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담] 질문으로 시작하는 생태 감수성 수업

"새로운 눈으로 자연과 생명을 탐험하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합니다."

2024-08-06     오광석

마르셀 프루스트(프랑스 작가)는 이렇게 말했다.

“진정한 탐험이란 새로운 풍광이 펼쳐진 곳을 찾는 게 아니라 새로운 눈으로 여행하는 것이라고 했어요. 늘 보던 풍경을 새로운 눈으로 탐험하다 보면 얼마나 새로운 것들이 보일까요? 그리고 얼마나 더 알고 싶은 게 많이 생길까요? 모르던 것을 알게 되면 이해하는 범위도 넓어지고 그래서 더 큰 세상을 경험하게 된답니다.”- '여는글' 중에서

119가지로 질문하는 열두 달 환경 인문학글/그림 최원형 (블랙피쉬 / 17,000원)

<질문으로 시작하는 생태 감수성 수업> 책을 저자 사인을 받아 선물 받았다. 책 제목을 보면서 조금 어색한 느낌이 들었다.

직업이 교사라 '질문'이 최고의 관심거리 가운데 하나이다. 질문은 배움에 있어 늘 길을 찾는 ‘길잡이’이자 ‘동력’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에게도 지금껏 살아가오면서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내가 가장 많이 성장했다고 여겨왔다. 그래서 질문하고 답을 찾는 과정이 삶을 온전케 한 힘이라 믿는다.

하지만 ‘'생태 감수성'을 과연 ‘질문’을 통해 배운다고? 순간 고개가 갸우뚱해졌다. 평소 내가 생각해오던 생태 감수성은 자연을 온전히 온몸으로 만날 때만 비로소 기쁨과 즐거움. 아름다움, 경외감, 경이로운 경험이 쌓여갈 때 생긴다고 믿고 있었는데, ‘질문을 통해’ 그런 감수성을 느낄 수 있을까? 궁금했다.

우선 책의 목차를 살펴보았다. 평소 생태와 환경 관련 분야 책을 즐겨 읽는 나로서는 어쩌면 조금은 식상한 이야깃거리일 수도 있겠다 싶었지만 점점 책을 읽어갈수록 흥미로워지기 시작했다.

그동안 막연하게 ‘알고 있다’고 여겼던 자연과 생명에 대해 좀 더 깊이 있게 접근해 쏙쏙 들이 알려주는 느낌은 나를 자연과 생명의 세계로 이끌었다.

책 속에는 작가가 던지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며 주변의 모든 생명 자체가 놀라움의 연속이며, 모든 생명이 자연이 연결되어있고, 그것은 곧 나와 이어져 있음을 알아차리게 된다.

이쯤되면 단순한 활자가 아닌 거대한 생태계를 통과하는 체험을 하게 되는 셈이다. 제대로 된 자연을 경험하기 어려운 현대인에게 생태 감수성을 일깨우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는 책이다. 

폭염으로 힘든 나날, 지구별에서 함께 살아가는 한 생명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는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최원형 작가는 연세대학교에서 공부하고 잡지사 기자와 EBS, KBS 방송 작가로 일했습니다. 생태·에너지·기후 변화와 관련해 여러 매체에 글을 쓰고 강의를 하며 시민 교육에 힘쓰고 있으며, 지은 책으로는 《사계절 기억 책》, 《달력으로 배우는 지구환경 수업》, 《왜요, 기후가 어떤데요?》, 《라면을 먹으면 숲이 사라져》, 《착한 소비는 없다.》, 《환경과 생태 쫌 아는 10대》, 《10대와 통하는 환경과 생태 이야기》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