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노동자 실태조사 결과
저임금, 낮은 복지수준 드러나
경남도 올해 ‘돌봄노동자지원센터’
진주, 김해에 설립 예정

[사진=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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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디뉴스=김순종 기자] 노인, 아이, 장애인 등 돌봄이 필요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일하는 돌봄노동자들이 저임금과 불안정한 고용형태, 낮은 복지수준 속에서 일하고 있다는 실태조사가 나왔다. 돌봄노동은 타인을 돌보고 한 사회를 유지시킨다는 점에서 필수노동으로 평가되지만, 정작 노동자 본인들은 열악한 상황에 놓여 있다는 게 드러난 셈이다.

진주여성회와 경상남도 비정규직노동자 서부지원센터가 지난 4일부터 20일 새 서부경남지역 돌봄노동자 29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온라인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돌봄노동자 가운데 다수(46.4%)는 한 달에 90시간~120시간 일하고, 월 소득은 100만원~200만원(72.9%)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생활비를 벌기 위해 일하는 사람이 다수(65.6%)이나, 대부분의 사람들(79.6%)은 임금만으로 생활하기 힘들다고 했다.

돌봄노동 과정에서 일어나는 언어폭력 등도 적지 않은 걸로 나타났다. 업무수행 중 언어폭력 및 무시(34.3%), 모멸감(26.7%), 성희롱 및 성폭력(6.9%)을 당한 적이 있다는 답변이 70%가 넘었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경험에도 무조건 참거나(31.6%) 동료상담 등으로 해결하는 경우(20.4%)가 대부분이며, 기관에 마련된 공식 절차를 통해 해결했다는 답변은 극히 일부(4%)에 불과했다는 점이다.

고용불안을 겪고 있거나, 법적으로 보장된 휴가를 사용하지 못한다는 답변도 과반을 넘겼다. 돌봄노동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낮다는 응답도 많았다. 돌봄노동자 가운데 63.6%는 고용불안을 겪고 있다고 답했으며, 고용상태에 만족한다는 답변은 7.8%에 불과했다. 돌봄노동자에 대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는 사회적 인식이 많다는 답변도 43.0%에 달했다.

돌봄노동에 대한 존중과 처우 개선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돌봄노동자들은 무엇보다 명절상여금, 보수교육비, 경력수당, 교통비 지급 등의 수당확대(37.6%)가 필요하다고 했다. 임금개선(22.1%), 돌봄 노동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17.5%), 고용안정을 위한 대책(11.9%), 생활이 가능한 안정적 근무시간 보장(10.9%)이 필요하다는 답변도 적지 않았다.

한편 경남도는 올해 돌봄노동자 지원센터를 진주시와 김해시에 1개소씩 설치할 예정이다. 돌봄노동자 지원센터는 돌봄노동자의 권익보호를 주목적으로 돌봄노동자 실태조사와 연구, 정책개발 등을 수행할 예정이다. 돌봄노동자 건강관리, 직업·심리상담, 역량강화 지원 등의 서비스도 제공한다. 경남도는 앞서 지난해 8월 창원시에 돌봄노동자 지원센터를 개소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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