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을 넘어 기록으로”

"진주시민사회운동가의 삶을 조명하다"

2025-05-20     서성룡 편집장

 

33년전 1987년 진주지역 6월 민주화운동의 발원지인 경상대학교 가좌캠퍼스에 6월 항쟁을 상징하는 표지석이 세워졌다. 민주항쟁 표지석.

지난 시절, 광장의 열기로 군사정권을 몰아내고 이 땅에 민주주의의 씨앗을 뿌렸던 사람들이 있습니다.

어떤 이는 변절하고, 어떤 이는 정치권에 들어가 권력의 일부가 되거나 사회운동과는 무관한 삶을 살기도 했지만, 묵묵히 자리를 지키며 후배들에게 든든한 언덕이 되어주신 분들도 많습니다.


무도한 군사정권을 무너뜨리고 민주화된 나라를 만들겠다는 하나의 목표점을 향해 뭉치고 싸웠던 시대와 사람들이 있었기에, 지금 대한민국은 세상 사람들로부터 존경과 부러움의 대상이 될 정도로 민주주의가 살아 숨 쉬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민주주의는 안정성과 미래 예측 가능성을 높여 대한민국이 전후 독립 국가들 중에서 유래 없는 경제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배경이 되었습니다. 

민주화된 세상에서 우리는 가치의 다변화를 넘어 모든 것이 돈으로 환산될 수 있다고 믿는 가치의 실종 시대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무한경쟁 속에서 극단적인 양극화와 노인빈곤, 극단적인 최저 출생률, 최악의 자살률 등은 대한민국이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문제가 되었습니다.

입고출신(入古出新)

길을 잃었을 때는 길을 돌아보는 것이 상책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눈길을 먼저 걸어간 선배 활동가들의 발자취를 돌아보고자 합니다.

70,8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진주의 노동현장에서 교육 현장에서 시민사회에서 농업현실 속에서 역동의 시간을 겪으며 사회 진보와 민주주의, 평등세상을 이루기 위해 활동했던 선배 활동가들의 발자취를 기록으로 남기고자 합니다.

진주에는 노동운동과 농민운동, 교육운동, 환경운동, 여성운동, 시민운동 등 빛나는 지역운동 역사가 있습니다. 

진주시민사회활동가기록위원회는 진주지역에서 활발하게 일어났던 사회운동을 돌아보고, 그 주역들의 생생한 증언과 삶의 흔적을 수집해 기사와 책으로 엮는 작업을 시작합니다.

오는 6월에 두 차례 교육과 포럼을 시작으로 7월부터는 본격적인 인터뷰와 자료 수집, 집필 활동이 이어질 예정입니다.

일흔을 넘긴 활동가를 중심으로 각 부문운동별 서너명씩 총 20여 분이 일차적인 기록 대상이 될 것입니다. 

앞서 걸어간 진주지역 선배 활동가들에 대한 기록 작업에 관심과 힘을 모아 주시길 바랍니다. 선배 활동가들의 활동을 채록하고, 집필하는 일에 함께 하실 분들도 모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