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사회적 거리두기, 노인 건강관리는 어떻게?

박기수 경상대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교수l승인2020.03.26l수정2020.03.26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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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해 지난 주말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4월 5일까지 반강제적으로 실시해 줄 것을 국민들에게 당부했다. 감염병 예방을 위한 적절한 조치라고 평가하면서, 좀 더 빨리 이러한 것이 실시됐으면 하는 아쉬움도 생긴다.

2월말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많은 시민들이 경로당과 마을 회관 출입을 스스로 막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사회적 외부효과가 큰 감염병 예방을 위해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지만, 우려스러운 건 상당수 노인들에게 이 공간은 사회적 네트워크를 이루며 일상생활 기능을 유지, 증진시켜온 곳이라는 점이다.

이러한 공간의 폐쇄와 네트워크의 차단으로 인해 일상생활 기능 저하와 함께 건강악화가 걱정된다. 노인들의 건강문제는 생리기능(특히, 시력과 청력 저하) 저하, 복합만성질환으로 인한 다약제 복용, 일상생활기능의 감퇴, 정신심리적 취약성 등이다. 건강민감성이 높은 이들은 다른 연령대보다 건강이 더 나빠질 확률이 높다.

노인의 건강은 혼자서 잘한다고 관리되는 것이 아니다. 일상의 사회생활 속에서 유지 증진할 수 있는 요소가 많다. 노인들의 건강상태 유지를 위해 아래의 당부를 하고자 한다.

▲ 박기수 경상대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교수

농촌지역의 행정조직과 지역의 이장님들에게 부탁을 드리고자 한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넘어 마을의 출입을 당분간 막도록 해야 한다. 마을 주민이 외지를 방문하거나 외부인들이 마을을 방문함으로 자칫 코로나 바이러스가 마을로 유입될 수 있다.

외지인의 마을방문과 마을주민들의 외지방문을 4월 5일까지만이라도 막아야 한다. 물론 어려움이 많이 있다. 그렇지만 이러한 생각을 가지고 생활을 해야 그나마 마을 내 바이러스 유입을 차단할 수 있을 가능성이 높다.

마을 내에서는 자체적인 건강증진을 위한 운동과 영양보급이 필요하다. 노인들은 활동을 제한할 경우 건강상태가 순식간에 나빠질 수 있다. 그러므로 마을 내에서 외부활동을 최근 동안 하지 않은 건강한 주민(즉, 감염의 우려가 없는 주민)들이 거동 어려움이 있는 노인 등과 함께 야외에서 운동을 실시해야 한다.

특히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함께 해 근육 소실을 막아야 한다. 최근 노인들의 노쇠(frailty)와 근감소증의 관련성 연구는 무수히 많이 있다. 하루 30분만이라도 마을 내에서 운동해야 할 것이다.

또한 노인들의 영양은 아주 중요한 부분이다. 바이러스 감염의 경우 무엇보다도 사람들의 면역이 중요한데 이 면역체에 영양섭취는 많은 영향을 준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시장 방문까지 꺼려지는 마당에 마을 부녀회를 중심으로 75세 이상 독거노인과 부부노인들의 먹거리를 살펴야한다. 필요하다면 대신 장을 봐서라도 채소와 과일뿐만 아니라 단백질 공급원인 고기와 계란, 두부, 우유(두유) 등이 지급돼야 한다.

보건소와 사회복지기관에서는 지역사회 내 방문건강관리를 오히려 강화할 필요가 있다. 물론 직접적인 방문보다는 전화 등을 통해 대상자들이 운동과 영양 그리고 약물복용에 어려움은 없는지 상담해야 한다.

필요시 대면 방문이 필요할 경우도 생길 것이다. 이를 위해 방문 요원들은 미리 코로나 검사를 실시하여 음성임을 확인해야 할 것이며, 요원 스스로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시해 감염의 위험이 없도록 한 뒤 지역사회 노인들을 만나야 할 것이다.

노인들을 위한 적절한 건강증진프로그램이 모든 마을에서 실시되면서 또한, 감염병이든 만성병이든 본인의 건강과 상황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그러면서 언제나 수시로 찾을 수 있는 마을 주치의가 있어야 할 것이다.

중증질환에 걸리더라도 급성기 병원의 치료가 일단락된 뒤에는 본인의 삶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마을 주치의에게 약물관리와 생활습관 교정에 대한 서비스를 받는 제도가 필요하다. 감염병이 유행하는 지금의 시기에는 중증만성질환자들의 건강관리에 대한 상시 상담을 해줄 수 있는 주치의나 비슷한 역할을 할 의사가 필요하다.

이번 기회에 질환이나 기능장애 때문에 고통을 받는 사람들에 한해 언제든 상담과 적절한 서비스를 안내받을 수 있는 원스톱 노인보건복지 창구가 마련되는 것이 필요하다. 의존적 상태가 되더라도 자신의 마을에서 벗어나지 않고 의료와 보건, 복지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후에는 공공의료강화로 이어지는 의료체계 강화가 이어져야 한다. 이는 이후에 다시 논의하고자 한다.

정리하면, 마을 공동체 보호(내가 살고 있는 마을을 감염의 위험이 없도록 만들기), 마을 역량 강화(마을 주민들 스스로 운동과 영양공급을 실시), 보건복지의료 분야 통합적 서비스 가동(보건소와 사회복지기관의 방문요원들도 코로나 검사를 받은 뒤 철저한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과 함께 전화상담과 필요시 대면 서비스 실시. 마을 주치의를 정하여 주민들의 건강을 심층 상담) 등이 필요하다.

필자가 생각하는 것이 황당하고 실현 불가능하다고 여길 수도 있지만 지금까지 필자가 직접 지역사회 주민들과 함께 자료를 모으고 연구한 결과, 이들은 우리나라에서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박기수 경상대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교수  parkks@g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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