국립진주박물관)

진주박물관은 특별전이 “병자호란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17세기 조선에서 일어난 동아시아 국제 전쟁이 갖는 현재적 의미를 되새기는 소중한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단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