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교대, 사과문 게재·T/F팀 구성 등 계획
장애인 단체, 11일 만에 노숙농성 해제
점수 조작 추가 의심사례 5건, 수사결과 따라 대응

유길한 진주교대 총장이 이번 사건에 대해 사과하고, 장애인 단체 관계자와 악수를 하고 있다.
유길한 진주교대 총장이 이번 사건에 대해 사과하고, 장애인 단체 관계자와 악수를 하고 있다.

[단디뉴스=이은상 기자] 진주교대가 장애인 학생 입시성적 조작사건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하고 실효성 있는 재발방지책을 내놓을 계획이다. 지난 2일 오후 530분쯤 장애인 단체와 유길한 진주교대 총장 등이 참여한 간담회에서 이번 사건의 후속 조치에 대한 당사자 간 협의가 이뤄진 결과다.

이 같은 협의에 따라 진주교대 측은 이번 사건을 비롯해 그간 학내에서 장애인에 대한 직·간접적인 차별 관행이 있었음을 인정하는 문구를 담은 사과문을 지역 언론 등에 게재하고, 장애인 단체와 연대한 T/F팀을 구성해 발전적인 방향의 장애인 입시 모형 구축 등 실효성 있는 재발방지책을 마련키로 했다. 입학담당자 인식개선 교육 실시, 양측 간 공동실태조사 진행 등이 대안으로 거론됐다.

장애인 단체는 이번 협의에 따라 지난달 23일부터 진주교대 본관 앞에서 텐트를 치고 11일간 이어왔던 노숙농성을 해제키로 했다. 앞서 이 단체는 지난달 23일 진주교대 본관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앞두고 일부 장애인이 화장실 사용을 요구했지만, 학교 관계자가 이를 막아서면서 농성에 돌입한 바 있다.

협의가 이뤄진 것은 이날 간담회에서 상호 간 이견을 좁히기 위한 노력에 진전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진주교대 측의 조직 차원의 장애학생 차별에 대한 인정 실효성 있는 재발방지책 마련이 화두였다. 양 측은 조직 차원의 장애학생 차별 인정이라는 의제를 두고 갈등을 벌이다가 한 발씩 물러섰고, 연대를 통해 합의점을 찾았다.

박수억 진주교대 장애인지원센터장이 “진주교대의 기존 입시시스템에서는 상호 견제 구조가 구축돼 있어 조직적 차원의 차별사례가 나올 수 없는 구조”라고 설명하고 있다.
박수억 진주교대 장애인지원센터장이 “진주교대의 기존 입시시스템에서는 상호 견제 구조가 구축돼 있어 조직적 차원의 차별사례가 나올 수 없는 구조”라고 설명하고 있다.

장애인 단체는 이날 간담회에서 이번 사건은 진주교대에 형성된 비장애인 중심의 장애인 차별적 조직문화로 인해 촉발됐다고 지적했다.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는 진주교대는 그간 이번 사건의 원인을 개인의 일탈에서 비롯됐다며 소극적 태도를 보여왔다. 하지만 꼭 공모 등의 움직임이 아니더라도 이번 화장실 사건 등 학내에 만연한 장애인 차별적 조직문화가 이번 사건을 초래한 직·간접적 원인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대한 진주교대 측의 추가적인 사과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유길한 총장은 총장 사퇴가 이번 사안에 대한 적절한 해법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해당 사건 이외에 진주교대에서 있었던 장애인 차별적 조직문화에 대해 인정하고, 공식적인 사과문을 게재하겠다. 재판 결과가 나오면 대학 책임자를 대상으로 한 징계 처분 등 적절한 조치를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측은 교육부 조사과정에서 제기된 5가지 추가 의혹에 대해선, 수사결과 등이 나오면 협의를 거쳐 적절한 대처방안을 논의키로 했다. 앞서 교육부는 이번 사건으로 진주교대에 대한 조사과정에서 점수 조작 추가 의심사례 5건을 발견, 경찰에 수사 의뢰한 바 있다.

유 총장은 간담회를 마친 후 본관 1층에 모여있던 장애인 단체 관계자를 만나 장애인 학생 입시성적 사건과 일명 화장실 사건에 대해 사과했다. 그는 앞서 있었던 화장실 사건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앞으로 장애인 교사가 적어도 우리 학교에서 차별받지 않는 시스템을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이날 장애인 단체 등은 간담회를 앞둔 오후 4~5시 진주교대 정문 앞에서 장애인 교육권 보장을 구호로 내건 피켓 시위를 진행했다.

한편 지난달 18일 교육부가 발표한 조사결과에서 2018학년도 입시 당시 진주교대 입학팀장이 입학사정관에게 성적조작을 지시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 이번 조사에서 입학사정관이 해당 내용을 제보한 당시, 대학 내 상급자가 이와 관련한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과 점수 조작 추가 의심사례 있다는 점 등이 추가로 확인됐다.

 

장애인 단체 등은 지난 2일 오후 4시~5시 진주교대 정문 앞에서 진주교대 장애인 입시성적 조작 사건을 규탄하며 ‘장애인 교육권 보장’을 구호로 내건 피켓 시위를 진행했다.
장애인 단체 등은 지난 2일 오후 4시~5시 진주교대 정문 앞에서 진주교대 장애인 입시성적 조작 사건을 규탄하며 ‘장애인 교육권 보장’을 구호로 내건 피켓 시위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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