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유료화 첫해' 진주 남강유등축제를 톺아보다

남강에 유등이 띄워졌다. 부교도 놓였다. 진주성 촉석문 앞에는 펜스가 설치됐다.

올해부터 진주남강유등축제가 유료화로 전환된 가운데 진주시와 진주문화예술재단은 펜스 설치 공사를 시작했다. 진주교와 천수교는 등만 달려 있을 뿐 아직까지 가림막은 설치되지 않았다.

▲ 남강에 놓인 부교

펜스는 촉석문 앞에서 진주교~망경동 천년광장·중앙광장~천수교 구간 남강변 약 2km에 설치된다. 시와 재단은 “축제장 주변에 설치되는 펜스와 가림막은 단순 통제기능을 넘어 설치미술과 캘리그라피 등 예술성이 담긴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성벽등(500m), 캘라그라피 형태의 가림막(800m), 창작등 터널 등으로 꾸민다는 계획이다. 펜스 설치 비용은 3600만 원 정도로 추산된다.

펜스와 가림막 설치가 완료되면 8곳에 매표소 역할을 하는 출입구가 설치된다. 현재 진주성으로 들어갈 수 있는 출입구 3곳(촉석문, 공북문, 서문)을 포함해 문화원 아래 남강둔치와 진주교 아래 망경둔치, 망경동 중앙광장, 천수교 입구 녹지대, 음악분수대다. 사전예매를 하지 않았을 경우 매표소에서 입장료(성인 1만 원)를 내고 축제장에 들어가야 한다.

▲ 진주성 촉석문 앞에서 진주교까지 설치된 펜스
▲ 망경동 쪽에 설치된 펜스

펜스 설치가 시작되면서 축제 유료화에 대한 논란도 뜨거워지고 있다. 김00 씨는 페이스북 진주사람들 그룹에 “예산이라는게 결국 시민의 세금으로 이루어진 것이고 지역축제란 그 세금으로 다시 시민들에게 쓰는 공공성이라 볼 수 있는데 민간기업처럼 투자와 수익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이유는 무엇인지 궁금하다”고 적었다.

남강 조망권에 대해 김 씨는 “바리케이트처럼 무임입장을 막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였는데 다리 쪽에 설치된 가림막은 그 의미가 궁금하다”며 “다리에서의 가림막은 입장을 막겠다는 의미가 아니라 돈 내지 않은 사람들은 유등을 보지 말아라는 눈가림막의 의미는 아닌지요?”라고 말했다. 그는 “시민은 누구나 남강을 바라볼 권리가 있습니다. 그 권리에 대한 침해는 어떤 이유에서 가능한지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강00 씨는 “축제의 세계화를 위한다는 명목아래 오랫동안 지역주민들의 축제라는 중요한 기치를 놓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미 부교 등 부분적인 유료화를 진행했었고 잠재적 경제가치가 수백억원에 달한다고 광고했었는데 굳이 큰 비용의 입장료를 만들어서 잠재적인 관광객들에게 거부감을 만들 필요가 있나 싶습니다. 만원이 아니라 그 만큼을 들여도 가고싶은 컨텐츠를 충분히 구비해놓고 한 것인지 걱정”이라고 지적했다.

▲ 음악분수대 윗편에 설치준비 중인 가림막

일부에서는 유료화가 이미 결정된만큼 축제가 끝난 후 평가하자는 의견도 있다.

박00 씨는 “어차피 정부 지원도 뚝 끊겼고 그렇다고 시민 세금으로 할순 없잖아요. 입장권을 꼭 안좋게만 볼수 없어요. 교통도 조금 편해질테고 축제 질도 좋아진다니까 한번 경험해보죠”라고 말했다.

페이스북에서 축제 유료화에 대한 토론방이 개설된 것에 대해 김00 씨는 “등축제가 끝난후 설문과 토론을 하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유료화를 하면서 여태까지와는 차별화도 많이 했다는 추진위측의 말도 있으니 본 토론은 행사가 끝난 후에 하자”고 말했다.

▲ 남강에 설치 중인 유등

진주시는 “2011년 유등축제는 국도비가 10억원 지원되었지만 올해는 3억원으로 줄었다”며 “시민이 낸 예산으로 무한정 축제예산을 지원한다면 시민부담만 늘어난다”고 유료화 결정 배경을 밝힌 바 있다.

진주시 관계자는 “이번 유료화는 축제발전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지만 매년 축제기간동안 되풀이되는 교통 혼잡, 축제장 안전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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