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공청회 등 공론화과정 거쳐 망경공원 테마 정하자”

▲ 생활정치시민네트워크 ‘진주같이’는 2일 진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역사적 근거와 실체 없이 무리하게 추진하고 있는 비거테마공원 조성 사업을 즉시 중단하고, 사업계획을 전면 재검토하라"고 촉구했다.

[단디뉴스=이은상 기자] “진주시는 역사적 근거와 실체 없이 무리하게 추진하고 있는 비거테마공원 조성 사업을 즉시 중단하고, 사업계획을 전면 재검토하라” 생활정치시민네트워크 ‘진주같이’는 2일 진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이 밝혔다.

진주같이는 이날 실체를 입증할 역사적 기록물이 없는 비거는 상상력으로 만든 허구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비거가 진주성 전투에 사용됐다고 전하는 몇몇 문헌들이 임진왜란 당시보다 150년에서 300년 후에 작성됐고 △비거의 모형이나 설계도가 전해지지 않고 있으며 △일부 문헌에 영남의 고성에서 비거가 날았다고 언급돼 있지만, 영남의 고성이 진주성이라고 볼 수 없다는 점 등을 근거로 내세웠다.

이들은 비거테마공원 조성사업 추진과정의 문제도 지적했다. △진주시가 사업 추진과정에서 비거를 ‘역사’인 듯 말하다가 ‘스토리텔링’이라고 말을 바꾼 점 △일부 문헌에 남은 비거 이야기에 성주가 비거를 타고 성 밖으로 날아갔다는 내용이 담겨 있어 진주성 전투를 왜곡하고, 진주시민의 역사적 자긍심을 훼손시킬 수 있다는 점 등이다.

특히 이들은 망진산 일원에 민간자본 470억 원을 유치, 해당부지에 유스호스텔과 모노레일, 짚라인 등을 조성하는 사업에 문제점이 있다고 주장했다. △짚라인은 하동, 문경, 여수, 용인, 군산 등 타 자치단체서 도입한 걸 판박이로 설치하는 것이며, 진양호 르네상스 프로젝트에 따라 진양호에도 짚라인이 설치될 예정이고 △시가 해당 부지를 모두 매입해 민간 사업자에게 제공하는 과정에서 특혜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 등이다.

이들은 이어 “일제강점기 민족의 자긍심을 높이고 자존감을 자극하려는 의도로 비거 이야기는 집필됐다”며 “비거 이야기가 각색되고 과장돼 역사와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재포장된다면 비웃음거리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비거테마공원에 ‘과학탐방 공간’, ‘과학역사 체험 공간’, ‘축제문화공간’ 등 과학체험공간을 운영하겠다는 시의 계획을 비판한 것이다.

그러면서 이들은 망경공원의 테마를 비거로 특정하기보다 시민공청회 등 공론화 과정을 거쳐 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백인식 진주같이 공동대표는 “망진산에 고층의 전망대 등이 조성되면 촉석루에서 바라본 조망권에 피해가 갈 수 있고, 새의 형상을 딴 짚라인이 활공하게 되면, 자신보다 큰 몸짓을 가진 새에게 위압감을 느끼는 신안강변 서식 조류들이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시는 장기미집행 도시공원 일몰제 시행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비거테마공원 조성사업은 절차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수익성 사업은 민간사업자 공모를 통해 시 부지를 임차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라며 “이 사업은 민간사업자가 부지를 매입해 시에 기부채납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민간특례사업과 성격이 달라 특혜 문제는 생길 수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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