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무 이성자 화백의 ‘천년의 고가’
내고 박생광 화백의 ‘무녀’

일무(一無) 이성자 화백의 ‘천년의 고가’
일무(一無) 이성자 화백의 ‘천년의 고가’

[단디뉴스=이은상 기자] 국립현대미술관이 개최하는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에 진주 출신 작가 2명의 작품이 포함돼 눈길을 끌고 있다. 이들 작품은 일무(一無) 이성자 화백의 천년의 고가’(1961)과 내고(乃古) 박생광 화백의 무녀’(1980)이다.

이들 두 화백은 진주를 대표하는 예술인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번 특별전에 이들 작가의 작품이 포함된 것은 미술계뿐 아니라 지역에서도 상징성이 크다. 이성자 화백의 천년의 고가와 박생광 화백의 무녀에 대한 내용을 소개한다.

일무(一無) 이성자 화백의 천년의 고가

천년의 고가는 이성자 화백(191863~ 200938)이 고국에 두고 온 세 아들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며 언젠가는 아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고 있는 작품이다. 이 화백은 진주출신 작가로 6.25 전쟁 중 프랑스 파리로 유학 간 제1세대 재불 화가다.

그는 1965년 한불수교 이전에는 한국에 들어올 수 없었기 때문에 고국에 두고 온 세 아이와 가족, 모국을 그리워했다. 이 화백의 회고록에는 프랑스에서 활동하던 초창기에 걸음마를 막 떼고 엄마의 품에 안겨 행복한 시간을 보내야 할 그의 세 아들에 대한 생각 때문에 붓을 놓지 않았다라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 화백은 프랑스에서 활동하던 당시, 고국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기 위해 진주1960’(1960), ‘4인의 용맹한 기수’(1960), ‘내가 아는 어머니’(1962), ‘새벽의 속삭임’(1963), ‘오작교(1965)’ 등의 작품을 남겼다. 이 시기의 작품들은 고향에 있는 이들을 언젠가는 다시 만날 것이라는 희망이 담겨있다.

이 화백은 한국 여성 최초로 프랑스에서 미술기법을 배웠고, 프랑스가 수여한 문화훈장을 두 차례 받았다. 진주에는 이 같은 이 화백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2015년 진주시립이성자미술관을 건립한 바 있다. 이성자미술관에는 이성자 화백의 작품을 비롯해 총 376점의 작품이 소장돼 있다.

 

내고(乃古) 박생광 화백의 ‘무녀’.
내고(乃古) 박생광 화백의 ‘무녀’.

 

내고(乃古) 박생광 화백의 무녀

무녀는 민속적이고 원색적인 색감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불교적 색채가 강한 그의 작품은 민족회화의 새로운 세계를 개척했으며, 역사적 주체성을 회화로 표현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갖는다. 또한 일반 회화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무신과 부적이 등장하고 빨강, 노랑, 파랑, 초록 등 오방색들이 강렬하고 생생한 장면을 만들어낸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생광 화백(190484~985718)은 민중들이 지닌 삶의 요소들을 화폭에 진솔하게 담아낸 대표적인 민족화가였다. 그는 당초 1920년부터 해방직전까지 있었던 일본 유학의 영향으로 인해 왜색화가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박 화백은 다양한 시도를 거쳐 기존 화법을 우리 민족 고유의 전통을 담은 방식으로 재창조했다.

박 화백은 전통을 떠난 민족예술은 없다고 강조하며, 토속적인 이미지를 강렬한 색채로 화폭에 담아내 국내 미술계에 반향을 일으켰다. 불교적 색채가 강한 그의 작품은 민족회화의 새로운 세계를 개척했으며, 역사적 주체성을 회화로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성자미술관에는 지난 61일부터 오는 815일까지 박 화백의 작품을 전시하는 내고 박생광-진주에 묻다전이 진행 중이다.

한편 국립현대미술관이 개최하는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은 지난 21일부터 2022313일가지 열린다. 이번 특별전에는 진주 출신 두 화백을 비롯해 김환기 이중섭 등 34명 작가의 작품 50여 점이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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