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유근종]
[사진=유근종]

입춘도 지나고 여기저기서 꽃 소식이 들리는 2월이다.

흔히 바이올린 협주곡이라 하면 거창한 작곡가들의 곡을 떠올린다. 얼마 전 서울발() 음악회 글을 보고 오랜만에 중국 작곡가 첸 강, 허 잔하오의 바이올린 협주곡 Butterfly Lovers 음반을 꺼냈다.

Butterfly Lovers는 중국에서 전해오는 이야기이다.

위키백과의 설명을 따르면 세도가의 천방지축인 축영대(祝英台)를 시집보내기 위해 그녀의 부모는 남자만 학생으로 받는 서원에 축영대를 남자로 변장시켜 입학시킨다. 축영대는 그 곳에서 운명적으로 양산백(梁山伯)을 만나 3년간 함께 공부하며 우정을 나눈다. 어느 날 축영대는 아버지의 급한 부름을 받고 집으로 돌아가게 되고 양산백은 그녀가 떠날 때에야 축영대가 여자라는 사실을 깨닫고는 평생을 함께 할 것을 약속한다. 그러나 축영대는 부모의 뜻대로 마원재에게 출가하게 되고 이를 알게 된 양산백은 병을 얻고 죽는다. 혼례를 위해 마원재의 집으로 가던 중, 이 사실을 알게 된 축영대는 양산백의 무덤으로 다가가는데, 갑자기 양산백의 무덤이 갈라지며 축영대는 무덤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둘의 영혼은 나비가 되어 날아간다.”

Butterfly Lovers는 중국의 두 작곡가에 의해 이 설화를 바탕해 현대 음악의 어법으로 쓰여진 바이올린 협주곡이다. 내가 이 음악을 알게 된 건 까마득히 오래된 시절인데 아마도 1990년대에 있었던 어느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장면에서 이 음악을 처음 들었던 것 같다.

중국인 아니면 중국계 피겨 선수가 이 음악에 맞춰 연기를 펼쳤는데 난 스케이팅 장면보다는 이 음악에 빠져들었고 이 곡이 Butterfly Lovers란 걸 알게 됐다. 정말 뭐 이렇게 좋은 곡이 다 있나 싶었다.

그 때는 요즘처럼 검색만 하면 금방 들을 수 있는 시대가 아니었으니 음반을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마침 당시 중국어를 전공한 지인이 있어 얘기를 했더니 중국 출장길에 음반을 구해 주셨다. 처음엔 같은 곡을 다른 연주자가 연주한 버전으로, 나중엔 주제 선율을 여러 악기가 연주한 게 수록된 음반으로. 역시 중국 작곡가의 곡이서인지 얼후(Erhu) 버전의 느낌이 참 좋다.

이제 곧 겨울 추위도 한 풀 꺾이고, 꽃 피는 봄이 올테니 나비 연인바이올린 협주곡 들으며 봄을 맞는 것은 어떨까.

얼후 버전 https://www.youtube.com/watch?v=tu5XohUR3Pg

바이올린 버전 https://www.youtube.com/watch?v=h7KlnK39Up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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