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강유등축제 펜스·가림막 설치 시작...논란은 계속

[기획] '유료화 첫해' 진주 남강유등축제를 톺아보다

2015-09-22     이영호 기자

남강에 유등이 띄워졌다. 부교도 놓였다. 진주성 촉석문 앞에는 펜스가 설치됐다.

올해부터 진주남강유등축제가 유료화로 전환된 가운데 진주시와 진주문화예술재단은 펜스 설치 공사를 시작했다. 진주교와 천수교는 등만 달려 있을 뿐 아직까지 가림막은 설치되지 않았다.

▲ 남강에 놓인 부교

펜스는 촉석문 앞에서 진주교~망경동 천년광장·중앙광장~천수교 구간 남강변 약 2km에 설치된다. 시와 재단은 “축제장 주변에 설치되는 펜스와 가림막은 단순 통제기능을 넘어 설치미술과 캘리그라피 등 예술성이 담긴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성벽등(500m), 캘라그라피 형태의 가림막(800m), 창작등 터널 등으로 꾸민다는 계획이다. 펜스 설치 비용은 3600만 원 정도로 추산된다.

펜스와 가림막 설치가 완료되면 8곳에 매표소 역할을 하는 출입구가 설치된다. 현재 진주성으로 들어갈 수 있는 출입구 3곳(촉석문, 공북문, 서문)을 포함해 문화원 아래 남강둔치와 진주교 아래 망경둔치, 망경동 중앙광장, 천수교 입구 녹지대, 음악분수대다. 사전예매를 하지 않았을 경우 매표소에서 입장료(성인 1만 원)를 내고 축제장에 들어가야 한다.

▲ 진주성 촉석문 앞에서 진주교까지 설치된 펜스
▲ 망경동 쪽에 설치된 펜스

펜스 설치가 시작되면서 축제 유료화에 대한 논란도 뜨거워지고 있다. 김00 씨는 페이스북 진주사람들 그룹에 “예산이라는게 결국 시민의 세금으로 이루어진 것이고 지역축제란 그 세금으로 다시 시민들에게 쓰는 공공성이라 볼 수 있는데 민간기업처럼 투자와 수익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이유는 무엇인지 궁금하다”고 적었다.

남강 조망권에 대해 김 씨는 “바리케이트처럼 무임입장을 막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였는데 다리 쪽에 설치된 가림막은 그 의미가 궁금하다”며 “다리에서의 가림막은 입장을 막겠다는 의미가 아니라 돈 내지 않은 사람들은 유등을 보지 말아라는 눈가림막의 의미는 아닌지요?”라고 말했다. 그는 “시민은 누구나 남강을 바라볼 권리가 있습니다. 그 권리에 대한 침해는 어떤 이유에서 가능한지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강00 씨는 “축제의 세계화를 위한다는 명목아래 오랫동안 지역주민들의 축제라는 중요한 기치를 놓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미 부교 등 부분적인 유료화를 진행했었고 잠재적 경제가치가 수백억원에 달한다고 광고했었는데 굳이 큰 비용의 입장료를 만들어서 잠재적인 관광객들에게 거부감을 만들 필요가 있나 싶습니다. 만원이 아니라 그 만큼을 들여도 가고싶은 컨텐츠를 충분히 구비해놓고 한 것인지 걱정”이라고 지적했다.

▲ 음악분수대 윗편에 설치준비 중인 가림막

일부에서는 유료화가 이미 결정된만큼 축제가 끝난 후 평가하자는 의견도 있다.

박00 씨는 “어차피 정부 지원도 뚝 끊겼고 그렇다고 시민 세금으로 할순 없잖아요. 입장권을 꼭 안좋게만 볼수 없어요. 교통도 조금 편해질테고 축제 질도 좋아진다니까 한번 경험해보죠”라고 말했다.

페이스북에서 축제 유료화에 대한 토론방이 개설된 것에 대해 김00 씨는 “등축제가 끝난후 설문과 토론을 하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유료화를 하면서 여태까지와는 차별화도 많이 했다는 추진위측의 말도 있으니 본 토론은 행사가 끝난 후에 하자”고 말했다.

▲ 남강에 설치 중인 유등

진주시는 “2011년 유등축제는 국도비가 10억원 지원되었지만 올해는 3억원으로 줄었다”며 “시민이 낸 예산으로 무한정 축제예산을 지원한다면 시민부담만 늘어난다”고 유료화 결정 배경을 밝힌 바 있다.

진주시 관계자는 “이번 유료화는 축제발전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지만 매년 축제기간동안 되풀이되는 교통 혼잡, 축제장 안전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