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영 칼럼]임윤찬 상찬(賞讚)

2025-11-05     신지영 경상국립대 철학과 교수

나는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한 콩쿨에서 우승한 후 한창 주목받을 때는 그 소식을 알지 못했다.

그가 나에게 처음 인지된 것은 우연히 본 그의 짤막한 인터뷰에서였는데, 그는 피아니스트이기 이전에 매우 인상적인 사람이었다.

그가 하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란 지점이 있었는데, 하나는 그가 연주할 때 우륵의 <애이불비>를 떠올렸다고 말하는 부분이었고, 다른 하나는 매일 피아노 연습을 할 때 중요한 것은 한 개의 음을 쳤을 때 그 음이 <그의 심장을 강타> 해야 한다는 점이라고 말하는 부분이었다.

이탈리아 일간지 ‘라레푸블리카’와 한 인터뷰

그는 그 한 음이 그의 심장을 강타할 때까지 몇 시간이고 계속 연습한다고 말했다

그 한 음을 말이다

피아노 음이 "심장을 강타해야 한다."

정말 눈이 번쩍 뜨이는 말이었다

'우륵의 <애이불비>를 생각하면서 피아노를 연주했다고? 저렇게 어린 나이에?'

그 인터뷰를 보던 당시 내 마음이 이랬다

그는 2004년생으로 현재 21세이며, 반 클라이번 콩쿨에 우승하여 우륵을 언급한 인터뷰를 한 해는 2022년으로 당시 18세였다.

올해 다시 한번 눈길을 끄는 인터뷰를 한 바 있었는데 그의 발언은 매우 단호했다.

그는 한국이 그립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하면서, 그가 한국에서 보낸 마지막 학업생활은 매우 고통스럽고 지옥 같았으며, 죽고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한국은 작고 인구가 많아 경쟁이 치열하고, 그 때문에 다른 사람을 해치기도 한다고 말하면서, 그가 17세가 되면서 재능을 보이자 정치인과 사업가들이 부적절하게 개입하기 시작했고, 그로 인해 그 자신은 큰 슬픔에 빠졌다고 말했다.

모든 말들이 탁월해서 더 이상 손 볼 곳이 없었다.

'저 나이에 저걸 안다구?'

그렇게 생각했던 나는 이미 나의 스무 살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

스무 살이면 모든 것을 이미 다 알 수 있는 나이다.

다만 가슴 아픈 것이 있다면, 그 스무 살이 느끼는 우리나라가 죽고 싶어질 정도로 고통스러운 곳이라는 점, 그래서 그들을 슬픔으로 가득 채우는 곳이라는 점이다.

그러나 자기감정에 솔직하고 그 감정을 대면할 힘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면, 그러한 스무살들은 이 고통을 느끼지조차 못할 수 있다.

그들은 너무 슬퍼서 정말 죽을지도 모르는 지경에 내몰리지 않기 위해 자신을 고통스럽게 하는 것들을 숭배하기로 결심하기도 하는 것이다.

슬픔과 고통과 지옥과 숭배가 교차하는 스무살들의 마음에 여유와 따뜻함과 배려를 선사하는 사회가 차츰 우리에게 다가오기를 바란다.

언젠가 너무 멀지 않은 그 때에

경상국립대학교 신지영 철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