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진주박물관, 2년간 소형화약무기 800여 점 조사 연구결과 담아

▲ 고려말부터 조선중기에 이르는 소형총통들(사진=국립진주박물관)

[단디뉴스=김순종 기자] 고려 말부터 조선 중기까지 제작된 소형화약무기를 한 눈에 들여다볼 수 있는 보고서가 발간됐다. 국립진주박물관이 발간한 ‘조선무기 조사연구 보고서Ⅰ : 소형화약무기’이다. 진주박물관은 2년간 국내 소형화약무기 800여 점을 조사해 이번 보고서를 펴냈다. 우리나라 전통 화약무기 조사 사업의 첫 결실이라는 평가다.

보고서에는 800여 점의 조사대상 중 소형총통 275건 292점과 조총 48건 50점의 사진과 제원이 상세히 실렸다. 이와 함께 화약무기의 기원과 발달, 명문과 기록으로 본 소형총통과 조총, 소형총통의 발전과 제작기술, 조총의 등장과 원리, 화약의 도입과 발전 등 관련 연구 결과를 담은 논고도 함께 수록했다.

국립진주박물관은 이번 조사과정에서 조선 전기 소형총통에 보이는 죽절(마디)의 의미를 다시 보게 됐다. 죽절 개수 차이에서 총통 종류에 따른 규칙성이 확인된 것. 또한 기존 연구에서 죽절이 총통의 표면적을 넓혀 발사 후 냉각 속도를 가속화시킨다던 견해는 적어도 소형총통에는 큰 의미가 없는 것을 밝혀냈다.

총통 재료 성분의 비파괴 분석 결과 동합금의 주석비율이 낮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낮은 주석 비율은 포탄 발사 시 총통이 깨지기보다 차라리 휘어지게 하는 데 방점을 두고 주조됐음을 보여준다. 조선 전기에서 중기로 올수록 총신이 길어지는 등 총통 제작기술이 발전해온 양상도 확인됐다.

국립진주박물관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조선전기 소형총통의 격목(총탄이나 화살을 발사시키도록 총통에 장치하는 나무)과 당시 화약 분석 작업 등을 추가로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현재 과학적 보존처리가 진행 중인 비격진천뢰와 천자·지자·현자·황자총통 등 현존하는 조선시대 대형 화포에 대한 연구도 추진할 계획이다.

박물관 관계자는 “화약무기는 당대 최첨단 기술의 집합체로 시대나 나라별로 발전과 교류를 확인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자료”라며 “그간 전통무기 연구분야는 주변국의 업적에 비해 상대적으로 미진했지만, 이번에 CT, 3D 스캔 등 국립중앙박물관의 최첨단 장비를 활용한 연구로 새로운 사실들을 밝혀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국립진주박물관의 ‘조선무기 조사연구 보고서Ⅰ :소형화약무기’는 비매품으로 국내 박물관 및 연구소, 국공립 도서관 등에 배포될 예정이다. 또한 해외 전쟁 관련 박물관 및 전시관 등에 보내 국내 전통화약무기 현황과 연구실적을 세계에 알리고, 향후 이에 기초한 공동연구 및 교류도 모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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