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대응, 가족과 함께"

행사에 참가한 이들이 일렬로 서 모내기를 하고 있다.
행사에 참가한 이들이 일렬로 서 모내기를 하고 있다.

앞으로는 밥을 남기지 않을 거예요

전통모내기 활동에 참여했던 어린이들의 소감이다. 진주환경운동연합은 지난 23일 반성면에서 어린이, 청소년, 성인 등 35명의 참가자와 함께 전통모내기 활동을 진행했다. 손모내기, 밀서리, 새참 나눠먹기 등이 활동에 포함됐다. 행사는 논습지 보전활동으로 환경위기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려는 목적으로 열렸다.

으윽, 미끌거려요”, “여길 어떻게 들어가요?”

물 댄 논에 맨발이 쑥 들어갈 때마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자지러지게 고함을 질러대며 휘청거렸다. 발을 디딜 때마다 기우뚱거리는 우스꽝스러운 몸짓에 사람들은 웃고 떠들며 미소를 보였다. 부모들은 그런 가족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으며 행복한 한 때를 보냈다. 그렇게 시작된 모내기였지만, 못줄을 따라 간격을 두고 모를 심는 장면은 사뭇 진지했다.

우렁아, 김매기 잘해라~”

또 다른 농사꾼 역할을 하는 우렁이를 논에 넣어주면서 참가자 중 한 명은 이처럼 응원하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이들은 모를 직접 챙겨가 집마당이나 베란다에서 키워보는 실험을 해보기로 했다.

 

밀을 불에 구워먹는 밀서리 시간
밀을 불에 구워먹는 밀서리 시간

밀서리 시간에도 참가자들은 연신 즐거운 모습을 보였다.

어른들은 옛날에 먹었던 밀서리 맛이 지금도 날지 기대감을 표출하며 밀을 구워 먹었고, 아이들은 손과 얼굴에 그을음을 묻혀가며, 선생님이 밀을 구워줄 때가지 기다렸다. 맛있다는 이야기가 연신 나왔다.

이날 행사는 농부가 튼튼한 볍씨를 고르고, 부지런히 논을 갈고 물을 대는 작업에서부터 모내기를 하고 추수를 해 쌀이 밥상에 올라오기까지의 과정을 짧게나마 경험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행사를 마련한 정종운 씨는 기후위기가 코로나19와 같은 위험을 만들었다농부 아저씨들은 지구가 건강해지기 위해 논습지를 잘 가꾸고, 친구들은 지역에서 생상된 건강한 쌀을 맛있게 먹어주는 것만으로 위기 해결에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참가자 이금정 씨는 논 생물이 무서워 처음에는 주저했지만, 앞으로 1년 동안 논생물 탐사와 추수체험까지 이어가고 싶다는 아이를 보면서, 환경과 농업의 중요성을 아는 아이로 자라기를 바라게 됐다고 전했다.

또 다른 참가자 최매원 씨는항상 먹던 밥이 밥상에 오르는 과정을 알게 된 소중한 날이었다오늘 얻은 모를 집에서 아이들과 열심히 키워 추수 때 갖고 오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는 경상남도 람사르 환경재단의 지원사업으로 진행됐다. 행사는 논 생물 탐사, 가을 추수 등으로 올 한 해 동안 이어질 예정이다.

저작권자 © 단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