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현안 목소리 높이고, 외연 확장해
2024년 총선 승리하는 게 목표.
민주당 오만했던 부분, 거듭날 것
하지만 이해해줬으면 하는 부분도”

갈상돈 더불어민주당 진주갑 지역위원장
갈상돈 더불어민주당 진주갑 지역위원장

[단디뉴스=김순종 기자] “한 정당이 지역을 독식하니, 지역이 바뀔 것이라는 기대감이 없습니다. 정치적 행위로 무언가 바뀐다는 기대감을 시민들에게 줘야 합니다. 1년 8개월 남은 총선까지 달라진 민주당의 모습을 보여드릴 겁니다. 지역현안에도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당원 수 1만 명을 목표로 나아가겠습니다. 유능한 민주당의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지난달 더불어민주당 진주 갑 지역위원장에 새롭게 선출된 갈상돈 신임 위원장은 3일 진주 민주당을 바꾸어나가겠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지역현안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지역위, 당원들이 마음껏 목소리를 내고 활력 있게 활동할 수 있는 지역위를 만들겠다면서다. 그는 이를 통해 1년 8개월여 뒤 있을 총선에서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 당선자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단디뉴스는 지난 3일 갈상돈 더불어민주당 진주 갑 지역위원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3차례의 전국선거에서 내리 패한 것을 두고 문재인 정권의 탄생배경이 된 촛불민심을 실망시켰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성비위 사건으로 자치단체장이 물러난 뒤에, 애초 약속과 달리 후보를 공천하는 등 민주당이 오만하게 굴었던 부분도 있었다고 했다.

그는 민주당이 다시 한 번 신뢰를 받으려면 “유능한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당 체제 속에서 상대당의 실수로 반사이익(지지)을 얻는 것이 아니라, 문제해결 능력을 보여줌으로써 지지받아야 한다면서다. 그는 “민생문제가 무엇이고, 그 해결책은 무엇인지 제대로 된 전문가들과 토론해 해법을 만드는 게 유능한 정당의 모습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갈 신임위원장은 진주 민주당이 무기력하다는 지적에 “동의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며 진주지역 민주당의 모습을 바꾸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미 기존에 있던 상설위원회에 더해 10여개의 상설위원회를 추가 조직했다”며 “이들 조직을 활성화하는 한편, 지역현안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면서 외연을 확장하겠다. 당원 수를 1만 명으로 늘리는 게 목표”라고 했다.

조규일 시정을 두고는 “과거 이창희 시장에 비해 조규일 시장이 의욕적으로 일을 하는 건 맞다”면서도 “그럼에도 큰 변화는 엿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그는 “지방소멸을 막을 정도의 대책을 강구하는 것도 아니고, 진주에서 대학을 다니고 졸업한 사람들이 진주에 살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데는 뒷전인 것 같다”며 “더 분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갈상돈 진주 갑 신임 지역위원장과의 일문일답.

Q. 진주 갑 지역위원장이 됐다.

갈상돈 : 2018년 진주시장 선거에 나선 뒤 지역위원장 공모에 5번 도전했다. 5번째 도전에서야 지역위원장이 됐다. 지역위원장 임기가 2년인데, 지방선거로 위원장 궐위가 생기기도 했고, 지역위원장 공모가 잦았다. 아무튼 선거 결과(지방선거)가 좋지 않으니 민주당원들의 열의도 많이 떨어진 상태다. 지역위원장으로서 진주에서 더불어민주당도 한 번 해볼만하다는 마음을 당원들에게 불어 넣으려 한다. 또 당원들이 신나게, 즐겁게, 당에서 주인대접을 받으며 활동하게 하려 한다. 그게 민주주의 아니겠나. 넓게는 진주를 바꾸는 변화의 계기, 교두보를 마련할 것이다. 이 같은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당원들, 또 지지해주신 시민들께 고맙다. 결과로 보답할 거다.

Q. 2년여 전, 진주 갑은 사고위로 분류됐다. 화합이 중요할 텐데..?

통합적인 지역위원회를 만들려고 조직을 꾸리는 중이다. 지역위원장 공모에서 경선상대였던 성연석 전 경남도의원을 상설위원장으로 섭외했고, 여러 사람들과 접촉 중이다. 지역위 내에서도 지지자(선거 후보나 지역위원장)가 다른 사람들이 많은데, 누구를 지지했든 함께 하려고 한다. 뭉쳐야 향후 선거에서도 승리할 수 있으니까. 당 화합이 돼야 시민들도 민주당에 모든 걸 맡겨보자는 믿음이 생길 거다. 한편으로는 당원 1만여 명 확보를 위해 노력할 거다. 현재 당원 수가 2천여 명인데, 당의 외연을 넓혀볼 계획이다. 이를 위해 만 명의 권리당원 확보를 위한 ‘만당조강특위’라는 상설위원회도 추가로 신설했다.

Q. 더불어민주당 갑 지역 추가된 상설위는 어떤 게 있나?

기존에 있던 상설위 14개에, 10개의 상설위를 추가로 조직했다. 성연석 전 경남도의원이 맡은 상설위는 진주미래100년위원회다. 진주의 먼 미래를 내다보고 청사진을 그리자는 거다. 지역현안신속대응위원회, 문화관광콘텐츠진흥위원회, 2050탄소중립위원회, 만당조강특위, 경남도청이전 추진위원회 등도 만들었다. 지역현안에 적극 대응하거나 관광콘텐츠를 발굴하는 그런 위원회들이다. 도청이전을 위한 위원회도 있다. 각각이 앞으로 중요한 역할을 할 거다.

Q. 진주지역 민주당이 진보정당에 비해 지역현안에 관심이 적다는 지적도 있다.

진보정당은 권력을 잡기 위해서라기보다, 시민사회운동을 더 효과적으로 하려는 측면이 있다고 본다. 순수한 집단이다. 수는 적지만 응집력도 좋고 서로 위하는 마음도 크다. 민주당은 전국정당으로서 권력을 잡으려는 의지가 강하다. 다만 정치를 왜 해야 하는가 문제의식을 가진 사람보다 의원직 등 자리를 탐내는 사람들이 있지 않은가 싶다. 위원장이 되기 전부터 진주혁신포럼을 통해 시민사회단체와 접촉해왔다. 여러 문제에 나름 목소리도 내왔다고 자부한다. 이번에 지역위에 지역현안신속대응위원회도 만든 만큼 향후에는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겠다.

 

1인 시위를 펼치고 있는 갈상돈 더불어민주당 진주갑 지역위원장 [사진=갈상돈 페이스북 갈무리]
1인 시위를 펼치고 있는 갈상돈 더불어민주당 진주갑 지역위원장 [사진=갈상돈 페이스북 갈무리]

Q. 이야기를 좀 확장하자면, 더불어민주당의 위기라는 지적이 있다.

더불어민주당도 위기이지만, 국민의힘도 위기이다. 역대 대통령 가운데 취임 두 달여만에 지지율이 20%대로 떨어진 사람은 없었다. 윤석열 정부의 위기이자 국가의 위기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민주당이 반사이익에 기대 정치하면 안 된다. 저 쪽이 더 못하기를 기대하거나. 민주당이 먼저 유능한 정당이 돼 지지를 받아야 한다. 무엇보다 문제해결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민생문제를 파악하고, 제대로 된 전문가들과 논의해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 부동산 문제 대응에 있어 전문가 의견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던 부분 등은 반성해야 한다고 본다. 개혁정책을 추진력 있게 진행해야 할 필요도 있다. 추진력과 시점, 방향이 중요하다. 셋 중 하나라도 놓치면 위험하다고 본다. 수사권과 기소권의 분리가 그러하다. 빨리 했어야 했다. 시기를 놓치면 국민들이 피로감을 느낀다. 개혁정책을 제때 제대로 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본다.

Q. 민주당의 위기가 어디서 왔다고 보나? 다양한 분석들이 나온다.

위기라는 말을 두고 서로 생각이 다를 수 있다. 5년 전 우리당이 정권을 잡은 건, 우리가 잘해서 그런 게 아니었다. 박근혜 정부가 국정농단으로 탄핵되고 민심이 떠났다. 촛불시민들이 우리에게 정권을 맡겼다. 우리 힘으로 정권을 잡은 게 아니다. 그런데 마치 우리당이 잘해서 권력을 잡은 것으로 오판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득표율은 41.1%였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번에 받은 48.56%보다 낮았다. 물론 문재인 정부 초기 남북정상회담,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으로 높은 지지율이 나타나기도 했다. 하지만 진행되는 과정에서 몇몇은 제대로 열매를 맺지 못했다. 남북문제는 교착상태에 빠졌고, 최저임금은 자영업자의 반발로 인상이 축소됐다. 코로나로 또 2년 반의 세월을 보냈다. 돌아보면 촛불민심은 민주당을 좋아했던 게 아니다. 박근혜 탄핵 뒤 민주당에 잘하라며 힘을 실어준 것이었다. 그러면서 경고를 주기도 한 것이다. 모든 현안들을 실력 있게 잘 해 나가야 했다. 국민들의 기대보다 유능하지도, 진보적이지도 못했다. 그러다보니 촛불시민들이 실망을 한 게 아닌가.

Q. 조국사태, 위성정당, 3인 선거구 도입 약속 파기 등의 문제도 있었다. 성비위 문제도..

성비위 사건이 일어난 지역구에는 재보궐 선거 시 공천을 하지 않는다는 규정을 어긴 것은 오만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다른 일들은 조금 더 생각해볼 문제이다. 우선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후 일어난 일에는 아쉬움이 있다. 국민의힘이 먼저 위성정당을 만드니, 우리당에서도 두고만 볼 수는 없었다. 애초에 위성정당을 못 만들게 법제화해야 했는데 아쉬운 부분이 있다. 3인 선거구제 약속은 고민해볼 문제이다. 약속을 지키는 것이 반드시 좋은 결과를 내는 건 아니지 않나. 어찌됐든 여야 합의과정에서 반발에 부딪혀 실행하지 못한 부분이 있는데, 선거제도와 관련해서는 앞으로도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사표를 줄이고, 시민들의 이해관계가 반영될 수 있는 방식으로. 조국사건에 대해서는 민주당도 자기성찰, 쇄신이 필요하지만 민주당이 아닌 국민의힘에도 동일한 잣대를 대야 한다. 한동훈과 그 가족의 스펙쌓기 논란은 조국 못지않다. 그런데 검찰은 조국 전 장관은 탈탈 털면서, 한동훈 장관을 두고는 별 문제 삼지 않는다. 언론도 그런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 같다. 균형감을 갖춰야 한다. 조국 전 장관을 수사한 잣대로 똑같이 수사하고 보도했으면 좋겠다. 정경심 교수(조국 전 장관 아내)를 두고는 법원에서 유죄판결이 나왔지만, 조국 전 장관은 아직 최종 선고를 받지 않은 상태이기도 하다.

Q. 다시 지역 이야기를 하자면, 진주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차이를 모르겠다는 시민도 있다.

부끄러워해야 할 부분이다. 시·도의원 공천도 정체성이 분명한 이들을 대상으로 해야 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과 차이가 없다는 말은 동의하지 못하겠다. 민주당 나름의 정의나 진정성이 있다. 그럼에도 사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공공의 이익을 위해 활동하는 사람들이 우리 당에 많아져야 한다고 본다. 먼저 반성하겠다. 그리고 잘해나가겠다. 우리당 시의원들부터 앞으로 차별성을 보여줄 수 있게 힘쓸 것이다.

Q. 조규일 시정은 어떻게 보나? 이번 선거에서 역대 최고 득표율을 얻었다.

최고 득표율이라고 하지만, 반대로 투표율은 역대 최저였지 않나. 투표장에 가지 않은 사람들이 많다. 특히 우리당 지지자들이 그랬다. 조규일 시장이 이창희 전 시장에 비해 의욕적으로 일을 하는 건 맞는 것 같다. 도로도 넓히고, 상습교통정체구간도 틔우고.. 진주에 변화가 없는 건 아닌데, 만족스럽지 않다. 지방소멸을 막을 만한 대책이 없다. 현재의 진주는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얻어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 조 시장은 여기에 좀 소홀한 것 같다. 분발해야 한다.

Q. 2년 뒤 총선에 후보로 나설 건가?

나설 생각이다. 지역을 탄탄하게 만들어 2년 뒤에는 민주당 후보가 더 사랑받고 신뢰받는 그런 분위기를 만들겠다. 그 연장선상에서 총선에 승리할 것이다. 지역현안에도 목소리를 높이고, 지역여당과 시장이 잘못하는 건 비판하겠다. ‘민주당 믿을만하네’, ‘미래를 맡겨보자’ 그런 말이 나오도록 하는 게 목표이다. 그간 다양한 경험을 해왔다. 올해는 지방선거 때 경기도에서 활동하며, 도지사 인수위에서 일하기도 했다. 그 경험들을 진주에 녹여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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