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는 '현지보존' 목소리 계속

문화재청, 경남도, 진주시 관계자가 집현면 신당리 일원에서 발견된 화석산지를 방문했다.
문화재청, 경남도, 진주시 관계자가 집현면 신당리 일원에서 발견된 화석산지를 방문했다.

[단디뉴스=김순종 기자] 문화재청, 경남도, 진주시 관계자는 개구리 발자국 화석 등 백악기 척추동물 11종의 화석이 발견된 것으로 집계된 집현면 신당리 일원을 방문해 이들 화석을 둔 처리방안을 논의했다. 관계자들은 기록조사로 이 공간에 화석이 얼마나 있는지 명확히 조사한 후, 이전보존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지표면에 드러난 화석만이 아니라, 화석을 떼어낸 뒤 아래층에서 나올 화석들도 보존조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30일 오후 4시쯤, 황권순 문화재청 문화보존국장을 비롯한 문화재청 관계자 등이 집현면 신당리 일원을 방문했다. 이들은 현지보존이 아닌 이전보존을 결정하게 된 것은 “이 상태로 (화석을) 야외에 계속 둘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화석이 발견된 지표면에 금이 가고 있고, 풍화속도도 빠르다면서다. 지표면 안쪽에 있다가 바깥으로 드러난 지층은 풍화속도가 유달리 빠르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그대로 두면 화석이 훼손될 수 있는 셈이다.

황권순 문화재보존국장은 이날 지표면에 드러난 화석만이 아니라, 이들을 이전 조치한 후 아래층에서 발견될 추가 화석도 보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층이) 층층이 있어서 (아래층에서 화석이) 또 나올 줄 모른다. (나오게 되면) 또 떼어 내야죠”라면서다. 그러면서 이들 작업이 모두 끝나기 전까지 이곳에서 진행되던 도로공사가 재개될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경남도 관계자는 일단 내년 5월 7일까지 공사를 중지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경남 진주시 집현면 신당리에서 발견된 백악기 화석산지
경남 진주시 집현면 신당리에서 발견된 백악기 화석산지

지역에서 현지보존 요구가 일고 있다는 물음에 황권순 국장을 비롯한 문화재청 관계자는 “전문가들 이야기를 종합하면 현장에서 보존할 여건이 안 되니, 최대한 많은 화석을 이전해서, 화석이 더 이상 갈라지지 않는 상태로 보존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미 경남도 등에 기록화 작업과 이전 작업 등을 요구하는 공문을 내려보냈다고 덧붙였다. 경남도 관계자는 이들 작업을 진행할 전문가를 빨리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거들었다.

관계자들은 현지보존이 힘든 이유를 상세히 설명했다. 지표면에 금이 가고 있고, 화석산지 규모가 크지 않아 현지보존 문화재로서 가치가 다소 떨어진다는 것. 화석산지 일부가 이미 훼손됐고, 빠른 이전조치가 화석을 제대로 보존하는 방법이라고도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기록조사 및 이전 조치를 서둘러야 한다고 입을 모아 이야기했다. 희박하지만, 아래 지층에서 어떤 화석이 나오느냐에 따라 현지보존으로 입장을 바꿀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했다.

이들은 이전보존으로 가닥을 잡았다가 2019년 현지보존 결정이 난 정촌면 육식공룡 발자국 화석산지와 이곳은 다르다고 했다. 정촌면 화석산지는 이전보존을 결정했다가 발굴과정에서 화석 출토 면적이 넓어져, 이전보존이 힘들다고 판단, 현지보존키로 했다는 것. 현지보전을 위해 압성토로 갈라짐 현상도 막았다. 이들은 정촌면 화석산지는 면적이 1만 7500케베에 달하지만, 집현면 신당리 화석산지는 400케베라 이전보존이 비교적 수월하다고도 덧붙였다.

 

집현면 신당리에서 발견된 백악기 개구리 발자국 화석
집현면 신당리에서 발견된 백악기 개구리 발자국 화석

문화재청의 이 같은 입장에도 지역에서는 현지보존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곳 화석산지를 처음 발견했던 김경수 진주교대 교수는 “화석을 떼어내는 것이 오히려 화석의 훼손을 가속화시킬 수 있다”면서 “현장에서 발견된 화석들을 곧장 강화처리하고, 보호각 등을 씌워 있는 그대로 산지를 보존하는 게 옳다”고 주장했다. 문화재청 문화재위원을 지냈다는 성공스님도 “화석이 이렇게나 많이 나왔는데, 현지보존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도로공사가 진행 중이던 집현면 신당리 236-6번지 일원에서는 지난 10월 17일 백악기 개구리 발자국 화석 등 11종의 척추동물 화석이 발견됐다. 김경수 진주교대 교수가 집계한 내용에 따르면, 이곳에서는 백악기 개구리 발자국 화석(100개 이상), 익룡 발자국 화석(30여개), 사족·이족 보행 악어 발자국 화석과 꼬리 흘린 흔적(국내 최초), 새, 도마뱀, 용각·수각·조각류 공룡 발자국 화석, 곤충 보행렬 등이 발견됐다.

앞서 진주시 충무공동 익룡 발자국 화석산지와 정촌면 육식 공룡발자국 화석산지를 발굴조사했던 김 교수는 이 화석산지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 백악기 개구리 발자국 화석이 발견된 곳은 미국과 우리나라뿐이고, 이곳에서 발견된 화석은 그 가운데 가장 오래됐고 수도 많다면서다. 그는 백악기 개구리 발자국 화석이 발견된 곳은 지금껏 미국 유타주(1개), 전남 신안군(21개), 진주시 충무공동(7개)이 전부라고 설명했다. /단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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