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름다운 오월에" 가장 잘 어울리는 음악가는 누구일까? 로베르트 슈만의 "시인의 사랑" 절창을 남긴 프리츠 분덜리히가 떠오른다. 그러나 역시 첫 번째는 구 소련 출신의 첼리스트인 미샤 마이스키이다. 그의 성씨인 "마이스키-Майский"는 러시아어로 "5월의"라는 뜻이다. 그러니 이름이 "오월의 미샤"인 셈이다.

미샤 마이스키 음반은 몇 되지 않지만 그의 공연에 나는 몇 번 다녀왔다. 아마도 첫 내한공연이었던 것 같은 서울에서의 공연도 보러 갔었고 진주에서도 두 어번은 다녀왔다. 미샤가 연주한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은 몇 번이나 사려고 마음 먹었지만 아직 사지 못했다. 한국에서만 출시된 한복 입고 찍은 사진의 음반도 못 샀다.

그 당시 편집 음반은 잘 사지 않던 때라 그랬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많이 아쉽다. 김연준의 "청산에 살리라" 연주가 그리 좋았는데 말이다. 이젠 구할 수도 없는 음반이 되어버렸으니.

지금 몇 안 되는 미샤의 음반 중 가장 좋아하는 음반이 이 음반 ADAGIO다. 이 안에 들어 있는 모든 음악들이 다 좋지만 특히 오토리노 레스피기의 "변주적 아다지오"를 특히 좋아한다. 이 음반 꺼내면 그 부분만 몇 번 반복해서 들을 때도 있다.

진주에 그가 연주온다는 소식을 듣고 이 음반을 들고 연주회에 갔다. 그의 인기는 우리나라에서도 거의 전국구니 당연히 싸인회가 진행되었고 러시아어 몇 마디와 함께 싸인까지 받았으니 가문의 영광이다.

미샤 마이스키는 요즘 딸과 연주회를 자주 다닌다. 진주에 공연 왔을 때도 딸 릴리와 함께였다. 물론 음악 평론가 중에서는 연주력이 다소 떨어지는 딸과 연주회 다니는 것을 못마땅해 하는 사람도 있지만 가족과 함께 한다는 것은 얼마나 큰 즐거움을 가져오는가?

미샤 마이스키는 일반적인 연주회의 복장이라 할 수 있는 턱시도를 입지 않는다. 앞서도 말한 “청산에 살리라” 연주를 수록한 음반에선 멋진 한복을 입은 표지 사진을 썼다. 그 당시 내한공연에선 음악회 중간에 한복을 갈아입고 나와 이 곡을 연주하기도 했었다.

이제 그도 약간은 노쇠했지만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가족과 함께 연주회를 여는 모습은, 가정의 달 5월에 더 훈훈함을 주는 것 같다. 아름다운 5월, 멋진 음악을 들으며 우리 모두가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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