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권씨 충강공파 동계 권도 선생 시문집 ‘동계집’
경상국립대 고문헌 도서관 소장돼

조선 중기 학자 동계 권도(權濤, 1575~1644) 선생의 시문집을 간행하기 위해 1809년과 1875년에 판각된 ‘동계집’ 목판.
조선 중기 학자 동계 권도(權濤, 1575~1644) 선생의 시문집을 간행하기 위해 1809년과 1875년에 판각된 ‘동계집’ 목판.

[단디뉴스=이은상 기자] 안동권씨 충강공파 종중의 역사가 담긴 목판 문화재가 도난당해 타향을 떠돌다가 5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와 경상국립대 고문헌 도서관에 소장됐다. 문화재는 조선 중기 학자 동계 권도(權濤, 1575~1644) 선생의 시문집을 간행하기 위해 1809년과 1875에 판각된 동계집목판으로, 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233호다.

문화재는 산청군 신등면 단계리 안동권씨 종중에서 관리해 오다가 20169월 도난당해 행방을 알 수 없었다. 201811월 문화재청 문화재 사범 단속반은 충북 충주의 문화재 매매업소를 압수 수색하던 중 우연히 오래된 목판을 발견했다. 내사 결과 목판은 산청 안동권씨 종중의 장판각에 소장돼 있다가 사라진 동계집목판 중 일부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단속반은 문화재 매매업소 창고를 수색, 은닉된 목판 134점을 찾아냈다.

범인은 안동권씨 종중 장판각에서 보관 중인 동계집목판을 세 차례에 걸쳐 빼낸 뒤 문화재 매매업자에게 1000만 원을 받고 팔아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도난 신고된 목판 수는 135점이었지만, 134점만 회수되었다. 나머지 1점의 행방은 확인되지 않았다.

회수된 문화재는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한 채 서울 국립고궁박물관 수장고에 보관됐다. 이에 경상국립대 측은 서울 국립고궁박물관 측에 해당 문화재를 고향으로 인계토록 요청했다. 문화재청, 종중 대표 등과 협의를 거쳐 지난해 12월 해당 문화재는 고향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인계받은 문화재는 도난의 위험이 커 종중 장판각에 다시 보관하기가 어려웠다. 이에 종중 대표는 경남지역 고문헌을 전문적으로 보존·관리하는 경상국립대 고문헌도서관에 해당 문화재를 영구 기탁했다. 고문헌도서관은 3개월간의 보존처리, 훈증 소독, 디지털화 등을 거쳐 지난 20일 종중 대표를 초청, 문화재 영구기탁식을 열었다.

종중 대표 권상혁 씨는 종중의 문화재를 도난당해 조상을 뵐 면목이 없었다. 경상국립대가 관계 기관과 긴밀히 협조해 우리 종중 문화재를 인계받아 영구 보존 관리해 주니, 종중의 큰 다행이 아닐 수 없다고 전했다.

기근도 도서관장은 고문헌도서관은 개인이나 문중에서 관리하기 어려운 고문헌을 수집하여 체계적으로 보존 관리하기 위해 건립된 곳이다. 경상국립대는 경남의 국가거점국립대학으로서 우리 지역의 문화유산을 체계적으로 보존 관리하여 다음 세대에게 전하고, 또한 연구와 교육에 활용함으로써 대학의 공공성 강화와 대학 및 지역 상생발전을 위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권도선생은 입재 노흠, 한강 정구, 여헌 장현광의 문인이다. 1575년 산청 단계마을에서 태어나 1601년 진사시에 합격했다. 사간원 대사간, 영사원종공신 1등 등의 관직을 거쳤다. 별세한 뒤에는 이조판서 직을 하사받았다. 동계집은 모두 84책 분량으로, 서문은 조선 후기 성리학자 정종로가, 발문은 김굉이 각각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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