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의원들 요구에 따른 것.. 수리될 가능성 적어

▲ 이상영 진주시의회 부의장(왼쪽)이 부의장 사임서를 박성도 진주시의회 의장(오른쪽)에게 제출하고 있다.

[단디뉴스=김순종 기자] 이상영 진주시의회 부의장이 18일 사임서를 제출했다. 지난해 시내버스 증차예산 삭감 논란 당시 민주당 소속이던 이 부의장이 ‘기권표’를 던진 것과 관련해 민주당 의원들이 부의장직 사퇴를 요구한 결과이다.

오는 19일 개원하는 진주시의회 임시회에서 이 부의장의 사임안 수용 여부는 논의될 예정이다. 사임서가 수용되려면 의원 과반의 동의가 필요하지만, 과반이 동의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논의 없이 독자행동한 것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부의장은 18일 부의장 사임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시내버스 증차 예산 삭감여부를 두고 일어난 표결 당시 수정안(예산 삭감안)에 기권표를 던져 증차 예산이 의회를 통과하도록 했다. 당시 다른 민주당 의원들은 모두 예산 삭감안에 동의했다.

이 부의장은 기권표를 던진 후 민주당 의원들과 당원들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았다. 그러다 지난 1월 탈당했다. 문제는 탈당 후 민주당 측에서 부의장 사직을 요구하며 불거졌다. 이 의원을 부의장으로 만든 건 민주당이니, 부의장직도 내려놓으라는 요구였다.

18일 이 부의장의 사임서가 의회에 접수됐지만, 사임서 제출만으로 사임이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의원 과반의 동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진주시의회 사무국은 “이 부의장이 사임하려면 내일 열리는 본회의에서 의원 과반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전했다.

이 부의장은 18일 “코로나19로 시민 불안이 가중되는 이 때 사임서 제출 소식을 전해 송구하다”며 “지난해 시내버스 증차 예산 논의 과정서 지역구 시민들의 증차 요구를 거절할 수 없어 기권표를 던졌는데 이것이 이같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간 민주당 의원과 당원들이 민주당이 부의장을 만들어줬으니, 그 직도 그만두어야 한다고 주장해왔지만, 처음에는 그 말이 걸맞지 않아 거절했다. 시의회 의장께서도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으니 사임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민주당 의원들의 항의가 이어졌고, 이 때문에 동료의원들이 불편을 겪고 있어 부득이하게 오늘 부의장직 사임서를 제출했다. 시민들께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해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A의원은 “이상영 부의장에게 사임을 요구한 것은 시내버스 증차예산 삭감안에 기권표를 던진 이유도 있지만, 그 과정에서 단 한 번도 우리당 의원들과 논의를 하지 않았다는 점에 있다. 탈당을 할 때도 마찬가지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개월 남은 부의장직 사임을 요구한 것은 그러한 과정들에 대한 책임을 묻는 성격일 뿐, 실효적 조치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같은 당 의원들과 논의 없이 독자적 행동을 한 것에는 응당의 조치가 필요하지 않겠냐”고 덧붙였다.

하지만 사임안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미래통합당 B의원은 “의장단 임기가 2개월 남짓 남았고, 지금 사퇴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냐”며 “이 문제를 당론으로 정하지는 않았지만, 의원 다수는 사임에 반대하는 기류다”고 전했다.

진주시의회 의석 구조는 더불어민주당 9석, 미래통합당 10석, 민중당 1석, 무소속 1석이다. 과반을 넘으려면 더불어민주당 의원 모두와 다른 정당 의원 2명의 표까지 더해져야 해 이 부의장의 사임서가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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