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빈 집 "엄마·아빠 로봇 있었으면…"

2016-03-18     경남도민일보 제휴=이서후 기자

인공지능(AI)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AlphaGo)와 프로 바둑 기사 이세돌 9단의 바둑 대결로 최근 인공지능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경남 함안에 있는 호암초등학교 박대현 교사도 최근 곰곰이 생각해봤습니다.

"알파고를 만든 기업에서 얼마 전에 눈 쌓인 산길도 걷고, 발로 차도 꿋꿋하게 물건을 들고 옮기는 로봇을 개발했는데 이 기업이 만든 인공지능과 이 로봇이 합쳐진다면 정말로 로봇이 사람 하는 일을 대신하겠구나."

그래서 반 아이들에게 "인공지능 로봇이 생기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무슨 일이 시키고 싶어?" 하고 글쓰기 주제를 주었답니다.

숙제를 시킨다, 글쓰기를 시킨다, 청소를 시킨다, 대신 학원에 가게 한다 등 아이들의 대답은 다양했지요. 그러다 한 아이의 글이 박 교사의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엄마 로봇과 아빠 로봇이 있었으면 좋겠다. 왜냐하면 엄마 아빠가 바쁘셔서 엄마 아빠 로봇이 학교 갔다 오면 반겨 주었으면 좋겠다."

호암초등학교 4학년 서효민 양의 글입니다.

박 교사는 곧 효민이의 속마음을 알아챕니다. 사실은 엄마 아빠 로봇이 일을 하러 가고 집에 오면 진짜 엄마 아빠가 자신을 반겨 주었으면 한다는 것을요.

그러고 보니 요즘 아이들에게는 인공지능보다 사랑이 더 필요하지 싶습니다.

▲ 함안 호암초 4학년 서효민 양이 쓴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