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어떻습니까] <5> 새노리

새노리는 ‘새로운 노동자의 소리’라는 뜻이다. 새노리는 1989년 5월 풍물패로 세상에 첫 선을 보였다. 풍물패 창단 이후 일하는 사람들이 문화예술을 하며 지역의 젊은 문화단체로 활동해 왔다. 지난 2011년 3월에는 문화예술 분야에서 ‘경남형 사회적기업’으로 인증받았다.

새노리는 진주시 외곽에 독립공간을 갖춰 자리잡고 있다. 서진주 IC 근처 판문동 자연 속에 연결된 2층 건물 2동을 갖고 있다.

7일 김귀영 대표를 만나 새노리가 요즘 어떤지 들어봤다.

▲ 새노리 김귀영 대표

노동자 문화센터로 출발...사회적기업으로 성장

새노리는 풍물과 타악, 댄스, 밴드 등 다양한 장르의 활동을 통해 문화향유 기회가 부족한 지역민들과 함께 호흡하고 있다. 사회적기업인 만큼 취약계층의 일자리 창출과 삶의 질을 높이는 문화나눔을 실천하기 위해 공연과 문화예술교육사업을 펼치고 있다.

5년째 새노리를 운영하고 있는 김 대표는 “새노리의 역사는 깊다. 원래 노동자 문화센터였다. 노동자들이 취미생활로 문화예술활동을 해 왔다”며 “2009년부터 준비해서 젊은피를 수혈하고 사회적기업이 됐다. 회원들이 중심이었다가 예술단원을 직원으로 받아들였고 현재는 단원들이 주로 수익사업을 하고 있다”고 새노리를 소개했다.

새노리는 김 대표와 사무국장, 예술단원 3명이 상근으로 일하고 있다. 회원은 30명 정도다. 김 대표는 “새노리는 원래는 회원들이 모든 일을 해오다가 지금은 회원은 친목 도모나 큰 일이 있을 때 함께하고 있다”며 “회원이 주동력이었는데 상근 예술단원들이 생기면서 적은 인원으로 일을 하려다 보니 다소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회원들의 역할이 줄어들어 고민이다. 적극적으로 결합하던 회원들이 흩어졌지만 새롭게 활동하는 회원들도 있어 괜찮다”며 “회원들 모임을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고 말했다.

“타악.바투카다.난타 공연은 새노리의 자랑이다”

새노리의 사업은 크게 2가지다. 공연과 문화예술교육사업이 그 것이다.

▲ 새노리의 연습실인 경미관이다. 이 곳은 故 김경미 씨(새노리 터 기증)를 기려 이름 붙여졌다.

우선 새노리가 생각하는 큰 일은 1년에 1번 하는 정기공연이다. 해마다 11월 말이나 12월 초쯤에 개최된다. 1년 사업을 총괄하는 자리로, 1년 동안 함께했던 모든 사람들과 펼치는 소중한 무대다.

일상적인 공연은 정해져 있지 않다. 수익을 위한 공연이 있고, 1달에 1번 정도 봉사로 하는 무료공연이 있다. 김 대표는 “수익을 위한 공연이 많아야 하는데 사정이 그렇지 않다”며 “그래서 다음에 또 기회를 갖기 위해 한번 인연을 맺으면 소중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새노리의 공연은 타악과 바투카다(브라질 전통 북), 난타 3가지다. 특히 드럼통과 PE파이프, 염료박스 등을 재활용해 직접 제작한 악기로 타악을 연주한다. 새노리만의 자랑이다. 물과 불을 이용한 특수효과도 있어 볼거리를 제공하고 민요부터 대중가요까지 연주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다. 또 움직이는 악기의 장점을 살려 거리에서 퍼레이드도 가능하다. 축제에서 관객들이 직접 참여해 악기를 연주할 수도 있다.

▲ 지난해 제7회 골목길아트페스티발 메인공연 전 우체국 거리에서 퍼레이드를 벌였다.

눈 앞에 있는 공연일정을 보면 오는 11일에는 골목길아트페스티발에 참가한다. 또 10월 1일 에는 거창에서 열리는 축제에서 공연을 한다.

김 대표는 공연에 있어서 소외계층을 위한 공연이 확대됐으면 하고 바란다. 그는 “방학 때마다 혜광학교에서 공연을 하고 있는데 장애인 친구들이 너무 좋아해서 보람을 느꼈다”며 “하지만 그 친구들이 원하는데도 기회가 잘 없다. 지원이 없는 이상 거기에 매진할 수는 없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문화예술교육사업으로 시민과 만난다”

새노리는 일반시민을 대상으로 난타교육을 하고 있다. 매주 화요일 오후 2시와 저녁 7시에 수업을 하고 있다. 문화예술교육사업으로 난타수업 외에는 학교에서 방과후수업과 자유학기제 수업에 참여한다.

새노리의 교육은 말로 하는 것이 아닌 몸으로 하는 것이다. 김 대표는 “일상적인 교육 외에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담을 수 있는 캠프가 보람있었다”며 “캠프는 반응이 좋은 만큼 그런 프로그램을 만들어보려고 하고 있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문화예술로 밥먹고 살기 너무 힘들다”

김 대표는 “문화예술단체도 자기 일을 하면서 밥먹고 살 수 있어야 하지 않나? 일상적으로 창작활동에 매진해보고 싶지만 다른 일 때문에 쉽지 않다”고 힘들어 했다.

그러면서 “정기공연 때 주제를 뭘로 할까 고민을 하다가 ‘꿈이냐, 밥이냐’를 말한다”며 “현재 예술단원들은 최저임금 수준에서 보수를 받고 있다. 문화예술로 밥먹고 살기가 너무 힘들다”고 안타까워 했다.

특히 “돈보다 조금 더 가치있는 일을 하고 싶고 문화예술활동을 하고 싶어 새노리에 몸 담은 젊은 친구들이 많다”며 “그 친구들은 새노리를 직장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여기서 문화예술을 하면서 적정한 임금을 받게, 그런 조건을 만들어 주고 싶은데 그게 녹록치 않은 게 안타깝다”고 털어놨다.

“새노리 무대에는 전문가가 아니라도 오를 수 있다”

김 대표는 “새노리가 진주의 문화단체기 때문에 지역민들과 함께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새롭게 범위를 넓혀서 회원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일들을 고민 중”이라고 계획을 말했다.

또한 “새노리 공연을 보고 사람들이 좋아했던 게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새노리 무대에는 오를수 있다. 나도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말들을 들었다”며 “내가 노동자고 현장에서 일하지만 경남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 오를 수 있다는 생각이 들 수 있도록 그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공연을 만들고 싶다”고도 얘기했다.

특히 교육사업에 있어서는 “그냥 난타 교육만이 아니라 새노리만이 가진 방식의 커리큘럼을 짜서 사람들에게 의미 있는 이야기를 들려 줄 수 있는 교육을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새노리와 함께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그 속에서 답이 나오더라”

김 대표는 시민들에게 “새노리가 난타수업을 하고 있으니까 배우고 싶은 분들은 언제든지 문을 두드리면 된다”며 “수업 후에는 같이 공연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우리지역에 건강한 문화단체를 살리기 위해서 후원도 바란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끝으로 그는 “새노리의 가치는 하고 싶은 일로 세상을 바꾸자라는 뜻으로 ‘지금 같이’다”라며 “하고 싶은 일(문화예술)을 하면서 사회에 기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우리 단원과 회원들이 문화예술로 건강해져서 삶이 달라지고 나아가 그만큼 이 사회를 건강하게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새노리 - 진주시 판문동 52-1번지 (055-753-0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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