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시민사회 행사 빠지지 않고 참석하는
맥박 단원들 “앞으로도 연대할 것”

왼쪽부터 이마주 가수, 김선우 대표(가수)

[단디뉴스=강누리 기자] “노래를 통해 아름다운 것들을 지켜내고 싶어요. 아름다운 것들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에게도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지역 중요 행사나 노동자 집회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노래패 ‘맥박’, 그들은 16일 단디뉴스와 만나 노래를 부르는 이유를 이같이 설명했다.

맥박 단원들은 위로와 희망, 연대가 필요한 곳이라면 마다하지 않고 찾아 무대에 오르기로 유명하다. 지역 문화 행사를 비롯해 농민대회, 환경 행사, 통일 행사, 특히 노동자 집회 현장에서 노래를 불러 달라는 요청이 올 때면 빠지지 않고 참석한다.

맥박은 경상대학교 단과대 노래패와 사회봉사 소모임 '누리' 회원들이 모여 창단한 ‘노래사랑’에서 시작됐다. 이들은 1998년 3월 첫 창단 공연을 한 뒤 2000년 1집 음반 발매를 준비하면서 “쉬지 않고 뛰는 맥박처럼 울림 있는 노래를 하겠다”는 다짐 아래 활동명을 맥박으로 바꿨다.

2004년부터 전업 가수 생활을 시작한 단원들은 2006년 4집 앨범 발매를 끝으로 8명에서 4명으로, 다시 2명으로 줄어 지금은 대표(가수) 선우와 이마주 가수 두 명이 남았지만 활동은 여전히 왕성하게 이어지고 있다.

선우 대표는 16일 맥박의 존재 이유는 “노래 운동”이라고 설명했다. 노래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사회운동을 실현하고 있다는 것. 그는 “노래를 하는 건 자유와 평등이 보장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함”이라며 “이를 실현하는 데 방해가 되는 것에 맞서기 위해 노래한다”고 했다.

노동자를 비롯한 사회적 약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자작곡이 많은 이유도 그 때문이다.

선우 대표는 “노동자 집회 현장이나 농민대회 등을 다니다 보면 노동이 그 값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현실을 마주한다. 사회의 부당함과 약자들의 아픔을 노래로 풀어내고, 그 속에서도 꿋꿋하게 살아가는 사람들과 연대하기 위해 곡을 만든다”고 했다.

그러면서 맥박 곡 중 1집 ‘사람이 있어 행복하다’, 2집 ‘길을 걸어가는 사람아’를 추천하기도 했다.

선우 대표와 이마주 가수는 그동안의 노래패 활동을 회상하며 힘든 부분도 없지 않았다고 했다.

두 사람은 “매번 좋은 노래가 나올 수는 없다. 특히 내 삶도 벅차다고 느낄 때 타인들의 삶을 끊임없이 들여다보고 노래까지 만들어야 한다는 것에 부담을 느끼기도 한다”면서 “그 순간과 감정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숙제”라고 했다.

그럼에도 노래를 통해 응원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할 수 있어 보람이 더욱 크다고 했다.

이마주 가수는 대우조선 하청 노동자들에게 직접 부른 노래를 녹음해 전달한 사례 등을 소개하며, “노동자분들에게 든든한 지지자들이 곁에 있다는 걸 알려드리고 싶었다. 그 뜻이 잘 전달되었을 때 제가 더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최근 진주텃밭 생산자 행사에서 홍순관 가수의 노래 ‘쌀 한 톨의 무게’를 들은 농민들이 감동받은 마음을 전하던 모습도 기억에 남는다고 덧붙였다.

앞으로의 계획과 다짐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두 사람은 “더욱 낮은 곳에서 세상의 아름다운 것들을 노래하고 싶다. 노래로 아름다운 것들을 훼손하는 이들에 맞서고, 그것들을 지키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과 연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2004년 첫 후원을 받았을 때부터 지금까지 18년간 함께 해주고 계신 분들이 있다. 비록 단원 수는 줄었지만 응원하고 지지해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지금까지 이어올 수 있었다. 그런 분들 덕분에 맥박을 시작할 때 품었던 뜻과 가치를 잘 이어 가야겠다고 다짐한다”고 했다.  /단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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