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교대 김경수 교수팀, 두 발로 걷는 악어 ‘세계최초’로 규명

▲ 두 발로 걷는 악어 발자국 화석.

[단디뉴스=이은상 기자] 두 발로 걷는 원시 악어가 1억 1000만 년 전 백악기 진주층에 살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연구결과는 12일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실렸다. 악어가 두 발로 걸었다는 연구결과는 ‘세계 최초’로, 악어가 네 발로 걷는다는 상식을 깨 의미가 크다.  

백악기 진주층에서 발견된 원시 악어 발자국 화석은 100여 점에 달한다. 발자국 크기는 18~24cm다. 발자국 크기로 봤을 때, 원시 악어의 크기는 최대 3m로 추정된다. 악어 보행렬도 20여 개 발견됐다. 같은 방향으로 걸어간 흔적 10여 개가 발견돼 원시 악어는 무리지어 이동하는 습성을 가지고 있던 것으로 해석된다.

그간 학계에선 이 화석이 악어의 것인지를 두고 논란이 되어왔다. 모양이 익룡, 사람과 비슷한 형태를 보였기 때문이다. 악어 뒷발은 익룡처럼 4개의 발가락을 가지고 있다. 악어는 첫 번째 발가락이 가장 작고, 세 번째 발가락이 가장 크며, 발가락 두께가 1.5cm 정도로 두껍다는 특징을 보인다.

 

▲ 두 발로 걷는 원시악어 상상 복원도.

반면 익룡은 발가락의 길이가 대체로 비슷하며, 발가락 두께가 0.5cm에 불과하다. 사람 발자국은 발가락이 5개이고, 첫 번째 발가락이 가장 크다. 특히 발자국 화석에서 발견된 발바닥 피부 흔적이 현생 악어의 것과 일치한다는 점에서 원시 악어의 발자국 화석이라는 것에 힘이 실렸다.

김경수 교수는 “두 발로 걷는 것으로 추정되는 악어 골격화석이 미국에서 발견된 바 있지만, 학술적으로 명확히 규명된 것은 이번 연구 결과가 처음”라며 “이 화석의 발견은 백악기 시대 한반도 호숫가에 원시 악어가 살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중요한 자료”라고 밝혔다.

원시 악어 발자국 화석은 지난 2월 사천 자혜리 전원주택 부지 조성공사 과정에서 발견됐다. 발굴조사는 한국지질유산연구소 김경수 교수팀이 맡았다. 논문은 김경수 교수를 비롯한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 임종덕 복원기술 연구실장, 미국 콜로라도 대학 마틴 로클리 교수, 호주 퀸즈랜드 대학 앤서니 로밀리오 박사 등이 국제 공동연구 형태로 발표했다.

문화재청은 이곳 부지에서 발견된 화석을 대상으로 현장실사, 전문가 검토회의 등을 거쳐 화석산지 보존여부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 좌(현생 악어 발자국 피부), 우(원시 악어 발자국 피부화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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