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어떻습니까] <4> 아름다운가게 진주평안점

비영리재단법인, 공익성지정기부금단체, 사회적기업...<아름다운가게>를 설명하는 말은 많다. 그런데 이런 어려운 말보다는 ‘장사하는 비영리단체’란 말이 가장 이해하기 쉽다. 물건을 팔아 장사를 해서 수익을 내지만 그 수익을 사회적 혹은 공익적 목적에 재투자하는 단체가 바로 아름다운가게다.

아름다운가게는 2002년 10월 서울 안국동에 1호점이 생긴 후 현재 전국에 120여개 매장을 가지고 있다. 진주시에는 2006년 문을 연 갤러리아백화점 근처 진주평안점, 1곳이 있다.

28일 공창용 팀장을 만나 아름다운가게 진주평안점이 요즘 어떤지 들어봤다.

▲ 아름다운가게 진주평안점 공창용 팀장

-진주평안점, 전국 62번째.경남 2번째 아름다운가게

아름다운가게 진주평안점은 전국에서 62번째, 경남에서는 2번째로 생겼다. 특히 진주는 다른 아름다운가게와 운영방식이 다르다. 진주자활센터와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렇게 운영되는 곳은 전국에서 제주 서귀포점과 진주평안점 2곳 뿐이다.

공 팀장은 아이쿱생협에서 일하다 올해 2월부터 아름다운가게 진주지역 팀장을 맡아 진주평안점을 총괄해 관리하고 있다. 수거, 생산, 배송, 기증 캠페인, 나눔활동을 혼자 도맡아 일하고 있다.

그는 아름다운가게에 대해 “나눔과 순환을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공간이다. 집에서 사용하지 않는 것들을 다른 사람이 쓸 수 있게 하는 곳인데 저희는 물품을 기증 받아서 자원봉사를 통해 판매하고 그 수익금을 지역사회에 나누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진주평안점에는 공 팀장과 ‘활동천사’들이 일한다. 활동천사들은 물건을 판매하는 자원봉사자들을 말한다. 평소 활동천사들은 3명이 근무한다.

-기증부터 나눔까지...참 아름다운 나눔이야기

아름다운가게의 주요활동은 물품 재사용운동과 수익 나눔사업 2가지다. 또 재사용운동에 대한 교육사업도 하고 있다.

아름다운가게의 시스템은 5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1. 기증 2. 되살림 3. 판매 4. 자원활동 5. 나눔>의 단계다.

기증은 매장으로 직접 물품을 가지고 와서 하는 사람과 전화로 하는 사람이 각 절반 정도씩이다. 기증품의 대부분은 의류다. 상대적으로 생활용품이나 주방용품, 잡화는 기증품수가 적지만 바로바로 판매가 되고 있다. 그만큼 인기가 있다는 얘기다.

공 팀장은 “기증 가능한 물품은 의류와 생활잡화, 도서, 음반, 주방용품, 가전제품, 가구, 운동기구 등 다양하다”며 “시민들이 주로 의류를 기증하시는데 가급적이면 생활용품을 기증해 주셨으면 한다. 기부금영수증도 발행된다”고 말했다.

기증자는 ‘기증천사’로 불리는데 진주평안점의 기증자수를 보면 지난 2006년부터 2014년까지 총 2만 4천 798명이다. 1년 평균 2천 755명이다. 기증품수는 1백만점이 넘었다. 1년에 11만 1천 708점이 아름다운가게에 기증되고 있다.

기증된 물품은 되살림 단계로 넘어간다. 여기서는 판매를 할 수 있는 건지 살펴보고 분류를 해서 가격을 책정하는데 책은 2007년 이전에 나온 경우 폐기처분한다. 아니면 시중가격의 20%로 책정한다. 의류는 보통 시중가격의 10%, 새제품은 30~50%로 가격을 매긴다.

이렇게 가격이 책정된 물품은 매장에서 판매가 이뤄진다. 판매 풀품은 재사용품 외에도 공정무역 상품과 사회적기업의 먹거리 등 다양하다.

지난해 말까지 진주평안점에서 재사용품을 구매한 사람은 19만 9천 496명이다. 1년에 2만 2천여명이 자원 순환운동에 참여하고 있다는 얘기다. 구매자는 아름다운가게에서 ‘구매천사’로 불린다.

-정기.수시배분 통해 1년에 8천만 원 나눔

재사용품 판매로 수익이 생기면 이제 마지막 단계인 나눔이 이뤄진다. 나눔은 정기배분과 수시배분으로 나뉜다. 정기배분은 매년 6월에 ‘희망나누기’라는 이름으로 현금이 지역의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되는데 금액은 5천만 원 정도다. 그리고 설 명절에는 ‘나눔보따리’라는 이름으로 물품이 전달된다.

수시배분은 아름다운가게 내에서 판매한 것이 아니라 외부행사를 통해 들어온 수익금이 전달되는 형태다. 학교와 기업, 단체 등 파트너와 연계해 1년에 20건 정도의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진주평안점의 정기.수시배분을 통한 누적금액은 지난해 말까지 5억 7천 141만여 원에 이른다. 개인 339명, 단체 71곳에 배분됐다. ‘나눔보따리’를 통한 현물배분으로 883명이 혜택을 받았다. 나눔위원회의 내부 심사를 거쳐 지역사회의 어려운 이웃과 단체를 선정해 지원한 것이다. 진주평안점은 1년에 8천만 원 정도를 나눔활동으로 사용하고 있다.

-“아름다운가게와 제발 함께 해 주세요”

진주에는 최근 시에서 주도해 좋은세상 재단이 생겼다. 아름다운가게와 같이 지역의 어려운 이웃을 돕고 있다. 좋은세상은 세금이 아닌 시민들의 성금과 재능 기부, 노력 봉사를 통해 어려운 이웃이 꼭 필요로 하는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공 팀장은 “좋은세상은 제대로 역할을 한다면 분명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복지배분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서 중복수혜를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잘못 운영될 경우에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를 들었다”며 “재단은 돈이 모이는 곳인만큼 투명하게 잘 운영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공 팀장은 아름다운가게에 대해 남다른 애정을 가졌다고 인터뷰 내내 느꼈다. 그는 “아름다운가게를 알리고 싶다. 나눔과 순환을 아름다운가게와 함께 할 수 있다”며 “하지만 진주시민 가운데 아름다운가게와 함께 하는 분들은 1%에 불과하다. 특히 불과 0.1%만이 아름다운가게가 무슨 일을 하는지 알고 참여하고 있는데 아름다운가게를 모르는 시민들이 많은 것 같다”며 안타까워 했다.

진주지역 시민단체와의 네트워크도 강조했다. 공 팀장은 “서울 같은 경우를 보면 아름다운가게와 지역 시민단체가 유기적으로 활동하는데 진주는 그렇지 않다”며 “아름다운가게가 지역 시민단체를 지원할 수도 있다. 다른 시민단체들이 아름다운가게를 이용할 수 있었으면 한다. 같이 활동하는데 고리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시민들의 기증이 생활화 됐으면 좋겠다. 기증해 주시는 그 자체가 순환이고 저희가 판매를 해서 수익금은 진주지역 사회에 환원하니까 그 자체가 나눔이다”며 “제발 같이 아름다운가게와 함께 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기증문의는 전화(진주평안점 741-8845, 아름다운가게 ARS 1577-1113)로 하면 된다. 매장은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문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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