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명 진보단일후보 냈지만, 상황 녹록치 않아.
후보들, 진보정당 의원 필요성 ‘강조’

진보정당 후보들의 유세. 왼쪽부터 이정옥 도의원 후보(녹색당), 전옥희(진보당) 이영실(정의당) 시의원 후보
진보정당 후보들의 유세. 왼쪽부터 이정옥 도의원 후보(녹색당), 전옥희(진보당) 이영실(정의당) 시의원 후보

[단디뉴스=김순종 기자] “올해 지방선거는 뭐시 이상한 게, 후보들이 누군지를 모르겠네. 이전에는 후보들도 많이 비고 하더만. 아침에 맨날 수영 다니는데, 사람들이 그라대. 그냥 빨간당 찍으면 된다고. 파란색 잠바도 보이기는 하던데.. 젊은 사람들은 1번 찍나?”

26일 상평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A씨는 대뜸 이런 말을 했다. A씨의 말이 가볍지 않은 것은 진주지역 정치풍토를 비추고 있기 때문이다. 4년 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약진하긴 했지만, 올해 지방선거는 국민의힘 쪽으로 기울어진 여론이 다시금 감지되고 있다.

민주당도 이번 지방선거 분위기가 답답하지만, 더 갑갑한 건 진보정당 후보들이다. 지난 23~24일 MBC경남이 한국사회여론연구소에 의뢰해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정의당은 3.9%의 지지율을, 기타정당은 1.4%의 지지율을 나타내는 데 그쳤다.

민주노동당 시절에는 40% 이상의 정당 지지율(5회 지선/시 비례/45.25%)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진보정당의 자리는 점차 좁아지고 있다. 7회 전국동시지방선거(2018)에서 진보정당 소속 시의원 당선자가 1명에 그친 데다, 올해에는 이마저도 힘들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진주에서 6.1 지방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진보정당 후보는 모두 6명(비례 포함)이다. 지난 19일 공식선거운동기간이 시작됨에 따라 이들 역시 지역을 돌며 지지를 호소하지만, 반응은 밋밋하다. 거대양당 위주의 정치풍토에, 언론의 관심도 비교적 적기 때문이다.

이들 또한 이를 예측한 듯 올해 지방선거에서 진보정당 간 연합체를 이뤘다. 한 선거구에 진보정당을 대표하는 1명의 후보를 내고, 진보정당 모두가 동의하는 ‘공동 공약’을 제시하면서다. 이는 정당간 간 ‘합종연횡’으로 단 1석만이라도 지방의회 의석을 차지하기 위함이었다.

올해 진주에는 처음으로 녹색당 도의원 후보가 출마했다. 이정옥 경남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이다. 그는 유세차 대신, 유세 자전거를 택해 선거운동을 진행 중이다. 선거운동방식도 독특하다. 행진형 선거운동에, 골목어귀에서 작게 튼 엠프에 의지해 발언한다. 기후위기 해결이 주공약.

진보당에서는 두 명의 후보가 나왔다. 오랜 기간 여성운동에 투신해온 전옥희 후보와 현직 시의원인 류재수 후보이다. 둘 모두 3인 선거구에 출마했지만, 상황이 녹록치 않음은 마찬가지이다. 류 후보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73표차로 3위를 기록하며 당선된 바 있다.

정의당은 비례대표를 포함해 모두 3명의 후보를 냈다. 도의원(비례)을 지낸 이영실 후보와 지역에서 활동해온 김용국 후보, 비례 정순자 후보이다. 정의당은 진보정당 중 비교적 인지도가 높지만, 3월 9일 치러진 선거에서 심상정 후보의 지역 득표율은 2.47%에 그쳤다.

 

진보정당 후보들의 유세. 왼쪽부터 김용국 도의원 후보(정의당), 류재수 시의원 후보(진보당), 정순자 시의원 비례 후보(정의당)
진보정당 후보들의 유세. 왼쪽부터 김용국 도의원 후보(정의당), 류재수 시의원 후보(진보당), 정순자 시의원 비례 후보(정의당)

진보정당 후보들은 25~26일 사이 단디뉴스에 진보정당 소속 의원이 지역의회에 필요한 이유를 설명했다. 특히 거대양당과 진보정당의 다른 점을 거론하며, 지역의회에 진보정당 소속이 필요한 이유를 재차 강조했다.

전옥희 후보(진보당)는 “시민 한 사람의 목소리를 끝까지 듣고, 함께 해결하려는 자세와 의지를 가진 사람들이 진보정당 후보들”이라며 “시민의 편에 서야 할 순간 정당의 이익을 생각하는 거대양당과 다른 후보”들을 지지해달라고 호소했다.

류재수 후보(진보당)는 “거대 양당은 공천만 받으면 당선된다는 생각을 하면서, 의정활동, 시민보다 당내 유력인사를 챙기는 데 집중한다”며 “반면 진보정당은 시민의 삶을 어떻게 챙길지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진보정당이 어렵고 소외된 이들 곁을 지켜왔으며, 시민들을 위해 한 일이 적지 않다고 주장했다. 대리기사, 청소노동자, 수도검침원, 경상국립대 병원 비정규직 노동자의 곁에서 그들을 대변했고, △진주시민 진주성 무료입장 △전 시민 자전거보험 등도 이뤄냈다면서다.

이영실 후보(정의당)는 지난 4년간 경남도의원으로 일하며 “거대 양당 의원 중 좋은 정책을 가지고도 당론에 밀려 정책을 실현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많이 봤다”며 이와 달리 진보정당 후보는 시민 입장에서 일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순자 후보(정의당/비례)도 진보정당의 강점을 거론하고 “강자의 논리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약자들이 권리를 보장받으려면, 다양성이 보장돼야 한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3인선거구제 도입을 국민에게 약속하고 이를 어긴 거대양당의 문제도 꼬집었다.

그럼에도 올해 지방선거에서 진보정당 후보들이 당선될 가능성은 여전히 낮은 것으로 예측된다. 진보정당 당원 A씨는 “진보정당이 시민들에게 신뢰를 받지 못한 부분도 있고, 사표논리라든지 또 시민들이 민주당과 엮어 투표하는 성향이 있어 여러모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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