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쿱생혐의 연대/나눔 활동들

요즘 ‘코로나19’를 빼놓고는 우리 삶을 말할 수도, 생각할 수도 없을 지경이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그 작은 바이러스의 위력 앞에 인간은 순간 무력해져 혼돈의 시간을 살아내고 있다. 학교는 몇 달째 문을 닫았다가 진통 끝에 열기 시작했지만, 이태원발 감염 확산이 발목을 잡고 있다. 하루하루 버티듯 살아가던 어려운 이들은 더욱더 살기가 팍팍해졌다. 위기 상황에서 우리 사회의 약한 고리가 무엇이었는지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그동안 의심 없이 살아온 삶의 방식에 일대 전환이 필요함도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인지 코로나19가 더 나은 세상을 위한 변화를 일으킬 계기라며, 코로나 이후 사회를 희망적으로 그려보는 이들도 적지 않은 것 같다.

힘든 상황이지만, 우리가 와르르 무너지지 않고 이렇게라도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 것은 감염병에 맞서 일선에서 싸우고 있는 이들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개개인도 각자의 자리에서 이 상황을 이겨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말이다.

 

▲ [사진=백은숙]

그동안 무슨 일을 하는지 잘 몰랐던 질병관리본부, 그냥 예방주사나 맞으러 가는 곳인 줄 알았던 보건소, 불났을 때나 사고 났을 때 출동하는 119안전센터, 나와 우리 가족이 아플 때만 눈이 갔던 병원과 의사 간호사들. 그 밖에도 많은 분야에서 일하는 그 누군가가 공공의 안전과 건강을 위해 애쓰고 있음을 새삼 보게 되었다.

나보다 좀 더 힘든 상황에 놓인 이웃을 도우려는 사람들, 사회를 건강하게 지탱시키기 위해 애쓰는 이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는 이들이 많이 보인다. 누가 시켜서도 아니고 내세워 자랑하기 위함도 아니다. 인간은 특히 어려운 상황에서 여럿이 함께 힘을 모으고 도우고자 하는 선한 본성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진주아이쿱소비자생활협동조합(진주아이쿱생협)은 이번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돕기 위해 소소한 활동을 진행했다. 3월, 대구경북지역에 급속도로 코로나19 확진이 이어졌을 때, 조합원 모금운동을 벌여 180여 만원을 기부했다. 아이쿱생협 전국 조합에서 벌인 이 모금운동으로 대구지역 어려운 아동들을 위한 ‘한 끼 도시락 긴급구호사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

 

▲ [사진=백은숙]

진주 지역에서는 조합원 자원봉사활동으로 다달이 반찬이나 물품을 후원해오던 가정과 시설에 손소독제나 기저귀 등 물품을 더 챙겨서 나눔 했다. 가정 돌봄이 취약한 장애학생들 점심식사 재료비 50만원을 진주 느티나무 장애인 부모회에 전달하기도 했다.

4월말, 고생이 많은 의료계 종사 직장인 조합원 일터로 응원의 간식꾸러미를 배달하는 이벤트를 기획하기도 했다. 진주시민의 건강을 위해 애쓰고 있는 보건소에 근무하시는 조합원도 있었고, 확진자가 다녀간 약국을 운영하다 2주간 자가 격리된 약사분도 있었다. 간식꾸러미 이벤트에 연이어, 여러 조합원의 제안으로 방역과 선별진료 감염병 관리를 위해 연일 애쓰는 진주시 보건소 전체 직원들에게(약 130여명) 간식을 드리기로 결정했다. 빵과 음료 등을 들고 가서 보건소 분들을 응원하고 돌아왔다. 또 대구경북지역 코로나 확산 시, 그 지역으로 집중 파견되어 고생을 많이 한 ‘금산 119안전센터’를 찾아가 응원의 간식을 드렸다.

진주는 다른 지역에 비해 확진자가 많이 나오지 않아 일선 공무원들이 많이 힘들진 않겠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님을 알게 되었다.

 

▲ [사진=백은숙]

협동조합 활동을 하고 있어서 참 좋은 순간이 많은데 이번에도 그러했다. 뻔하고 식상한 말 같지만, 혼자서는 하기 힘든 일을 함께 하면 더 쉽게 실행에 옮길 수 있다. 그리고 협동조합의 7원칙 중 ‘지역사회에 대한 기여’를 조합원들의 마음을 모아 실천할 수 있어서 뿌듯했다. 협동조합의 이런 활동으로 조합원들은 내 가족만이 아니라, 내가 낸 출자금과 조합비가 공익을 위하여 의미 있게 쓰인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또 하나의 계기가 되었다.

여전히 우리 일상을 위협하고 있는 코로나, 이 상황이 멈춘다 해도 앞으로 코로나19와 같은 재난 상황은 더욱 빈번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때마다 우왕좌왕하고만 있을 순 없다. 개인과 사회가 면역력을 길러가야 한다. 그 면역력 중 하나가 누군가의 수고로움에 고마워하고, 작은 것이라도 나보다 어려운 이들을 도우는 마음이지 않을까.

연대 공존 나눔 협동. 이런 말들의 가치를 소중히 보듬는 사람들이 더욱 늘어나기를 바라며 그 옛날 아리스토텔레스가 했다는 말을 되뇌어본다. ‘인간은 공동체 안에서만 완전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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