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혓바닥 소설] 독거노인의 뒷간文 - 1

"도대체 저 배안에 뭐가 들어 이시꼬?"

한참동안 곁눈질로 살펴보고, 재보고, 훓어보고, 스캔해보더니 도저히 참지못하겠다는 표정으로 그녀가 던진 말이다.

'네가 생각하기에 뭐가 들어있어야 될 것 같니? 애라도 하나 들어 있어야 돼?'

라고 단호한 어조로 봉기라도 하고 싶었지만, 전투력이 현저하게 상대가 되지않는 관계로 "잘 믿어지진 않겠지만 이거 인격이야" 하고 예의 그 탐스럽고 초절정 귀여운 배를 쓰다듬으며 수줍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게 어째 인격이고?"

참으로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그녀가 다시 내뱉았다.

"응 아직까지는 인격이야."

하고 역시나 수줍은 표정으로 응대를 해드렸다.

"도대체 어디까지가 인격인데?"

기도 안찬다는 듯한 표정이다.

"응 그런게 있어......"

입이 근질거렸지만... 나는 아직 신선한 공기를 들이마시고 싶은 욕구로 불타오르고 있었다. 이제 용기내어 그 때 하지못한 이야기를 할려고 한다. 공소시효는 충분히 지난 듯 하다.

우선 탐스럽고, 귀엽고, 만져보고 싶게 만드는 배가 왜 인격이 되었는지는 나도 모른다. 옛날부터 들어왔던 말이다. 관습적으로 전해져 온 이 말을 증명하고자 하는건 아니다.(물론 후에 증명할 자신이 생기면 글로 옮기고 싶은 욕구는 충분히 있다.) 이야기하고 싶은건 어디까지 인격이냐 하는 문제에 대한 것이다.

본론으로 들어가자. 집에 전신 거울이 있으면 좋겠다. (없다면 동네 목욕탕으로 가자) 목욕탕에서 하듯이 옷을 훌훌 벗어 던지자.(아참, 유사시를 위해 방문을 먼저 잠그는 걸 잊지 말자.) 거울을 향해 가슴을 쫙 펴고 자신있게 당당하게 서자.

자 어떤가? 눈 앞에 뭔가 굉장한, 거대한, 웅장한 따위의 수식어가 붙을 것 같은 그 무언가가 금방이라도 돌격할 것 같은 태세를 취하고 있는 것이 보이는가? 흡족한 미소를 지어주자. 이제 차렷 자세를 취하고 시선을 옮겨 고개만을 숙여 아래를 보자.

어떤가? 여전히 굉장하고, 거대하고, 웅장한 자태를 뽐내고 있는가? 혹시 요술인듯 마술인듯 감쪽같이 사라져 버린건 아닌가? 스크래치난 자존심을 회복하고자 모 국회의원이 한것처럼 급하게 모바일로 비키니 화보 사이트에 접속하거나 은근슬쩍 왕복운동을 하고 있는건 아닌가? 미안하지만 둘 다 파울이다.

오직 내추럴한 상태이어야 한다. 그렇다. 고개를 숙였을 때 자신이 보일 때까지가 인격의 한계선이라고 이야기 할 수 있겠다. 그 이상은 그냥...... 뭐 편의상 덩어리 정도로 해두자. 대저 인격이란 자신을 성찰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남자에게만 해당하는 이야기였다. 여자는 모른다는 것을 밝힌다.)

사족: 어쩌면 스낵인들이 볼멘 소리를 할지도 모르겠으나 단호하게 예외는 없다. 부디 아내님들이여, 혹여 짜증나는 일이 있더래도 '저걸 그냥 갈매기한테나 줘버려?' 라는 공포스런 협박은 삼가해 주시기를 바란다. 시각적으로 매우 불만스럽겠지만, 그들의 인기를 반영하는 이런 노래도 있지 않는가.

'손이 가요~ 손이 가~ 새.......'

https://www.youtube.com/watch?v=mU4Rfe41cDo&feature=youtu.be

[영상 출처: 영화 '사랑이 무서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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